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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용혜인씨는 세월호 참사 추모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검찰로부터 징역 2년을 구형받았습니다. [편집자말]
1월 9일,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참사가 발생한 날로부터 1000일째 되는 날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겐 지난 1000일, 어떤 시간이었나요?

절망을 희망으로 품어야 했던 '미수습자 가족의 1000일'

촛불집회 참석한 다윤엄마와 은화아빠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을 요구하는 10차 촛불집회가 열린 31일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다윤엄마와 은화아빠가 세월호 온전한 인양에 시민들이 함께 해 줄것을 호소하고 있다.
▲ 촛불집회 참석한 다윤엄마와 은화아빠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을 요구하는 10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해 12월 31일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가족인 다윤엄마와 은화아빠가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에 시민들이 함께 해 줄것을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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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1일, 100만 명의 시민들이 모였던 2016년의 마지막 촛불집회에 미수습자 가족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아직 가족이 세월호 안에 있다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참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루아침에 가족과 이별하게 된 미수습자 가족들이 1000일에 가까운 시간 동안 가족의 뼛조각이라도 찾겠다며 팽목항을 지키고, 전국을 다니며 간담회를 하고 피케팅을 나가는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이었을지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정부는 2014년 11월, 세월호 수색을 중단하고 2015년 4월, 인양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인양의 공식 발표로부터도 2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세월호가 언제 인양될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월호가 바다에 가라앉아있는 1000일 동안 미수습자 가족들은 '인양'에 대한 희망을 품고 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희망은 사실은 죽은 가족을 만날 것이라는 절망입니다. 지난 1000일은 미수습자 가족들이 절망을 희망으로 품고 살아왔던 시간입니다.

진상규명을 위해 살아온 '유가족의 1000일'

 4.16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아래 위원회)가 세월호 참사 1000일을 나흘 앞둔 5일 출범했다. 위원회는 5일 오후 5시 국회 의원회관 제2회의실에서 창립회의를 열었고, 앞서 앞서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창립토론회를 열어 '세월호 참사와 탄핵'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4.16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아래 위원회)가 세월호 참사 1000일을 나흘 앞둔 지난 5일 출범했다. 위원회는 5일 오후 5시 국회 의원회관 제2회의실에서 창립회의를 열었고, 앞서 앞서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창립토론회를 열어 '세월호 참사와 탄핵'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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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1월 7일), 박근혜 퇴진을 위한 11차 범국민행동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은 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의 출범을 알렸습니다. 지난 2014년 10월 31일 세월호특별법 여-야 합의가 이루어진 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가 활동을 시작했지만 새누리당은 특조위의 특검 요구를 무시했고, 일정부분 성과가 있었지만 수사권·기소권이 없는 특조위가 밝혀낼 수 있는 진실은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정부는 특별법이 시행된 2015년 1월 1일부터가 특조위 활동의 시작이라고 우기며 특조위를 강제 해산시켰습니다. 유가족들과 특조위원들은 항의하며 단식 등의 행동에 나섰고, 이번에는 국민들이 직접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을 이어나가는 국민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지난 1000일은 이렇게 유가족들에겐 진상규명을 위한, 그래서 안전한 사회, 이윤보다 인간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잘못한 게 있다면 살아나온 것"... 자책과 그리움 '생존자들의 1000일'

촛불 무대에 오른 세월호참사 생존학생들 세월호참사 생존 단원고학생 9명이 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천일, 박근혜 즉각퇴진, 황교안 사퇴, 적폐청산 11차 범국민행동의 날’ 무대에 올라 발언을 하고 있다.
▲ 촛불 무대에 오른 세월호참사 생존학생들 세월호참사 생존 단원고학생 9명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천일, 박근혜 즉각퇴진, 황교안 사퇴, 적폐청산 11차 범국민행동의 날’ 무대에 올라 발언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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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박근혜 퇴진 11차 범국민행동 무대에는 세월호의 생존자들이 올라왔습니다. 함께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배를 탔고, 머리 위까지 차오르는 물속에서 스스로 탈출했고, 함께 공부하고 생활하던 친구들을 잃어야 했던 지금은 21살이 된 단원고 학생들이었습니다. 자신들이 요구한 적 없는 '대학 특례입학' 논쟁과 살아 돌아왔다는 이유로 비난받았고, 또 그것이 두려워 참사 이후 '안산 출신이다', '단원고 출신이다' 마음 편히 이야기해보지 못했을 생존자들입니다.

"저희가 잘못한 게 있다면 그것은 세월호에서 살아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생존자들은 끔직한 참사를 겪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야 했던 피해자였습니다. 그러나 살아서 돌아왔다는 이유만으로 죄스러운 마음에 자책하고, 마음껏 그리워하고 슬퍼하지 못했던 1000일이었을 것입니다.

끝까지 진상규명을 막아내야 했던 '박근혜 정권의 1000일'

청문회 출석하는 김기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7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에 도착하고 있다.
▲ 청문회 출석하는 김기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에 도착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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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근혜 정권이 조직적으로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방해해왔다는 것, 그리고 지금도 진상규명을 막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조위 강제해산 외에도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을 통해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시신 인양하면 안된다. 정부 부담으로 돌아온다"라는 말을 한 것이 밝혀졌습니다. 또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해경 압수수색을 방해했다는 것 또한 드러났습니다.

최근에는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직무정지에 들어가기 직전 조대환 전 세월호특조위 부위원장을 민정수석으로 임명했습니다. 탄핵안이 가결되었음에도 인사권을 행사했고, 심지어 여당 추천 특조위원으로 특조위 내부에서 특조위 해산을 주장하는 등 끈질기게 진상규명을 방해했던 조대환 부위원장을 민정수석으로 임명하는 것은 직무정지가 되더라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끝까지 막아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박근혜 정권에게 지난 1000일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진상규명을 막아내야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1000일, 새로운 시작이다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와 무책임한 정부를 규탄하는 시민들이 3일 오후 마포구 홍대입구역 부근에서 '가만히 있으라'가 적힌 손피켓과 국화꽃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시위를 제안한 용혜인씨(경희대 정경대 3, 사진 가운데)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권력자와 기득권자들이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것을 따를 수 없다"며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는 뜻을 알리기위해 '가만히 있으라'는 구호를 들고 나왔다고 밝혔다.
▲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와 무책임한 정부를 규탄하는 시민들이 지난 2014년 5월 3일 오후 마포구 홍대입구역 부근에서 '가만히 있으라'가 적힌 손피켓과 국화꽃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인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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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1천일, 7시간의 비밀 밝혀라" 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천일, 박근혜 즉각퇴진, 황교안 사퇴, 적폐청산 11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세월호 인양과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 "세월호참사 1천일, 7시간의 비밀 밝혀라" 지난 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천일, 박근혜 즉각퇴진, 황교안 사퇴, 적폐청산 11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세월호 인양과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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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이후 1000일 동안 진실을 밝혀내고 안전한 사회로, 이윤보다 인간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오는 1000일이 진상규명을 이뤄내고 진실이 승리했음을 선언하며, 미수습자 가족들과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함께 서로의 아픔을 보듬는 시간이 될 수 있었다면 참 좋았겠습니다. 그러나 승리를 선언하기까지 아직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이 남았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박근혜 퇴진을 위한 1000만의 촛불이 타올랐습니다. 박근혜가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수많은 이유들 중, 가장 큰 이유 하나가 바로 '세월호 참사'일 것입니다. 세월호가 침몰할 수밖에 없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한 정부, 국민의 생명을 구하지 않은 정부, 참사의 진실을 끝까지 묻어두고자 하는 정부, 이런 정부에 더 이상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맡겨둘 수는 없습니다.

박근혜 퇴진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세월호 인양을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이윤보다 인간인 사회를 향한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세월호 참사 1000일은 '벌써 1000일'이 아니라 '이제 1000일'입니다.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길고 험난한 길일지라도, 다시 운동화 끈을 고쳐 메고 진상규명을 향한 걸음을 뚜벅뚜벅 다시 함께 걸어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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