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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특별한 재능은 무슨 일이 있어도 실행하는 나의 자발성이다."

<내 안의 잠든 거인을 깨워라>의 저자 앤서니 라빈스는 자발성을 특별한 능력으로 표현했다. 인간은 누구나 자발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스스로 생각하고 계획한 대로 삶을 살아내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특히 대한민국 입시제도 아래 누구나 똑같은 '매일'을 강요받는 고등학생들에게 '자발성'이라는 단어는 매우 어렵기만 하다.

그런데도 스스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찾고,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학생들이 있다. 선린인터넷고등학교 5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비트바이트 팀이 그 주인공이다. 비트바이트 팀은 학업을 병행하면서 바른말 교육 애플리케이션 '바른말 키패드'를 개발해 10대들의 비속어 문화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삼성투모로우 솔루션에서 아이디어 부문, 임팩트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12월 17일 비트바이트팀을 만났다.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서든 개발이 가능하다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서든 개발이 가능하다
ⓒ 강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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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비트바이트 팀 대표 안서형입니다. 선린인터넷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고요. 2월에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 수능이 끝나도 많이 바쁠 것 같아요.
"'바른말 키패드' 사용자들이 보내주신 불편한 점들을 계속 개선해 나가는 중이에요. 다음 달에는 아이폰 버전도 출시할 계획이라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 코딩은 언제부터 배웠나요?
"중2 때 정보 영재교육원에서 1년 동안 잠깐 배운 적은 있는데 깊이 배우지는 못했어요. 코딩에 맛만 보는 정도였어요. 배운 지식으로 응용도 못 했고요. 본격적으로 고등학교 들어와서 코딩을 배웠어요."

- 바른말 키패드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부터 비장한 각오는 없었어요. 20014년 삼성 프로젝트 멘토링에 참여를 하려고 애플리케이션 기획을 시작했어요. 팀원 중 한 명이 비속어 사용을 줄이는 앱을 만들어보자고 아이디어를 냈는데, 팀원들 반응이 다 좋았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비트바이트 팀이 개발한 바른말키패드 화면
 비트바이트 팀이 개발한 바른말키패드 화면
ⓒ 강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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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명이 비트바이트인데 무슨 뜻인가요?
"컴퓨터 용량의 최소 단위를 비트라고 하는데요. 비트가 어느 정도 모이면 단위가 바이트로 변해요. 조금 더 큰 단위가 되죠. 아주 작은 비트가 모여 더 큰 바이트가 되듯이, 우리의 작은 노력이 모여 큰 결실을 이루자는 뜻으로 지었습니다."

- 학교 공부와 개발을 병행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저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못해요. 다른 친구들은 멀티태스킹이 가능한데 저는 한 가지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 또 학교 수업 내용과 개발에 필요한 프로그래밍 언어들이 100% 일치하지 않아서 어려움이 컸어요. 앱 개발은 2학년 때 배우지 않고 3학년 때부터 배우거든요. 그래서 바른말 키패드를 개발하기 위해서 안드로이드를 따로 독학했어요. 모르는 건 팀원들과 풀어나갔고요."

- 열악한 환경이었는데 어떻게 개발을 지속할 수 있었나요?
"처음에는 공모전이라는 목표에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언어 습관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또 개발 중에 여러 사람으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니깐 '아, 내가 지금 하는 일이 가치 있는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 힘들어도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4시 10분까지 학교수업을 들어요. 점심시간에 노트북 사용이 가능해서 점심을 빨리 먹고 짬 내서 개발할 때도 있어요. 학교 수업이 끝나면 팀원들과 모여서 개발을 계속하거나 아니면 집에 가서 개발하거나 그래요. 잠은 12시 이전에 자려고 하는데, 개발 일정이 늦어지면 밤샘 작업을 해야 해서 쉽지 않죠."

- 학교에서 맘 놓고 개발할 수 있게 지원을 많이 해주나요?
"물질적인 것 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아요. 일단 학교 분위기가 자유로운 편이에요. 복장도 자유 복장이고 전자기기도 자유롭게 사용 가능해요. 또 저희 학과장 선생님께서 지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세요. 발표가 있을 때도 항상 참석하셔서 응원해 주시고요. 옆에서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바른말키패드는 수익모델 없이 앞으로 계속 무료로 서비스 할 계획이에요"
 "바른말키패드는 수익모델 없이 앞으로 계속 무료로 서비스 할 계획이에요"
ⓒ 강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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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 과정에서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면?
"저는 비속어에 대해서 매우 조심스러운 편이에요. 어쩌다가 욕이 입 밖으로 나오면 그날은 죄챔감에 잠을 못 잘 정도예요. 그런데 개발하면서 욕이란 욕은 다 배운 것 같아요. 앱 작동 방식이 사용자가 욕을 입력하면 해당 욕이 이모티콘으로 변경되는 방식이라서, 사람들이 사용할 것 같은 욕을 다 찾고 직접 타이핑도 해야 됐어요. 그 과정에서 욕에 대해서 무감각해졌다고 할까요? (웃음)"

- 앱 출시 후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어떤 피드백을 받았나요?
"감사하게도 피드백을 많이 보내주세요. 지금도 하루에 메일이 10통 이상씩 와요. 내용은 크게 두 종류인 것 같아요. '유용한 앱을 만들어 주어서 감사합니다. 바른말 키패드 앱 덕분에 비속어 사용이 줄었어요' 같은 내용이고요. 또 하나는 앱 기능 중에 개선할 부분들에 대한 거예요. 불편한 점이나 문제점에 대한 내용도 많죠."

-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사람들이 제가 만든 앱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고, 꾸준히 관심을 주세요. 또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때 개발자로서 정말 행복하고 보람을 느껴요."

-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까지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개발 초점을 맞췄어요. 하지만 내년부터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서 수익창출에 초점을 맞추려고 해요. 바른말 키패드는 무료로 계속 서비스를 유지할 것이고요. 수익을 낼 수 있는 다른 사업 아이템을 찾아봐야죠. (웃음)"

덧붙이는 글 | 월간 세상사는 아름다운 이야기 1월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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