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WBC까지 약 두 달 정도 남았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3월 7일 이스라엘전을 시작으로 네덜란드, 대만과 차례로 경기를 치르게 되고 WBC는 3월 22일 폐막한다. 현재 국가대표팀 외야수는 민병헌(두산), 김현수(볼티모어), 이용규(한화), 최형우(기아), 추신수(텍사스)인데 이 중에서 좌익수는 김현수와 최형우, 우익수는 추신수와 민병헌이지만 중견수는 이용규 한 명 뿐이다. 물론 민병헌은 두산 베어스에서 꽤 많은 경기를 중견수로 출장한 바 있기 때문에 중견수 출장도 가능하지만 전문 중견수라고 하기엔 부족하다.

하지만 민병헌이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중견수들이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 때문인지 김인식 감독은 이용규 말고는 다른 중견수를 뽑지 않았다. 아직 이용규의 기량은 충분하지만 이제 그도 나이가 33세가 되었기에 바톤을 이어받을 젊은 백업 중견수가 필요한 때이다. 2009년 WBC에서는 이종욱이, 2013년에 이어 2017년에도 이용규가 활약할 예정이다. 차세대 WBC 국가대표팀 중견수는 누가 될까?

1. 두산 베어스 박건우

 8회말 해커의 폭투로 결승 득점을 기록한 두산 박건우

두산 베에스의 외야수 박건우. ⓒ 두산 베어스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의 중견수 박건우는 2016년 차세대 중견수 후보에 이름을 올려도 손색이 없는 시즌을 보냈다. 2015시즌에 좌, 우익수로 대타나 대수비로 나와서 158타수 54안타로 0.342의 타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이더니 2016시즌에는 484타수에서 162안타를 때려내며 타율 0.335로 풀타임 시즌을 마쳤다.

신인 때의 포지션은 중견수였지만 수비 능력 부족으로 인해 측면 외야수로 활약했다. 시즌 초반에는 좌익수, 중반에는 우익수, 시즌 마지막에는 중견수로 다시 자리를 옮겨 자신의 높아진 수비능력을 과시했다. 아직 중견수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흠이 될 수도 있겠지만 2017시즌에 좋은 성적과 함께 중견수 포지션에서 풀타임 시즌을 마친다면 박건우를 마다해야 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현재 국가대표팀 외야수 중 우타는 민병헌 뿐이다. 박건우는 국가대표팀에 부족한 우타 외야수라는 점에서 좀 더 희소성이 있다. 혹시 김현수나 추신수가 소속팀에서 WBC 출전에 반대해 출전이 불가능하게 된다면 박건우를 측면 외야수로 기용하되, 유사시 중견수 출장을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박건우는 오늘 예비 엔트리에 들었고 김현수와 추신수의 WBC 출전 여부에 따라 승선 여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2.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

삼성의 람보르기니 박해민이 차세대 국가대표 중견수 자리를 노린다. 발도 빠르고 무엇보다 수비 범위가 굉장히 넓다. 박해민인 측면 외야수 범위도 충분히 커버가 될 정도로 범위가 넓어서 외야수들의 수비 범위 교집합이 커진다. 2016시즌에도 수차례 멋진 수비를 보여줬고 차세대 국가대표 중견수가 될 자질이 충분히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2016시즌에는 3할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에도 어느 정도 눈을 뜬 모습이고 특히 도루를 2년 연속 50개 이상 기록하며 대도로써의 자질도 갖추고 있다. 테이블 세터로 기용하기에 손색이 없는 선수. 박건우와 마찬가지로 아직 국가대표 경험은 없지만 대주자로 쓰면서 경기 후반 상대 투수를 흔들어놓을 수도 있다. 또한 1루 수비도 가능한 선수이기에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은 선수이다.

3. 기아 타이거즈 김호령

기아 타이거즈 중견수 김호령 김호령이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 기아 타이거즈 중견수 김호령 김호령이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 기아 타이거즈


기아 타이거즈 중견수 김호령도 차세대 국가대표로 활약할 가능성이 있다. 2016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마지막 김용의 타석에서 김용의는 외야로 타구를 띄웠고 두 손을 번쩍 들며 1루로 향하는 순간 김호령은 내야에 가깝게 전진수비를 하고 있다가 보통 수비였으면 좌익수가 서있었을 위치까지 뛰어가서 타구를 잡았고 내야를 향해 공을 뿌렸다. 결과는 아다시피 김용의의 희생플라이 끝내기로 LG트윈스가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갔지만 김호령의 수비 범위와 센스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김호령의 수비는 국가대표 중견수가 충분하지만 아직 박건우나 박해민에 비해 타격능력이 부족하다. 2016시즌 풀타임 시즌을 보내면서 453타수 121안타를 쳐서 0.267의 타율과 19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2016시즌은 특히 타고투저가 심각했던 시즌이라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해야 어느 정도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있는데 김호령은 타율이 많이 떨어진다.

2017시즌은 김호령에게 더 제한적인 기회가 올 것이기에 아직 예단할 수는 없지만 타격재능을 좀 더 발휘한다면, 김호령도 향후 몇 년 뒤엔 대표팀 중견수 재목으로 거론될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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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네이버 블로그 '무명작가'에 게재된 글입니다.
박건우 박해민 김호령 WBC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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