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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귀국을 하루 앞둔 11일 오전 반 전 총장의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마포구 트라팰리스에서 이도운 대변인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귀국을 하루 앞둔 11일 오전 반 전 총장의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마포구 트라팰리스에서 이도운 대변인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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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국회 정론관을 한 바퀴 돈다는 얘기가 있던데.
"저도 그렇고 반 총장도 정치인이 아닌데 적절한 건지..."

반기문 전 사무총장 쪽 이도운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말했다.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는 반 전 총장 쪽이 처음으로 언론과 공식 접촉하는 자리가 꾸려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대변인은 "(반 전 총장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한국에) 돌아와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라며 "적어도 설 연휴까지는 거기에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그는 "설까지는 정치적 이벤트나 정국에 영향을 받지 않고 민생 행보를 하자는 게 확실한 방침"이라며 "일정 관련해서 원칙을 세웠다"고 했다. 원칙은 크게 세 가지 ▲ 국민의 의견을 많이 듣는 것 ▲ 가급적 수행원과 의전을 줄일 것 ▲ 사회 화합과 국민 통합 고민 등이었다. 이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은 서민과 취약계층, 청년층의 삶의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많이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한편 기성 정치권과도 거리를 둬 차별화를 꾀하는 분위기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나 정진석·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등이 자신과 손 잡기를 원하지만 당장은 만나지 않을 계획이다. 이 대변인은 "당분간 국민들과 소통하겠다고 했는데 정치인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생각해봐야 한다"며 "물론 소통은 하겠지만 가까운 장래는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설까지는 민생 행보에 집중하고 정치적 행보는 아마 없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민생행보 집중, 정치적 행보는 아마 없을 것"

12일 오후 5시 반쯤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는 반 전 총장은 공항에서 귀국 메시지를 발표한다. 이 대변인은 "국민 화합과 국가 통합이 주요 메시지가 될 것 같고, 유엔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도 포함한다"며 "박연차 관련 의혹을 여러 번 해명도 했지만 (내일) 반 전 총장이 육성으로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했다. 또 이날 미국 검찰의 기소 소식이 알려진 동생 반기상씨와 조카 반주현씨를 두고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며 "현지에서 수사 중이니 적절한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후속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귀국 다음 날 반 전 총장은 국립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대중·김영삼 등 전직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할 계획이며 14일에는 고향 충청북도 음성과 모친이 거주하는 충주를 찾아 가족들을 만난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와 진도 팽목항도 방문할 예정이지만 아직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다음은 이도운 대변인과 취재진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 여기가 공식 캠프가 아니라고 했는데 실무팀이나 외곽에서 지원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구성하나.
"외곽에서 도와주는 분들이 정말 많다. 그런데 반 전 총장이 그걸 궤를 묶어서 조직을 만들고 그러는 걸 국민들이 원하시겠나? 일단 가장 필요한 것은 (한국에) 돌아와서 현장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다. 적어도 설 연휴까지는 거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고, 그것을 위해 (마포 사무실)팀이 구성됐다. 이후에 어떻게 되느냐는 앞으로 상황이 달라지겠죠. 나중에 캠프가 구성되고 하겠지만 현재로썬 그런 상황이 아니다. 반 전 총장이 지난해 12월 31일까지는 UN 사무총장으로서의 직무에 충실하겠다고 말씀하셨죠? 반 전 총장은 굉장히 정직한 분이다. 실제로 그렇게 했다. 많은 분들이 돌아오면 조직을 어떻게 하고 그랬지만 그렇게 안 했다. 연말까지 직에 충실했고, 제가 대변인 맡은 것도 연말이고, 지금 일하는 사람들도 거의 연말쯤 모여 일을 시작하게 됐다."

-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마포팀이 있고, 광화문팀이 있고 그렇다고.
"반 전 총장을 돕고자 하는 분이 굉장히 많다. 그런 분들이 여러 가지 지원활동을 할 수는 있는데, 공식 보좌직은 여기 사무실이다."

- 사무실 구성은 어떻게 되나. 김숙 전 UN 대사 등도 참여하나.
"김 전 대사 같은 경우는 반 전 총장이 연말까지 업무에 집중하니까 국내 조직 같은 것을 만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전부터 김 전 대사가 연락 업무 등을 주로 담당하다보니까 자연스레 현재 김 전 대사 중심으로 실무팀이 꾸려진 게 사실이다. 그런데 김 전 대사 본인이 언론에서 지적하는 '외교관 출신이 너무 많다', 그게 정치적으로 말하면 외교관 프레임이겠죠? 그런 것을 원하지 않는다. 사실 반 전 총장이 돌아올 때쯤 2선으로 물러날 생각을 했는데 그게 지금은 필요한 것 같지 않아서 적어도 설까지는 (김 전 대사가) 맡아서 이 팀을 꾸려갈 것이다."

"동생·조카 기소 사실 언론보도 보고 알아"

- 동생이랑 조카 문제는 어떻게 알게 됐고, 어떤 입장인가.
"반 전 총장도 보도 보고 알게 됐고, 굉장히 놀랐을 것이다. 왜냐면 전혀 아는 바가 없었을 것이다. 현재로선 입장을 낼 수 없지만, 이 문제가 아마 2015년쯤에도 국내 언론에 보도된 것 같고, 그때 비슷한 입장 밝힌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 대응할 것이다. 현지 수사 중이니 적절한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후속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 귀국 다음 날 국립현충원 참배한다고 했는데, 팽목항이랑 봉하마을도 갈 계획 아니었나.
"팽목항을 어떻게 안 갈 수 있겠나? 당연히 가야죠. 노무현 대통령 묘소도 당연히 참배해야죠. (현충원에서) 전직 대통령 묘소를 다 참배하는데. 다만 언제 가느냐, 이것은 주말에 좀 더 조율해서 일요일에 날짜를 드리겠다."

- 첫 지역 방문지를 부산으로 정했다는 얘기가 있던데.
"부산도 아마 당연히 가게 되겠죠. 노무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해야 하니까. 그게 첫 일정일지는 확정 안 됐다."

- 창당하거나 제3지대에 머무를 계획은?
"지금 사무실 구성과 일정을 말씀드렸지만, 정치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를 고려할 시점이 전혀 아니다. 설까지는 일단 국민 여러분 목소리를 듣겠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 따라 갈 길 결정하겠다."

- 곽승준 고려대 교수가 언론 인터뷰에서 반 전 총장의 정책 기조로 '따뜻한 시장경제'를 내세웠는데.
"제가 알기론 공식적으로 반 전 총장에게 정책을 보고하고 확정하는 것은 없다. 많은 분들이 얘기를 하는데, 어떻게 조율해서 발표할지는 좀 더 있어야 한다. 우리가 이명박 정부 때 리먼브러더스발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녹색성장을 하려고 했는데, 거기에 곽 교수가 관련 있다. 함께 일한다."

"박연차 관련 의혹, 전혀 사실 아냐"

- 내일 귀국 메시지는 대략 어떤 내용인가.
"내일 발표할 것을 오늘 다 말씀드리긴 그렇지만, 반 전 총장이 연말에 미국 특파원들한테 얘기한 것처럼 국민 화합, 국가 통합이 주요 메시지가 될 것 같고 유엔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도 포함한다. 박연차 관련 의혹은 이미 밝혔지만, 전혀 사실과 다른, 사실이 아니다. 그 부분은 여러 번 해명도 했지만 반 전 총장이 오면 육성으로 전혀 사실이 아니고 음해성 보도에는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힐 것이다. 또 여러 가지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소상하게, 국민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 형사 고발도 할 예정인가.
"절차를 거쳐서 해야죠. 언론 중재위원회 결과 보고."

-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등을 만난다던데.
"당분간 국민들과 소통하겠다고 했는데 정치인을 만나는 게 바람직한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직접 만나지 못해도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겠지만, 가까운 장래는 아닐 것이다. 적어도 설 연휴까지는 삶의 현장을 다니며 국민들 목소리를 듣겠다."

- 내일 공항에서는 어떻게 나오나.
"비행기에서 내려서 일반인들과 똑같이 출입장으로 나올 것 같다. 거기 옆에서 간소하게 메시지를 발표한다. (귀빈실에서 하냐는 질문에) 아니다."

- 국민들의 메시지는 어떤 방식으로 들을 계획인가.
"아마도 특별히 메시지를 분명히 전해야 할 지역도 있을 거다. 그런 데는 아마 강연하고 일문일답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대부분의 자리에선, 듣는다고 하지 않았나? 듣는 걸 위주로 해서 대규모보다는 소규모로 얘기를 들으며 이해를 넓히는 식으로."

- 공식 출마선언은 특정 장소에서 할 계획이 있나.
"지금 여와 야에 여러 정치인들 계시지만 그중에 공식 출마 선언하신 분 계신가요? 그렇지 않은 걸로 안다. 지금 그런 얘기를 하기는 적절하지 않다."

-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나 나경원 의원은 언제 같이 움직이나.
"그 질문에도 역시 같은 답변을 드릴 수밖에 없는데, 설까지는 민생 행보에 집중한다. 정치적 행보는 아마 없을 거다."

- 설 이후에 미래 비전을 발표한다는 보도 있었는데.
"오늘 현재도 굉장히 정치적으로 변수 많고 중요한 일정 많이 남아 있다. 너무 먼 미래를 내다보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 같고 설 이후 정국 어떻게 될지 거기에 따라 대응하겠다. 하지만 현재로썬 적어도 설까지는 정치적 이벤트나 정국에 영향받지 않고 민생 행보하자는 게 저희들의 확실한 방침이다."

- 반 전 총장 일정에 혹시 외교부 관여하냐. 또 정부 관료 중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등을 만날 계획은 있는가.
"전직 UN 사무총장이기 때문에 외교부에서 의전적으로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 일정 짜는 도중에 그걸 '죄송하지만, 외교부 일정은 좀 정말 꼭 필요한 게 아니면 안 하는 걸로 하겠다' 그렇게 협의했다. 몇 가지는 그래도 전직 유엔사무총장이라 꼭 해야 하는 일정 있어서 그것은 하겠지만, 나머지 외교 관련 일정은 대폭 줄였다. 황교안 대행은 당연히 전직 UN 사무총장으로서 삼부요인 만나뵈어야 하니까 당연히 만날 것이다."


태그:#반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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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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