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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의 권리 회복을 요구하며 1년 넘게 농성투쟁을 벌여온 노조가 있는데도 인천시가 같은 회사의 다른 노조에 노사화합상에 해당하는 산업평화대상을 줘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지난 12월 27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26회 산업평화대상 시상식'을 개최해 단체부문 기업체 2곳과 노조 2곳, 개인부문 사용자 4명과 노동자 4명에게 상패와 깃발, 현판을 수여했다.

이 산업평화대상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사화합과 산업평화 정착에 기여한 노동자와 노조, 사용자와 기업체를 발굴해 포상함으로써 노사 협력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해 1991년에 처음 제정됐다.

시는 "올해 특히 시 노사민정협의회에서 기존 노사와 노노 간 갈등을 해소하고 산업평화에 기여한 단체와 노사 화합으로 산업재해율이 낮은 기업의 노동자와 사용자 중심으로 수상자를 결정해 의미가 더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단체부문에서 '핸즈코퍼레이션노조'가 수상했는데, (주)핸즈코퍼레이션에는 이 노조 말고 민주노총 소속의 '전국금속노조 핸즈코퍼레이션지회'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1년 넘게 민주노조 권리 회복을 위한 농성을 진행해왔기에, 논란이 된 것이다.

지난 2011년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된 후 복수노조가 있는 사업장은 특정 노조를 지나치게 우대하거나 차별해선 안 되는 '공정 대표의무'를 지고 있는데, (주)핸즈코퍼레이션은 이를 위반해 2015년에 시정조치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자,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소송을 제기하고 농성을 진행한 것이다.

이뿐 아니라, 시는 '올해 특히 노사화합으로 산업재해율이 낮은 곳을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했는데, (주)핸즈코퍼레이션은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5년 산업재해율이 높았거나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한 사업장'에 포함됐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주)핸즈코퍼레이션은 2015년 1공장 9명, 2공장 9명, 5공장 11명 등, 3개 공장에서 총29명이 산업재해를 당했다. 이는 '규모별 동종업종 평균 재해율'보다 7배 이상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발표에 포함된 사업장들은 향후 3년간 각종 정부 포상이 제한된다.

전국금속노조 인천지부 관계자는 지난 12월 30일 <시사인천>과 한 전화통화에서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그렇게 장기간 농성투쟁을 해서 겨우 요구 사항을 받아내고 농성을 정리했지만 갈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아직 보기 어렵고, 노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고 조합원들의 불만이 많은 복수노조에 산업평화대상을 주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 뒤 "또, 장시간 노동과 작업환경 등 위험에 노출된 부분이 많아 산업재해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사업장에 이런 상을 주는 것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노사협력팀 관계자는 "노사민정협의회에서 결정한 사항으로, 지난해에는 갈등이 심했지만 올해 갈등이 해소됐기에 선정된 것으로 안다"며 "산업재해 관련해선 사측에는 포상을 못 주지만, 노조나 노동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해석을 받아 시상했다"고 해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http://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인천시, #산업평화대상, #핸즈코퍼레이션, #노조, #복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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