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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각) 경북지부와 박사모 등 보수단체 회원 300여 명은 8일 오후 구미시청 앞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방문을 비난하며 집회를 갖고 있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각) 경북지부와 박사모 등 보수단체 회원 300여 명은 8일 오후 구미시청 앞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방문을 비난하며 집회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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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경북 구미시청을 방문했을 당시 보수단체 회원들이 폭력적 시위를 사전에 모의해 소동을 부린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채증자료를 중심으로 보수단체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관련기사 : 문재인에 욕하고 침뱉고... 구미 보수단체 '난동')

문 전 대표는 지난 8일 구미시청을 찾았다가 돌아가면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쓰레기를 던지고 차량을 주먹으로 치거나 발로 차는 등 행패를 부려 약 25분 가량 구미시청 주차장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당시 태극기와 피켓을 든 보수단체 200여 명은 문 전 대표를 향해 "문재인 물러가라", "X새끼", "죽여라" 등의 막말을 퍼붓고 차량 앞에 앉거나 드러눕는 등 소동을 부렸다. 그후 이날 이들의 행동이 사전에 모의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었다.

박사모(박근혜 대통령을 사모하는 모임)과 박대모(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모임) 등 경북지역 보수단체들은 지난 7일 서울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를 마치고 내려오면서 전세버스 안에서 문 전 대표의 방문을 막기로 약속했다. 당시 구미와 칠곡 등에서는 모두 16대의 버스를 이용해 집회에 참가했다.

보수단체 회원 "서울에서 내려오는 버스 안에서 공지했다" 밝혀

문 전 대표의 차량을 막은 한 보수단체 회원은 "서울 집회에 갔다가 오면서 버스 안에서 문재인 대표가 구미에 온다며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며 "박 대통령을 탄핵하는데 앞장선 문 대표가 구미시청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모이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다른 보수단체 회원도 "늙은이가 문 대표가 오는 걸 어떻게 알겠느냐"며 "오늘 문 전 대표가 구미시청에 온다며 막으러 가자고 해서 나왔다. 문재인은 빨갱이이다. 북한으로 보내야 한다"고 증오심을 나타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8일 오후 구미시청을 방문하기 전 박사모 등 보수단체들이 구미시청 입구에 박근혜 대통령을 지킨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어놓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8일 오후 구미시청을 방문하기 전 박사모 등 보수단체들이 구미시청 입구에 박근혜 대통령을 지킨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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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8일 구미시청을 방문하기 전 박근혜 대통령을 사모하는 모임인 '박대모'는 SNS를 통해 구미시청에 모이자는 내용을 회원들에게 보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8일 구미시청을 방문하기 전 박근혜 대통령을 사모하는 모임인 '박대모'는 SNS를 통해 구미시청에 모이자는 내용을 회원들에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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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들이 문재인 전 대표의 구미 방문에 앞서 가진 비난집회에는 미리 준비한 현수막도 걸려 있었다. 현수막에는 '우리가 뽑은 박근혜 대통령 우리가 지킨다', '구미의 딸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라'는 내용으로 조직적으로 동원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대모도 SNS를 통해 "내란선동자 문죄인이 구미시청으로 오늘(8일) 2시에 온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구미시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저 내란선동자를 막아야 한다. 애국자 여러분 구미시청으로 12~13시에 태극기를 들고 총집결하자"는 내용을 8일 오전부터 퍼뜨렸다.

김종열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경북본부 대표는 9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문 전 대표를 막기 위해 모이기로 했느냐는 질문에 "7일 오후 9시쯤 SNS를 통해 문자가 돌았다"고 시인했다.

김 대표는 "버스 16대를 내가 서울에 인솔해서 갔다"며 "오후 9시쯤 구미로 출발하려는데 카톡 문자가 돌았다. 우리 차는 어르신 2명이 이탈해 10시쯤 출발했는데 문재인 대표가 구미에 온다는 문자가 나한테도 5-6번 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하지만 조직적인 동원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8일 오전 일찍 어르신들이 전화가 와서 '문재인은 대통령을 탄핵시킨 당사자인데 구미시청에 버젓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며 "걱정이 돼서 오전 9시 30분쯤 구미경찰서에 가서 상황을 알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경찰이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어 태극기 들고 통제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구미시청으로 갔다"며 "경찰에 폴리스라인을 쳐 달라. 그래야 사고가 안 난다. 어르신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계란을 투척하거나 오물을 투척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계란을 들고 있는 것을 빼앗기도 했다며 "현장에서 핸드마이크를 들고 선동한 사람을 보기는 했는데 이름은 모른다. 서울 집회에서도 두 번 정도 봤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 막은 보수단체 회원 대부분 새누리당 당원"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가 8일 오후 구미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떠나려 하자 보수단체 회원들이 문 전 대표의 차를 막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가 8일 오후 구미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떠나려 하자 보수단체 회원들이 문 전 대표의 차를 막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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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문 전 대표의 차량을 막고 쓰레기를 투척하기도 한 보수단체 회원들은 대부분 새누리당 당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구미에서 보수쪽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대다수가 새누리당 당원"이라며 "권리당원도 상당수 있지만 당비를 내지 않는 일반당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그날 봤던 사람들 중에 새누리당 당원이 많이 있었지만 그분들의 이름은 모른다"며 "이런 불상사가 안 생겨야 하는데 경찰이 마이크 잡았으면 책임져야 안 되느냐 해서 제가 책임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구미경찰서는 문 전 대표의 차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보수단체 관계자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집시법 위반과 업무방해, 폭력 혐의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일 미신고 집회와 종이컵 등을 던지고 차량이동을 지체하게 한 행위 등에 대해 현장 채증자료와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불법행위 여부를 검토해 관련자에 대해서는 사법처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태그:#문재인 구미 방문, #보수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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