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프랑코 바레시를 비롯해 파올로 말디니, 토니 아담스와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게리 네빌까지. 현역 선수 중에서는 토티와 데 로시, 이니에스타, 리오넬 메시. 축구 역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이 선수들은 모두 한 소속팀에서만 활약했고 또 '원클럽맨'이란 공통점이 있다. 소속팀에 대한 충성심을 발휘하며 팀의 희로애락을 함께 느끼는 진정한 의리의 사나이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원클럽맨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기회를 쫓든 명성을 쫓든 아니면 돈을 쫓든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팀에 남아 애정을 과시하는 선수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돈나룸마를 제외하고는 모두 20대 중반의 선수들이지만 숱한 이적 제의를 거절하며 원클럽맨의 길을 걸어왔고, 또 그 충성심을 바탕으로 향후 전설로까지 남을 수 있는 후보를 소개한다.

본론에 앞서 원클럽맨의 정의부터 짚고 넘어가자면 프로 데뷔 이후 한 소속팀에서 적어도 10년 이상 활약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적이 아닌 임대의 경우에는 논란이 있긴 하지만 임대 역시 한 번도 다녀오지 않은 선수를 진정한 원클럽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리그와 그 리그에 부합하는 국적의 선수로 후보를 선정함에 있어 불가피하게 선수 생활 초기에 임대를 다녀온 깁스를 넣었으니 이 점 인지하고 읽어주시길 부탁드린다.

GK 부문 : 잔루이지 돈나룸마(AC 밀란,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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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폰의 뒤를 이을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

부폰의 뒤를 이을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 ⓒ AC 밀란 공식 홈페이지


015년에야 프로무대에서 데뷔전을 치른 선수 보고 무슨 원클럽맨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돈나룸마의 충성심은 익히 유명하고 본인 스스로 팀을 떠날 일은 없다고 했기에 앞으로도 로쏘네리의 일원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유수의 클럽들이 눈여겨봤지만 오로지 AC 밀란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AC 밀란 역시 돈나룸마를 향후 10년 이상 골문을 책임져 줄 골키퍼 자원으로 보고 판매 불가의 입장을 밝혔다.

그야말로 괴물의 등장이었다. 데뷔전부터 클린시트를 작성한 그는 지난 시즌 본격적으로 주전에 도약했고, 이번 시즌 역시 팀 내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 선발 출장하여 풀타임으로 활약 중이다. MOM에도 2회나 선정되었고, 지난 유벤투스와의 슈퍼컵 경기에서 신들린 선방을 펼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경험과 연륜을 중요시하는 특수한 포지션인 골키퍼 세계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쳐내더니 이제는 아주리 군단에도 선발되는 영광을 누렸다.

DF 부문 : 키어런 깁스(아스날, 잉글랜드)

앞서 소개했듯이 깁스는 아스날에서 데뷔전을 치르고 약 3개월 동안 노리치 시티로 임대를 다녀온 경력이 있다. 하지만 유소년 시절의 대부분을 아스날에서 보냈고, 이후 약 10년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200경기 이상 출전하면서 수비의 한 축을 담당하였기에 후보로 선정하게 되었다. 이번 시즌에는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5경기에만 모습을 드러내며 경쟁자인 몬레알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사실 아스날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깁스는 애증의 대상이다. 유소년 클럽 출신이고, 오랫동안 팀에 남아있긴 하지만 그가 출전하는 경기에서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한 번의 실수로 실점까지 이어질 수 있는 포지션 특성상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몬레알이 2월이면 만 31세가 되고, 이번 시즌 경기에 나선 깁스의 움직임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점차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MF 부문 : 코케(AT 마드리드, 스페인)

 미드필더 전 지역을 소화할 수 있는 코케.

미드필더 전 지역을 소화할 수 있는 코케. ⓒ AT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AT 마드리드 유소년 출신인 코케는 프로 데뷔 이후 8년째 팀과 함께 하고 있다. 특히 2011-2012 시즌 도중에 부임한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과 찰떡궁합을 선보였다. 그 다음 시즌 33경기에 출전해 3골과 11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한 것이다. 특히 팀 내에서 세트피스 전담 키커로서 날카로운 킥을 선보였다. 2013-2014 시즌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을 때에도 6골 13도움을 기록한 플레이메이커 코케가 있었다.

골보다는 도움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다. 2012-2013 시즌 이후 지난 시즌까지 매 시즌 도움 10개 이상을 올렸고, 이번 시즌에는 부진하긴 하지만 1골과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시메오네 감독 지휘 아래에서 중앙 미드필더는 물론 양쪽 날개와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선수로 거듭났다. 이러한 코케의 능력에 반한 대형 클럽들이 6000만 유로에 달하는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해서라도 영입하길 희망했지만 정작 코케는 아틀레티코의 제라드가 되고 싶다며 팀에 잔류했다.

FW 부문 :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독일)

월드컵 기간만 되면 놀라운 결정력을 선보이는 뮐러 역시 어느덧 뮌헨에서 보낸 시간이 8년차에 접어들었다. 물론 유소년 클럽부터 바이에른 뮌헨 2군에서 활약한 시간까지 포함한다면 그 기간은 훨씬 늘어날 것이다. 2009-2010 시즌 당시 지휘봉을 잡았던 반 할의 신뢰 속에 13골과 11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고, 각종 언론들은 게르트 뮐러의 재림이라며 극찬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5골과 3도움을 올리며 최우수 신인상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뮌헨이 트레블을 차지했던 2012-2013 시즌 역시 최다 득점자로 활약한 뮐러가 있기에 가능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강력한 상대일 줄 알았던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1차전 2골, 2차전에서도 1골을 넣으며 침몰시켰다. 지난 시즌엔 레반도프스키와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7경기 연속으로 골을 넣은 대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엔 우측 공격수로 다소 부진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한 골과 5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선두 수성에 공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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