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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手 손 수(手)는 다섯 손가락을 펼친 모양을 정면에서 보고 그린 상형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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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여행하다 보면 손재주가 뛰어난 중국인들을 자주 만난다. 손에 검은 기름이 묻는 것을 개의치 않고 맨손으로 자전거를 뚝딱 고쳐내는 사람에서부터 밀가루 반죽 덩어리를 어느새 가느다란 면발로 만들어내는 사람, 긴 막대 끝 스펀지 붓에 물을 묻혀 보도블록에 서예 글씨를 쓰는 사람까지 참 다양하다.

역사적으로는 보는 눈을 의심하게 하는 빼어난 수공예품이 더 수두룩하다. 청대 3대의 장인이 만들었다는 상아투화운룡문투구(象牙透花雲龍紋套球)는 지름 11.7cm 상아를 외부에서 조각해 총 17개의 얇은 공을 내부에 회전 가능하게 만들었다.

높이 1.6cm, 길이 3.4cm 작은 올리브씨앗에 소동파와 뱃사공 등 여덟 명이 탄 배를 만들고 그 아래 300자가 넘는 <후적벽부>를 새긴 진조장(陳祖章)의 조감람해주(雕橄欖核舟)는 인간의 손이 얼마나 무궁한 재능을 지녔는지를 새삼 생각하게 만든다.

그 빼어난 역사적 손기술을 보유한 중국이지만, 기계로 만드는 'made in China' 제품의 국가브랜드 가치는 아직 그리 높지 않은 상태다.

손 수(手, shǒu)는 다섯 손가락을 펼친 모양을 정면에서 보고 그린 상형자다. 변에 쓰일 때는 한 획을 줄인 수(扌)의 형태다. 손은 쓰임이 많다보니 중국어에서 활용도 다양한데, 초보는 신수(新手), 중고품은 이수(二手), 손에 뽑을 만큼 뛰어난 것은 나수(拿手) 등으로 표현한다. "한 수 보여주다(露一手)"나 "손이 근질근질하다(手痒)", "손이 크다(手大)" 등의 표현은 우리말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

중국에서는 손을 이용한 인사법이나 숫자 표현법 등이 다양하게 사용된다. 대표적인 것이 공수(拱手)인데, 남자는 오른 주먹을 왼손바닥으로 감싸고 가슴 높이에 올려서 상대방에 대한 공경을 표한다.

상대방에게 왼손을 보이는 것은 공경을, 오른손을 보이는 것은 공격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자는 오른쪽을 공손의 의미로 여기기 때문에 공수를 할 때 왼 주먹을 오른손바닥으로 감싸야 한다.  

또 상대방이 차를 따라 줄 때 테이블을 두 번 정도 가볍게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동작으로 '감사'를 표시하며, 1에서 10까지 숫자를 한 손으로 나타내는 손동작을 통해 시끄러운 환경 속에서도 물건 값을 멀리까지 홍보하기도 한다.

중국어에 "군자는 입을 움직이지, 손을 움직이지 않는다(君子動口不動手)"는 말이 있다. 상대방을 합리적인 이치로 설득하지, 폭력적으로 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요즘은 입으로 말만 하는 군자보다는 손으로 실천하는 지도자가 더 환영받는 시대인지도 모르겠다. 내 곁에서 늘 나를 위해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자신의 손을 한번 어루만져주고, 또 그 안에 간직된 새로운 능력을 계발해보려는 작은 시도라도 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