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월 6일 김광석의 기일 21주기가 돌아왔다. 이를 기억하는 시민들은 이곳으로 와 그의 주검을 슬퍼하며 국화꽃을 그의 동상 앞에 놓았다.
▲ 김광석 기일을 찾아 국화꽃을 전달하는 한 시민. 1월 6일 김광석의 기일 21주기가 돌아왔다. 이를 기억하는 시민들은 이곳으로 와 그의 주검을 슬퍼하며 국화꽃을 그의 동상 앞에 놓았다.
ⓒ 김용한

관련사진보기


지난 6일, 고인이 된 가객 김광석의 기일이라서 그런지 이날 김광석의 발자취가 담긴 그 곳에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마도 그에 대한 그리움, 그의 노래, 그에 대한 향수를 느끼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6·25 이후 빈민촌으로 불리던 방천 시장의 신천 강둑길이 지금은 대구의 명소가 되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오래 전만 하여도 내팽개쳐지고, 뒷전이던 뒷골목이 어느새 장사치들의 곳간이 되어버렸고, 구청의 치적이나 대구시의 간판을 드높이는데 일조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사람들은 김광석의 동상이 세워진 길목에서 국화꽃을 건네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한다. 때마침 그의 노래가 강둑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흘러나온다.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내 텅 빈 방문을 닫은 채로
아직도 남아 있는 너의 향기
내 텅 빈 방안에 가득 한데

이렇게 홀로 누워 천정을 보니
눈앞에 글썽이는 너의 모습
잊으려 돌아누운 내 눈가에
말없이 흐르는 이슬방울들

지나간 시간은 추억 속에
묻히면 그만인 것을
나는 왜 이렇게 긴긴 밤을
또 잊지 못해 새울까"

많은 가수들이 이곳을 무대로 공연을 펼치고 있다.
▲ 이곳을 무대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이서용씨. 많은 가수들이 이곳을 무대로 공연을 펼치고 있다.
ⓒ 김용한

관련사진보기


이곳은 많은 세월이 흘렀고, 김광석의 모습을 곳곳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변색됐다. 몇몇 예술인들은 문화·예술 활동을 하기 위해서 오래 전 이곳에 터전을 잡았지만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 유명세를 타면서 몇 배로 오른 상가 임대료를 못 버텨 떠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래도 이곳은 굴러간다. 그렇게 쉼 없이 돌아가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굴러간다. 일명 예술가들이 힘들게 만들어 놓은 벽화 거리는 전국적인 명소가 되었건만 정작 힘겹게 만든 예술가들은 배고프고 힘겹다. 또한, 설자리마저 없어 새 둥지를 찾아 떠난 상태이다.

마치 하늘을 날던 독수리가 땅 위를 거닐던 먹이를 낚아채듯 외지에서 온 중소기업의 상인들이 이곳 곳곳을 개조하여 상가를 만들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 상인들은 이들에 밀려 둥지를 떠난다.

김광석을 닮고 싶어 하는 다수의 연주자들과 예술가들은 평일과 주말에 이곳에서 길거리 공연을 한다.

수년째 이곳에서 공연을 해왔던 음악가 이서용씨는 "처음에는 이곳이 변함없이 유지되는 것을 바랐는데, 건물 올라오는 것을 보니깐 더 많이 발전되어 이곳이 음악 하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이곳에서 음악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김광석 거리를 많이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고, 이 거리가 발전된다면 다 모두 여러분들의 덕입니다"라고 말했다.

대구의 명소가 되어버린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 이와는 대조적으로 방천시장에는 찬바람만 분다.
▲ 김광석다시그리기길 주말 풍경 대구의 명소가 되어버린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 이와는 대조적으로 방천시장에는 찬바람만 분다.
ⓒ 김용한

관련사진보기


최근 들어 이곳에서 1인극을 펼치고 있는 연극인 이재선씨도 "공연이나 연극과 같은 콘텐츠가 부족한 편이다. 예술가의 한 사람으로서 다양한 볼거리 느낄 거리를 만들어 균형 잡힌 골목이 형성되면 좋겠다"고 제언하면서 "이곳이 주차, 교통 등의 편의시설이 개선되고 보완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친구와 함께 행운의 열쇠를 되찾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던 회사원 김효성씨는 "옛날의 먹거리, 문방구를 보면서 옛 추억에 젖을 수 있어 자주 찾게 된다"면서 "연인들에게 좋은 추억거리를 심어줘서 좋다"고 말했다.

방천시장의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은 이미 '김광석이 브랜드'가 된 지 오래이다. '김광석 길'이라고 불릴 정도고, 하루에도 수천 명이 다녀갈 정도다.

올해로 21주기를 맞는 고 김광석(1964년~96년)을 추억하고 기억하기 위해 7일엔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에 위치한 대공연장에서 추모콘서트가 열렸고, 오는 22일에는 탄생 53주년 기념콘서트가 펼쳐질 예정이다. 또한 오는 2월 11일~12일 경북대 대강당에서는 2017김광석 다시부르기 콘서트가 펼쳐진다.


태그:#김광석다시그리기길, #김광석 추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사람이 기자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용기를 얻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로 이곳의 권력이며 주인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