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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장 등 재판관 9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이 열리고 있다.
▲ 박근혜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장 등 재판관 9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이 열리고 있다.
ⓒ 권우성/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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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에게 억울함을 호소한 박근혜 대통령은 정작 자신에 대한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헌법재판소 변론에는 출석하지 않았다.

3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첫 변론기일이 열렸지만, 박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아 8분 만에 끝났다. 심리가 이뤄지지 않고 변론이 끝난 것은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면 다시 기일을 정하여 한다'는 헌법재판소법 52조 1항에 따른 것이다.

이후 기자 브리핑에서 국회 탄핵심판소추위원단·대리인단과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은 박 대통령이 기자간담회만 열고 헌재 변론에 출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회 쪽] "탄핵 법정 밖 이러쿵 저러쿵, 부적절"

박근혜 대통령은 새해 첫날 청와대 출입 기자들을 불러 모아 억울함을 토로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정상적으로 보고 받았다"라고 주장했고, 불면증 치료제·미용약품 등을 처방받았다는 의혹에는 "사적 영역"이라며 말을 아꼈다. 뇌물죄 의혹도 강력하게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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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회 탄핵심판소추위원단장은 박 대통령의 기자간담회를 두고 "제가 대리인이었다면 대통령께 이렇게 말씀드렸을 것 같다"면서 말을 이었다.

"기본적으로 피청구인이기 때문에 탄핵 법정에서 모든 사실을 소상하게 밝히는 것이 예의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인 상대로 탄핵 법정 밖에서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것은 재판부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부적절하기 때문에 기자간담회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을 것 같다."

국회 쪽은 박 대통령 기자간담회 전문을 헌재에 증거로 제출하며 역공을 펼쳤다. 권성동 단장은 "탄핵 소추 사유와 관련한 직접적인 증거는 아니지만, (박 대통령이) '추천 받아서 인사를 했다', '(최순실씨 지인이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을 (현대차에) 소개했다'라고 말한 부분은 증거가 될 것이라고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권성동 단장은 "청구인(국회) 쪽은 탄핵 법정에서 증거 조사와 증인 신문 통해서 신속하고도 정확한 탄핵 심판이 이뤄지도록 최선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 출석 재청구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권성동 단장은 "대통령 출석 요청을 헌재가 기각했다. 당장 재청구할 생각은 없다"면서 "다만, 증인 신문과 서증 제출에도 탄핵 사유를 입증하기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차후에 소추위원단과 대리인단이 협의해서 재청구를 하겠다"라고 밝혔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대통령(박근혜)  탄핵심판 1차 변론기일이 열리는 가운데, 피청구인측 이중환 볍률대리인이 동료대리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이야기 나누는 박근혜 법률대리인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대통령(박근혜) 탄핵심판 1차 변론기일이 열리는 가운데, 피청구인측 이중환 볍률대리인이 동료대리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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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쪽] "노무현 대통령도 출석 안 해"

취재진은 박 대통령의 대리인인 이중환 변호사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취재진 : "대통령 신년 기자간담회에 대해 미리 상의했나. 법적 효력 있는 공개 변론에 출석하지 않고, 장외 언론플레이를 한 것 아닌가."
이중환 변호사 : "글쎄. 간담회하는 것은 사전에 연락받지 못했다."

대통령 출석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자, 이중환 변호사는 "의뢰인 입장을 법정에서 이야기하는 게 대리인의 역할이다", "제가 변론과정에서 입장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단장의 비판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한 변호사는 "노무현 대통령도 출석하지 않았다"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 쪽 대리인 중 한 명인 손범규 변호사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때 국회 쪽 대리인단 소속으로 노 대통령의 출석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손 변호사는 노 대통령이 헌재에 출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방어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중환 변호사는 "손 변호사 개인적인 생각일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중환 변호사는 5일 두 번째 변론기일에 탄핵 사유에 대한 박 대통령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7시간'을 두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그 시간(5일)까지 제출하려고 노력하는데 자신은 못 하겠다"라고 말했다.

"자료가 오지 않아서 시간이 오래 걸리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중에 말씀 드리겠다"라고 답을 피했다.

헌재, 5일부터 본격적인 심리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장 등 재판관 9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이 열리고 있다. (맨위 왼쪽부터)박한철 소장, 이정미, 김이수, (두번째줄 왼쪽부터)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세번째줄 왼쪽부터)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재판관.
▲ 박근혜 탄핵 결정할 헌법재판관 9인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장 등 재판관 9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이 열리고 있다. (맨위 왼쪽부터)박한철 소장, 이정미, 김이수, (두번째줄 왼쪽부터)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세번째줄 왼쪽부터)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재판관.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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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두 번째 변론기일부터 본격적인 심리가 진행된다. 헌법재판소법 52조 2항은 '다시 정한 기일에도 당사자가 출석하지 아니하면 그의 출석 없이 심리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5일에는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윤전추·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증인 신문 일정이 잡혔다. 또한 10일 3차 변론기일에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최순실씨 순으로 증인 신문을 할 예정이다.

- [클릭]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 기사 보기


태그:#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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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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