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1.09 17:07최종 업데이트 17.06.07 11:05
행복지수 세계 1위의 나라. 교육운동가 니콜라이 그룬트비(Nikolai Frederik Severin Grundtvig, 1783~1872)의 나라, 덴마크(Denmark). 150년 전, 덴마크는 프러시아와의 전쟁으로 국민의 절반, 영토의 40%를 잃었다. 하지만 좌절하고 실의에 빠졌던 덴마크 국민들은 총을 들고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닌, '삶을 위한 학교'를 세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되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폭염으로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 여름, 오마이뉴스가 기획하는 꿈틀비행기 5호를 타고 28명의 일행이 함께 덴마크로 갔다. 7월 25일부터 8월 2일까지 7박9일 간 덴마크의 자유교육과 행복사회를 배우러 가는 여정이었다. 방문지들은 주로 덴마크의 수도인 코펜하겐(Copenhagen)과 그 근교지역이었다. 하루하루 수수께끼를 풀 듯 행복사회의 비결을 찾는 여행. 이처럼 흥미로운 여행이 또 있을까? 특히 방문지마다의 특색과 그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것이 나에게는 큰 즐거움이었다.

그 연결고리들을 통해 내가 찾은 덴마크 사회의 행복비결은? 바로 '쉼의 교육', '사람중심의 소통시스템', 그리고 '행동하는 시민들' 이었다. [편집자말]

애프터스콜레(Efterskole) 협의회 마당에 있는 니콜라이 그룬트비(Nikolai Frederik Severin Grundtvig) 동상. ‘삶을 위한 교육’의 창시자인 교육운동가이자, 덴마크를 전쟁의 폐허에서 일으켜 세운 국부로 칭송을 받고 있다. ⓒ 이정주


'쉼'이 교육이다

여행 첫 날(2016년 7월 25일), 우리는 가장 먼저 코펜하겐 시청 옆 NGO센터에 위치한 애프터스콜레협의회를 방문했다. 마당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 것은 그룬트비 동상이었다. 한 쪽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은 금방이라도 뛰어오는 아이들을 안아줄 것만 같았다.


애프터스콜레(Efterskole)는 '삶을 위한 학교'를 주장한 그룬트비의 사상을 바탕으로, 그의 제자 크리스튼 콜(Christen Mikkelsen Kold, 1816~1870)이 1852년에 세운 기숙형 학교이다. 기존의 공교육과는 구별되는 독자적인 자유교육 기관들 중의 하나로, 자유중등학교라고도 불리운다. 덴마크 아이들은 9학년을 마친 후, 아직 자신의 진로를 정하지 못한 경우에는 이 학교에서 10학년을 다니면서 1년간 공식적인 '쉼'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애프터스콜레협의회의 수니 코베르(Suni Kobberø) 사무국장으로부터 애프터스콜레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그에 의하면 덴마크에는 현재 약 248개의 애프터스콜레가 있는데, 약 2만9000명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고 한다. 이는 그 시기 아이들의 약 20%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하니, 애프터스콜레는 누구든지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보편적인 학교 중 하나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1976년 이후 평가제도가 도입된 학교도 있긴 하지만, 획일적인 교과서도 없고 시험도 없습니다. 교사와 학생이 서로 협업을 통해 배우고 가르칩니다. 공동의 교육의 목표는 바른 시민 형성이고 아이들에게는 인생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와우, 시험이 없다니~! 아이들에게 이보다 더 큰 '쉼'이 있을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덴마크 사회가 바로 이러한 '쉼' 자체를 중요한 '교육'의 하나로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지식을 배우는 학교'가 일반적으로 교육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면, 덴마크에서는 '쉼의 교육'이 또 다른 중요한 교육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바로 오늘날 덴마크에는 있고 우리에게는 없는 교육이다.

그렇다면 왜 '쉼의 교육'인가?

"내가 뒤처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지금 잘 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소중한 존재야, 어떤 분야를 잘하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학교와 사회의 역할입니다."

그러니까 애프터스콜레는 아이의 지금의 성적이 아닌, 앞으로 그 아이가 잘 할 수 있는 것, 다시 말해 그 아이의 특성을 찾아내는 것, 또 그것을 바탕으로 잘 할 수 있도록 길을 찾아 주기 위한 학교인 것이다.

누군가가 '그렇다면 일반학교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한마디로 이렇게 대답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대화하는 시간이 훨씬 많다는 것입니다."

'쉼'은 '삶을 위한 교육'이다

바우네호이(Baunehøj) 인생학교의 그룬트비 벽화그림. 꿈틀비행기5호 일행들과 찍은 단체 사진. ⓒ 오마이뉴스


우리는 그 말의 의미를 다음 방문지들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오후에 우리가 방문한 곳은 애프터스콜레의 하나인 바우네호이(Baunehøj) 인생학교였다. 코펜하겐에서 북서쪽으로 약 1시간 반 떨어져 있는 곳이다. 마당의 건물 한쪽 벽 전면에 그려져 있는 커다란 그룬트비의 초상화가 한 눈에 들어왔다. 노란 색감이 봄 기운처럼 따뜻했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한 시민으로서의 독립심과 책임감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의 목표입니다. 그리고 교육정신은 마음(mind), 손(hand), 영혼(sprit)입니다."

바우네호이 인생학교에서 울리크(Ulrik) 교장 선생님은 학교의 중심적인 세 가지 교육정신과 내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줬다.

"첫째, 마음(mind)에 대한 교육이란 학습적인 수학이나 외국어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화와 토론, 발표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구성원들이 '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예술·음악·스포츠 등의 교육을 말합니다."

일단, 이 한 가지만 들어보아도 인생학교의 목표는 일반학교의 그것과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주요 교과 중심이 아닌, 자기표현 능력, 민주적 시민 훈련 그리고 창의력과 정서 개발을 위한 교육이었다.

"둘째, 손(hand)에 대한 교육이란 학생이 가진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음식·정원·목공 등의 교육으로 신체의 대표적 기관, 건강한 몸과 신체에 대한 부분을 발달시키는 교육을 말합니다."

특히 이 교육은 머리로, 이론으로만 하는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직접 만들고 부딪히며 몸으로 배우는 기술, 생활 교육이었다. 살다보면 삶의 현장에서는 실제로 이러한 실질적인 능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책상 앞에서 책하고만 씨름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었다.

"마지막 셋째, 영혼(sprit)에 대한 교육은 사랑에 관한 것입니다. 사회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 고립 또는 방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 교류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정이나 좋은 교육이 무엇인지 같은 방에서 이야기하고 알아가고, 칠판의 글이 아니라 보고 느끼고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곧 문제해결 능력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나는 애프터스콜레가 왜 기숙학교인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아이들은 이 곳에서 공동생활을 통해 인간관계·사랑·이웃 등 사회에서 함께 협력해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었다.

듣고 보니, 애프터스콜레에서의 '쉼'은 조금이라도 낭비하는 결코 아까운 시간이 아니었다. 오히려 '쉼'은 지식 교육에서는 배울 수 없는, 또 다른 중요한 교육이었다. '쉼'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상상하고 몸으로 부딪치며, 스스로 미래를 꿈꾸고 사회로 나아갈 준비를 하는 '삶을 위한 교육'이었다.

바우네호이(Baunehøj) 인생학교를 졸업한 학생들, 바우네호이 학교 생활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교사들과 자주 대화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 이정주


'쉼'은 '스스로 꿈꿀 수 있게 해주는 시간'이다

잠시 우리는 학교를 둘러봤다. 생각보다 학교 규모가 상당히 컸다. 100여 명의 아이들이 생활하는데, 음악실 2개, 기숙사 1~4인실, 휴식공간, 대화공간, 체육관, 농구, 승마, 카누, 야외활동 교육장, 목공실, 다이닝룸 등 체험공간들이 골고루 잘 갖춰져 있었다. 그 가운데 교장·교사들의 생활관이 학교 안에 있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학교를 한 바퀴 돌아본 후, 다시 모임 장소로 돌아가자 마침 그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우리를 위해 특별히 커피와 빵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중의 한 학생이 고등학교에 입학 전, 부모님과 친구들의 추천으로 이곳에 오게 됐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학교에 처음 왔을 때, 아침 조회 시간에 노래를 부르는데 선생님이 저에게 곡을 선택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기숙사에서 친구들과 대화를 하면서 점점 친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학교 주방 일을 하면서 요리에 관심이 생겼는데, 이 때 저는 제 자신이 몸으로 하는 일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특히 제게는 요리를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요리를 전공으로 하는 직업학교에 진학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 학생은 학교에서 자신이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한 것에 대해 매우 만족해 하는 모습이었다.

우리가 그 학생에게 애프터스콜레에서 가장 좋았던 점에 대해 묻자 그 학생은 진심어린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 과정에서 선생님들과의 관계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항상 같이 있고 언제나 질문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졸업 후 선생님들과 헤어지기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때 나는 조금 전에 봤던 교사들의 생활관이 다시 떠올랐다. 애프터스콜레는 바로 아이들에게 '대화를 위한 공간'이었다. 이곳에서의 '쉼'은 바로 자기 자신 그리고 세상과의 '대화를 위한 시간'이었다. 나는 이것을 '아이들에게 스스로 꿈을 꿀 수 있게 해 주는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투레코로너 초등학교(Trekroner Friskole) 체험활동시간. 한 소녀가 화덕의 불에 쇠를 달구고 망치로 내리쳐 칼을 직접 만들고 있었다. ⓒ 이정주


학교는 아이들의 집이다

애프터스콜레가 우리나라의 중·고등교육과정이라면 프리스콜레는 초·중등교육과정이다. 여행 두 번째 날(2015년 7월 26일)에 방문한 투레코로너 초등학교(Trekroner Friskole)는 코펜하겐의 서쪽, 오스칼 근처에 위치하고 있었다. 방학이라 조용했다. 다행이도 우리 일행은 체험장에서 한 무리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마침 한 어린 여학생이 칼을 만드느라 화덕 위에서 쇠를 달구고 있었다. 우리가 빙 둘러싸자 소녀의 표정이 다소 상기된 듯 했다. 소녀는 열심히 망치로 두드리며 칼의 형태를 잡았지만, 마음처럼 잘 안 되는지 표정을 찡그리더니 결국 다른 학생에게 칼을 넘겼다.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잠시 뒤에서 지켜보던 그 소녀가 다시 망치를 들었다. 이번엔 좀 더 힘껏 망치를 내리쳤다. 그 모습을 본 우리는 그 소녀에게 박수를 보냈다. 칼을 이리 저리 보던 소녀는 드디어 안도의 큰 숨을 내쉬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장면은 내게 매우 인상적이었다. 나는 온몸으로 자신의 일에 몰입하고 있는 덴마크 아이를 봤다. 몸으로 직접 부딪히고, 느끼고, 배우며 하루 하루 성장해가는 아이들이 거기에 있었다.

나는 이것이 바로 덴마크의 경쟁력이라는 것을 순간 깨달을 수 있었다. 아주 잠시 동안이었지만, 그 아이의 표정과 행동을 보는 내게도 그 아이의 생각이 몸으로 전해지는 듯했다. 분명히 그러한 시간들은 자연스럽게 교사와 학생들 간의 소통의 시간이 될 것이다.

투레코로너 초등학교는 초등학교답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역시 크고 넓은 체육관, 작은 물놀이 체험장, 숲 속 대장간, 기사놀이 체험장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시설들이 많았다.

우리는 그중 교실이 있는 한 건물에 들어갔다. 교실 앞 로비에는 데스크가 있었고, 또 그 안쪽에는 간단하게 요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그곳은 아이들의 간단한 아침 식사와 간식을 준비하는 곳이라고 한다. 마음속으로 '덴마크 부모들은 좋겠다'라고 내심 부러워하며 인솔 교사에게 굳이 아침식사까지 학교에서 제공하는 이유에 대해 물어봤다. 그런데 그의 대답이 뜻밖이었다.

"학교는 아이들의 집과 같아야 하고 그만큼 아이들이 집같이 편하게 느끼면 대화를 더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 그런 의도가 있었구나. 그것은 단순한 서비스 차원이 아니었다. 그리고 보니, 바로 이어져 있는 방에는 아이들이 밥을 먹을 수 있는 테이블과 장난감, 쇼파, 간단한 그림 도구 들이 같이 놓여 있었다. 마치 가정집의 아이들 방 같았다.

이어서 또 하나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엔 9학년을 3단계 정도로 나누기도 하지만, "이전에는 교사가 한번 담임을 맡으면 계속 맡았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아마도 그 교사는 부모, 또는 그 이상으로 아이를 잘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보니 학교가 바로 아이들의 집이었다.

투레코로너 초등학교(Trekroner Friskole)의 간이식당 겸 로비. 아이들은 이곳에서 준비한 아침 식사와 간식을 먹으며 선생님과 하루의 대화를 시작한다. ⓒ 이정주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사회 전체가 소통한다

학교 교사들의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이 모든 학교 시스템과 교육 방식들은 그냥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덴마크 교육의 연결고리를 찾을수록 '쉼의 교육'은 생각보다 훨씬 정교하고 조직적이었다. 왜냐하면 교육적 인프라나 내용, 방법 그리고 교육정책이 일관되면서 체계적이고 연속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 꿈틀비행기 마지막 일정에는 덴마크인들과 인터뷰를 하는 자유취재 시간이 있었다. 내가 속한 1조 팀원들은 한 덴마크 청년과 인터뷰를 했다. 우리는 그로부터 뜻밖에 진로교육 시스템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덴마크에는 진로교육과 직업체험을 담당하는 전문교사가 있습니다. 이들을 가이던스 카운슬러(Guidance Counselor)라고 합니다."

언뜻 우리나라의 진로상담교사가 떠올랐다. 하지만, 자세히 설명을 듣고 보니, 역시 차이점이 있었다. 연결고리가 더욱 정교했다.

"이들은 아예 교사들과 같은 공간에서 근무를 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교사들과 아이들에 대해 일상적으로 더 자주 잘 소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에게 직업과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제공은 물론 그 아이에게 맞는 직업체험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해줍니다."

나는 그 순간 막혔던 머리가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아이들이 '쉼'의 시간을 가지는 동안 학교를 중심으로 세밀한 소통시스템이 서로 연결돼 역동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는 한 아이를 성장시키기 위해 특히 학교와 기업, 정부 3자가 공평하게 각자의 역할을 나눈다고 한다. 너는 교육, 나는 진로. 그러면 정부의 역할은 무엇일까? '최대한의 지원, 최소한의 간섭'. 놀랍게도 이것은 덴마크 정부의 룰이라고 했다. 협업 시스템 중 이것이야말로 우리에게는 가장 획기적인 일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또 궁금한 것이 있었다. 덴마크에서는 어떻게 이런 역할과 책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것일까? 그들이 특별히 이상적이고 화합하는 민족이기 때문일까? 하지만 나는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오히려 매우 현실 타당한 이유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왜냐하면 '쉼'은 낭비고, 더디고 오래 걸리고 비효율적일 것 같지만, 그들의 경험에 의하면 결과적으로 오히려 아이들이 자신의 인생의 진로를 빨리 찾고 또 제대로 찾아가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었다. 덴마크 교육은 단지 학교에서 끝나지 않는다. 덴마크에는 '쉼의 교육' 그 이후에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제도가 있다. 현재 덴마크 정부는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만 18세 이상의 대학생들에게 매월 약 120만 원, 일반 청년들에게는 매월 약 80만 원을 지원한다.

생각해보니 그것 또한 단순히 경제적 지원의 차원만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는 것만이 아니라 시민의 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기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사회 전체로 본다면 매우 효율적인 투자인 셈이다. '삶을 위한 교육' 이 더욱 의미가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들에는 연관성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대학에 진학해서도, 직장에 취업해서도 진로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우리 아이들 입장에서는 이 얼마나 부럽고 안정적인 시스템인가? 반대로 우리 아이들의 방황하는 시간, 부모들의 사교육에 쏟아 붙는 비용을 합하면 그것은 또한 얼마나 큰 사회적인 낭비인가?

이번 여행을 통해 내가 발견한 덴마크의 '쉼'의 교육은 아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교육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는 '한 시민'을 키워내는데 그 효율성을 높여주는 하나의 시스템이었다. 그러니까 이러한 교육제도에 대한 사회적 소통과 합의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런 점에서 덴마크는 이상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뭉크쑤거드 커뮤니티(Munksøgard Community) 마당에 있는 아주 작고 예쁜 놀이터 상자. 이 작은 세계 속에는 아이들을 위한 어른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었다. ⓒ 이정주


덧붙이는 글 꿈틀비행기 5호 체험기입니다. 행복사회의 비결을 찾는 7박 9일간의 여행동안 자유교육을 중심으로 3가지 답을 찾았습니다. 첫 번째는 '쉼의 교육', 두 번째는 '사람중심의 소통시스템' 세 번째는 '행동하는 시민들'입니다. 이 글은 그 첫 번째 '쉼의 교육'에 대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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