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그알>에서는 추악한 엘리트의 민낯 우병우에 대해 해부했다. 엘리트가 철저히 권력의 부역자가 되어 부정을 눈감은 결과는 참혹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라는 국정농단이 곪아 터졌고 그로 인해 고통 받는 것은 국민이다.

7일 <그알>에서는 추악한 엘리트의 민낯 우병우에 대해 해부했다. 엘리트가 철저히 권력의 부역자가 되어 부정을 눈감은 결과는 참혹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라는 국정농단이 곪아 터졌고 그로 인해 고통 받는 것은 국민이다. ⓒ SBS


 민정수석의 역할을 제대로 했냐는 손혜원 민주당 의원의 물음에 우병우는 "주어진 직분을 했다"고 말했다.

민정수석의 역할을 제대로 했냐는 손혜원 민주당 의원의 물음에 우병우는 "주어진 직분을 했다"고 말했다. ⓒ SBS


우리 사회에서 출세를 하기 위해서는 혈연, 지연, 학연은 필수다. 특히 그들만의 세상을 사는 부유층이나 사회 고위층의 경우 이러한 연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사회를 주도하는 이른바 엘리트층.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엘리트층은 자신들의 능력과 지위를 국민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자신의 권력과 재물을 탐하는 데 쓴다. 그리고 철저히 권력층(특히 최고 권력자)의 하수인이 되기를 꺼리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 사회 엘리트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지난 7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에서는 우리 사회 병폐 중 하나인 엘리트의 추악한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살펴보았다.

 2012년 터진 외국인 학교 부정입학 사건. 많은 부유층이 여권을 위조하여 자녀를 D외국인 학교에 입학시켰다. 부유층과 권력층 등 사회 엘리트들의 학연은 이렇게 어릴때부터 만들어진다. 진경준 당시 인천지검 2차장은 정치인이나 법조인이 연관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처제도 입학부정에 포함되었다. 우병우 처제는 그후에 세이트키츠네비스 연방이라는 생뚱맞은 곳의 국적을 취득하고 자녀를 S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킨다. 자녀 이양은 스키선수로 장시호의 동계스포츠 영재센터가 개최한 대회에서 입상을 한다. 무언가 냄새가 난다.

2012년 터진 외국인 학교 부정입학 사건. 많은 부유층이 여권을 위조하여 자녀를 D외국인 학교에 입학시켰다. 부유층과 권력층 등 사회 엘리트들의 학연은 이렇게 어릴때부터 만들어진다. 진경준 당시 인천지검 2차장은 정치인이나 법조인이 연관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처제도 입학부정에 포함되었다. 우병우 처제는 그후에 세이트키츠네비스 연방이라는 생뚱맞은 곳의 국적을 취득하고 자녀를 S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킨다. 자녀 이양은 스키선수로 장시호의 동계스포츠 영재센터가 개최한 대회에서 입상을 한다. 무언가 냄새가 난다. ⓒ SBS


경북 봉화에서 태어난 우병우는 영주에서 고등학교에 다닌다. 우병우의 고등학교 은사는 우병우에 대해 "검사가 일관된 장래 희망이었고 부정부패와 맞서 싸우겠다는 소신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대학재학 중 20세로 최연소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이른바 '소년 등과'를 한 우병우. 우병우의 연수원 동기는 이에 대해 "(과거 사법시험 체계에서) 소년 등과는 인성이 받쳐주지 않으면 괴물이 탄생할 구조"라고 말했다.

우병우는 검사 시절 별명이 '깁스'일 정도로 꼿꼿했다. 초임 검사 시절 우병우는 돈의 유혹에는 넘어가지 않는 소신 있게 수사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는 재벌가인 처가의 든든한 자금력이 있었다. 하지만 우병우가 변모하는 결정적 계기가 곧 찾아온다.

1992년 우병우는 대구지검 경주지청 검사로 발령받게 된다. 당시 20대 중반의 여전히 어린 검사였던 우병우는 지역 유지인 황 아무개 기업인을 압수수색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사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역 토호 기업인 황씨는 김영삼과의 친분과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 때문인지 결국 윗선의 압력에 의해 수사는 좌절되고, 우병우는 밀양지청으로 좌천당하게 된다. 그전까지 아무도 자신을 막지 않았고 막지 못했던 경험만 했던 우병우로서는 첫 좌절이고 충격이었을 것이다.

이때의 심정에 대해 2011년 대검찰청 <핵심검사 인터뷰>에서 우병우는 "YS와 가까운 사람을 수사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밀양지청으로 발령 났고 그때가 제일 힘들었다"며 "지방을 전전하면서 조직에 대한 배신감 때문에 법원 갈 걸 후회한 적도 있었지만 어떻게 하면 피해서 잘할 수 있는지 조심하게 되고..."라고 말했다. 여기서 우병우는 권력의 생리에 맞춰가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체득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우병우는 큰 시련 없이 검찰의 주요자리를 거치며 승승장구하게 된다. 우병우의 친구는 이에 대해 "윗선에서 시키는 건 물불 안 가리고 일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엘리트 우병우는 타락했고 철저히 권력의 부역자가 된 것이다.

세월이 지나고 우병우는 서울중앙지검 금융 조세 2부장에서 대검 중앙수사 1과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이례적인 인사 조처였다. 검찰 역사 이래 거의 처음인 조치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병우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수사를 하게 된다. 우병우는 직접 준비한 200여 개의 질문을 들고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신문한다. 그런데 검찰 조사 후 20여 일 만에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게 된다.

우병우의 친구는 당시 수사에 대해 우병우에게 물었고, 우병우는 "물적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검찰은 이렇게 물적증거 자체가 없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혐의에 대해, 이명박 정권을 의식해 무리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맹비난을 받는다.

이러한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이명박 정부는 정권의 하수인으로서 충실히 임무를 수행했던 우병우를 노무현 손보기식 수사의 적임자로 낙점했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된다. 검찰에 대한 거센 비난 여론에 수사책임자가 사퇴하지만 우병우는 계속해서 검찰 핵심요직을 두루 거치게 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하게 되면서, 우병우는 두 번째 좌절을 맞보게 된다. 그리고 2013년 4월 검사생활을 마감하고 변호사로 개업하게 된다.

우병우는 검사장이 안 된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사법연수원 동기는 "우병우는 검사장이 안 된 것을 지금도 납득을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병우는 이에 대해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총장처럼 한 자리뿐이면 이해하지만, 한 기수에 10명을 시켜주면서 저만 안 시켜주고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했다. 일만 시켜 먹고 승진 때는 빼고 그게 더 억울하다"라며 격정을 토로했다.

그런데 1년 후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얼마 안 되어서 우병우는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하게 된다. 그리고 이듬해 2월 최연소 민정수석으로 초고속 승진을 한다.

 "박 대통령을 존경하냐"는 안민석 민주당 의원의 질문. 우병우는 거침없이 바로 "존경한다"고 말한다. 권력의 철저한 주구로 살아온 우병우에게 어쩌면 당연한 대답이었을지 모른다.

"박 대통령을 존경하냐"는 안민석 민주당 의원의 질문. 우병우는 거침없이 바로 "존경한다"고 말한다. 권력의 철저한 주구로 살아온 우병우에게 어쩌면 당연한 대답이었을지 모른다. ⓒ SBS


박근혜 정부 초기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했던 우병우가 어떤 배경으로 청와대에 입성하게 되었는지 진한 의문이 든다. 우병우는 지난해 12월 22일 5차 청문회에서 "박 대통령을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민정수석으로 발탁된 데에는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이 민정 비서관을 제안했다"고 증언했다.

우병우의 친구는 이에 대해 "우병우와 김기춘의 연결고리는 하나도 없다"면서 "박 대통령이 김기춘에게 우병우를 만나보라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와 관련해, 차은택의 변호인이 포토라인 앞에서 "우병우의 장모가 운영하는 기흥CC 골프장에서 우병우 장모인 김장자, 최순실, 고영태, 차은택, 이화여대 교수가 골프를 쳤다"라고 말한 것이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우병우는 청문회에서 "장모 김장자가 최순실을 전혀 모른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김경진 의원이 공개한 기흥CC 관계자의 음성 녹취에는 "우병우가 최순실이 꽂아서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들어갔다고 김장자가 말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또한, 녹취에서는 "우병우가 최순실의 치부를 다 막았고, 최순실과 우병우는 상하관계"라는 취지의 말도 나왔다. 김경진 의원은 "우병우가 최순실의 국정농단 공범으로 적극적으로 증거 인멸에 도움을 줬다"라고 주장하며 "특검수사에서 밝혀낼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우병우는 최순실의 도움으로 청와대에 입성해 그 대가로 최순실 등 비선세력을 비호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받고 있다. 우병우의 측근은 "허구한 날 청와대를 제집 드나들 듯 드나든 최순실을 모를 수가 있겠냐"며 반문했다. <그알>은 "우병우가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입성한 후 한 달도 안 된 시점에서 이화여대 교수, 김장자와 최순실의 골프회동이 있었고, 몇 달 뒤 체육특기자 전형을 통해 정유라가 이화여대에 합격한 것은 우연이겠느냐"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우병우는 민정 비서관이 되고 얼마 되지 않아 세월호 수사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해경 서버 압수수색을 제지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병우가 또 권력의 부역자로 나선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군과 국정원, 검찰 등의 주요기관 인사에 관여하며 최순실 일당을 비호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강하게 불거지고 있다. 우병우는 이에 대해 모르쇠 내지 강한 부인으로 대응하고 있다.

 황제소환 논란을 빚었던 우병우의 검찰소환. 기자의 질문에 거만한 눈빛을 보내고, 후배 검찰 앞에서 팔짱을 낀 채 여유로움마저 보여준다. 권력만이 그가 고개를 숙이는 유일한 대상인 것이다.

황제소환 논란을 빚었던 우병우의 검찰소환. 기자의 질문에 거만한 눈빛을 보내고, 후배 검찰 앞에서 팔짱을 낀 채 여유로움마저 보여준다. 권력만이 그가 고개를 숙이는 유일한 대상인 것이다. ⓒ SBS


이렇게 우병우의 삶은 공부 잘하는 학생이 출세하여 사회의 엘리트가 된 겉으로 보면 성공한 삶이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자신의 영달을 위해 권력에 철저히 아부하며 권력의 시녀를 자처한 부끄러운 삶이었다. 자신의 의혹에 대해 인정을 하게 되면 이러한 그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되는 것으로 스스로 방어기제를 발동하고 있을 것이다.

비단 우병우뿐만 아니다. 우리 사회를 이끈다는 엘리트의 상당수가 이러한 추잡한 모습을 보여준다. 우병우는 그 축소판일 뿐이다. 현직 검사장으로서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은 진경준 검사장도 이런 비열한 엘리트 중 하나일 것이다.

 우병우와 함께 우리사회에 또다른 일그러진 엘리트인 진경준 전 검사장(우). 우병우와 진경준 같은 추악한 엘리트들은 자신의 영달을 추구하는데만 몰두하며 철저히 부패한 권력의 부역자를 자처한다.

우병우와 함께 우리사회에 또다른 일그러진 엘리트인 진경준 전 검사장(우). 우병우와 진경준 같은 추악한 엘리트들은 자신의 영달을 추구하는데만 몰두하며 철저히 부패한 권력의 부역자를 자처한다. ⓒ SBS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우리 사회의 치부가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정국이 혼란해지고 나라는 위기에 처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오히려 기회로, 사회 전반에 썩어빠지고 낡은 시스템 전반을 손보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혈연, 지연, 학연에 얽매여 왔던 구시대의 폐습과도 작별할 때가 되었다. 또한, 우병우처럼 비뚤어진 괴물 엘리트를 만들어 왔던 교육에 대해서도 다시 돌아봐야 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에서는 현재 진행형으로 공부만 잘하면 뭐든지 용인되는 사회, 교육 분위기가 여전히 짙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우병우와 같은 괴물이 계속해서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최주호 시민기자의 오마이뉴스 블로그(http://blog.ohmynews.com/rkeldjs)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우병우 엘리트의 추악한 민낯 최순실,김장자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범죄 피의자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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