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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2017년도 서울시 청년보장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문재인도 청산 대상'이라고 한 발언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박 시장이 작년 12월 26일 오전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2017년도 서울시 청년보장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 서울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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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전주에서 지역 언론인들과 만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청산의 대상이지 주체가 될 수 없다", "문 전 대표는 기득권 세력"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시장은 문 전 대표와 관련해 "기득권이 된 사람", "지금의 민주당은 기득권에 기반을 둔 폐해가 적지 않고 당내 '줄 세우기'도 심각하다", "심지어 다음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사람까지 찍어놨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라며 비판했고, 이에 대한 누리꾼 반응도 엇갈렸다. 발언과 관련해 '난데없는 총질 발언' '정치꾼'이라는 비판과 함께 '소신 발언' '새로운 리더십'이라는 호평도 없지 않았지만,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정치권, 특히 야권에서도 박 시장의 발언에 대해 "이렇게 수위 높은 발언을 할 줄은 몰랐다"며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박 시장은 왜 갑자기 '친문(재인) 패권 청산' 발언을 쏟아냈을까?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박 시장은 민주당의 '친문패권'에 대한 정황을 나름대로 파악한 뒤 논란이 된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하는 모 전직의원에게 차기 서울시장 선거 후보를 보장하고 문(재인) 측에서 데려갔다" "전북의 누구는 복지부 장관에 내정돼 있다는 얘기도 하더라"는 말이 박 시장의 귀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문재인 캠프가 차기 정부 집권을 일찌감치 상정하고 벌써부터 '자리 나눠먹기'를 하고 있다는 판단이 박 시장의 '문재인 청산' 발언에 깔린 셈이다.

박 시장의 의중을 잘 아는 인사는 8일 저녁 <오마이뉴스>에 "이런 패권과 독식이 문재인 전 대표의 뜻이든, (그게 아니라) 그 (지지)세력의 뜻이든 지속되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지난 몇 년간 정국을 주도해 온 것은 문 전 대표인데, 오늘 이 사태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한, 박 시장은 문재인 캠프의 '사람 빼가기'에도 크게 낙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의 선거캠프 당시 총괄팀장을 지냈고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임종석 전 의원이 문 전 대표 측 설득으로 지난해 10월 캠프 비서실장으로 옮긴 게 대표적인 사례다. 문재인 캠프가 박 시장에 우호적인 또 다른 서울 지역 의원을 데려가려고 한다는 얘기도 공공연히 돌고 있다.

박 시장의 입장에서는 핵심 측근의 이탈과 차기 자리 보장·내정설 등의 정황들을 '친문패권'의 맥락에서 이해했다고 볼 수 있다. 박 시장 측 인사는 "지난 전당대회도 (친문이) 독식하더니 요즘 국회의원들이 다 그쪽을 (의식하고 바른 말 하길) 두려워 한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측근들에게 "내가 당해보니 안철수(가 문재인과 결별하고) 당을 나간 것이 이해가 되더라,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캠프 "박원순 아쉽다", 안희정 캠프 "문재인에 '통합' 리더십 있나 의문" 

옛 사진 함께 보는 문재인-박원순 박원순 서울시장과 새정치민주연합 선대위원장 문재인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양도성 남산코스 산행 도중 스마트폰으로 사법연수원 시절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있다.
▲ 옛 사진 함께 보는 문재인-박원순 박원순 시장의 '친문 패권 청산' 발언은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측에서 '차기 서울시장 후보', '복지부 장관 내정' 등 차기 집권을 상정한 '자리 나눠먹기' 정황이 감지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2014년 4월, 함께 산행 중인 박 서울시장과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선대위원장의 모습.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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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의 다른 주자들은 이와 관련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일단 문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정치 언어라는 게 참 조심스러운 것"이라며 "(박 시장 발언이) 참모진과 충분히 논의한 결과는 아닌 것 같다. 아쉽다"라면서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이어 "탄핵 가결 후 민심의 제일 큰 요구는 정권교체다. 이런 민심과 조응하면 국민 마음에 닿지만, 충돌하면 오히려 자기 지지(기반)를 무너뜨리게 된다"라면서 박 시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지지율로) 앞서가는 문 전 대표가 견제받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정치는 권투와 다르다. 권투는 관중이 누굴 응원하든 이긴 사람이 이긴 거지만, 정치는 국민이 응원하는 사람이 이긴다"는 설명이다.

반면, 김부겸·이재명·안희정 캠프는 "친문패권이 실체가 없다고만 볼 수는 없다"며 대체로 박 시장을 거들면서도 문 전 대표에 대한 대응 수위에서는 온도 차가 뚜렷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박수현 대변인은 "안 지사는 당이든 국가든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비판 발언 관련한)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 논란 등을 보면 소위 '친노(무현)' '친문(재인)' 패권이라는 게 통합이 절실한 사회와는 잘 맞지 않는다. 문 전 대표가 당을 통합적으로 끌어왔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이 비판한 '친문패권'이 실제로 정치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였다. 

안 지사는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당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분은 역시 문재인 후보다. 그 후보에게 문제제기하는 것마저 비판할 수는 없다"라고 하면서도 "당에 실질적으로 가장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문 후보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나서줬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김부겸 캠프 관계자는 "('친문패권주의' 논란이) 촉발된 것은 민주연구원의 개헌 관련 보고서 때문"이라며 "추미애 대표가 처음에는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서 지켜보려고 했는데, 대책이 안 나오면 문제를 제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문패권주의' 실체를 대체로 인정하며, 이와 관련해 당의 공식적인 해명 및 정리가 필요하다는 견해였다.

이재명 성남시장 측 관계자는 "(대선을 놓고) 당내에서 경쟁이 이뤄지는 건 당연하고, 선의의 경쟁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서로 내부에서 음해한다든지, 사실 왜곡이나 비방 등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이재명) 시장의 견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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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 묻고, 듣고, 쓰며, 삽니다. 10만인클럽 후원으로 응원해주시길!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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