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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새해입니다. 다시금 금연을 결심해야 할 때입니다. 나와 가족의 행복을 위해, 담배 피우는 더러운 습관은 반드시 중지해야 합니다. 특히나 대부분 어려운 처지에 놓인 대리기사들, 지친 몸을 일으키고 금연으로 삶의 동력을 충전해야 합니다. 금연 하십시다. 살아야 하니까, 금연입니다!

손님이 담배를 권합니다. 지금껏 오는 내내 손님들이 담배를 물더군요. 친구가 내리고 나니, 맞담배 상대가 없어서일까요. 뒤늦게 대리기사인 내게 담배를 권합니다. 담배 끊었다 말하고 사양했지만. 아, 아직도 담배를 피우고 싶어집니다. 

담배를 끊은 지 이제 7년째 들어갑니다. 오랫동안 피웠던 담배, 끊어보려고 무지 애도 썼고요. 결국 후지부지 하기를 여러 번, 나중에는 금연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더군요. 결심 세웠던 것이 지켜지지 못할 때의 자괴감, 그러다 보니 아예 언제부턴가 금연 결심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담배를 끊었습니다. 한순간에 딱. 제가 세상에 태어나 자랑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랑거리지요.

금연하려면 겁쟁이가 되세요. 흡연이 주는 공포, 자꾸자꾸 겁내세요
▲ 금연하려면 겁쟁이가 되세요. 흡연이 주는 공포, 자꾸자꾸 겁내세요
ⓒ 김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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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갑자기 치루에 걸려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병원이라곤 거의 가보지 않았던 몸이라 관장, 마취, 수술, 회복 과정의 주사, 주사, 고통... 너무 아팠습니다. 하지만 밥벌이를 쉴 수가 없었기에 휴대용 진통 주사를 몸에 꽂고 다니면서 일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담배를 놓지 않았죠. 한 손에는 주사바늘을 꽂고, 다른 한손에는 담배를 부여잡고... 그러다가 마침 아는 여성 분이 친정 아버지 이야기를 하더군요.  

골초이셨던 친정아버지가 폐암에 걸려 고통을 겪던, 그러다 결국 돌아가시게 된 이야기를 하는데, 아... 겁이 무지 났습니다. 지금 이까짓 치루 수술을 한 것도 이리 아픈데 숨도 쉬지 못할 폐암의 고통을 어찌 이길꼬. 덜컥 겁이 났지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무지 겁을 먹으려고 애썼지요. 흡연자들의 더러운 폐 사진도 자꾸 머릿속에 떠올리고, 그러다가... 그러다가... 딱 담배를 끊었습니다. 단칼에 끊었습니다. 그리곤 7년 동안 담배 한 개피도 안피웠습니다.

담배 유혹 버리진 못해도, 폐암 걸린 꿈을 꾸면...

지금도 가끔 담배 피우는 꿈을 꾸곤 합니다. 근데 그 꿈도 차츰 진화 하더군요. 처음에는 꿈속에서 담배 피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자기 합리화를. 그게 몇 번 반복되고 나니 꿈속에서도 그게 꿈이라는 걸 확인하게 되고...

지금도 여전히 담배 유혹을 완전히 버리진 못했습니다. 남들은 금연 할 땐 술도 자주 마시지 말라고 하더군요. 술 마시다 보면 담배 생각 더 난다나... 하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담배 생각이 나면 술을 마시게 됩니다. 입이 심심한 김에 술을 마시는데 그러다 보면 담배 생각이 없어지니 원... 이상하지요?

담배가 당신의 혀를 잘라먹는다 아...불쌍한 내 새끼, 모두의 불행을 낳는 흡연
▲ 담배가 당신의 혀를 잘라먹는다 아...불쌍한 내 새끼, 모두의 불행을 낳는 흡연
ⓒ 김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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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담배 생각이 나면 자꾸 겁이 납니다. 내가 폐암에 걸려 링거를 꽂고(으... 주사 무섭습니다), 내 손가락 사이의 기다란 담배가 어느새 주삿바늘 되어 내 가슴살 뚫고 폐 깊숙이 찔러대는데...산소마스크를 쓴 채로, 숨 한번 쉬는 것도 고통스러워 헉헉대는 내 모습을 자꾸 상상합니다.

내 가슴에 메스가 파고들어 새빨간 피가 솟아오릅니다.  내 갈비뼈가 잘 열리지 않자 쇠 자르는 커터칼이 두둑 내 갈비뼈를 부러뜨립니다.

내 아들과 아내가 옆에서 지쳐 병원 바닥에 쓰러져 자는 상상도 해봅니다. 헉헉... 숨 막혀 죽지도 못하는 고통 속에서도 눈물이 흐릅니다. 아... 불쌍한 내 새끼.

내 새끼 손목을 만져보고 싶습니다. 아... 희미한 단말마의 의식 속에 송장 덩어리로 굳어가는 내 손길... 그마저 허용하지 않습니다.

아... 싫습니다. 내 가슴을 찢어 재껴서 칼로  후비고 파고 허파를 끄집어내는 꼴, 너무 겁납니다. 담배... 나를 주사와 칼과 수술의 아픔을, 죽음의 고통을 심어주는 더러운 악마입니다. 

담배, 끊으려면 여러분, 자꾸자꾸 겁쟁이가 되세요. 남자로서 겁장이가 되는 게 전혀 부끄럽지 않은 멋진 처신입니다.

금연 캠페인 더 강화돼야

"요즘은 정말, 흡연자들, 담배 피울 곳이 없어요. 흡연자들이 갈수록 '탄압'받고 있어요. 기사님은 어떻게 담배를 끊었던 거에요?"

먹골역입니다. 조수석의 손님, 집에 다 와서인지 졸던 잠을 깨고 물어봅니다. 정말 세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10~20년 전만 해도 동네식당에서 어린아이들이 "뽈뽈" 기어다녀도 아빠들이 태연히 담배연기 뿜어대곤 했었는데.

그런 야만의 시절은 지나갔지만, 아직도 흡연자들에 대한 '탄압'은 더욱 심해져야 할 거 같군요. 옆에 대리기사가 운전하고 있건만, 태연히 담배 피우는 손님을 봐서는.

그래도, 집에서는 담배 피울 생각을 감히 못하는 손님을 보면, 세상은 그만큼 좋아진 듯 합니다. 겁먹고 탄압하고, 모든 노력을 다해야합니다. '살아가야 하니까' 담배는 끊어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겁쟁이가 되세요. 금연을 위한 멋진 당신의 모습입니다. 김종용기자는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의 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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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기사들이 행복하면 세상이 몽땅 행복하다 " - 세상 맨바닥에서 살아가는 대리기사, 그들의 권익과 생존권, 단결을 위한 노력이 절실합니다. 김종용기자는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의 회장입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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