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막바지까지 펼쳐진 강등 경쟁 후에 아스톤 빌라와 노리치 시티,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잉글랜드 챔피언십 리그로 떨어졌다. 내려가는 팀이 있다면 올라오는 팀 또한 있는 법. 1년 만에 번리가 프리미어리그로 화려하게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45라운드에서 승격을 확정 짓고, 마지막 라운드에선 우승을 확정 지으며 겹경사를 누렸다. 한때 이동국 선수가 활약했던 미들즈브러 역시 마지막 라운드에서 극적으로 승격에 성공했고, 헐시티는 4위로 리그를 마쳤지만, 플레이오프를 통해 마지막 EPL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아쉽게도 승격팀 대부분은 강등 후보 1순위로 꼽히곤 한다. 한 시즌 동안 2부 리그에서 치열한 경쟁과 46경기라는 대장정을 치르지만 1부 리그의 벽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시즌에도 18라운드가 진행 중인 현재, 승격팀들의 성적은 좋지 못하다. 가장 높은 번리 승점 20점을 획득하며 14위, 그 뒤를 18점으로 미들즈브러가 쫓고 있지만 헐시티는 극도의 부진과 함께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런데도 팀의 수비를 책임지고 있는 주축은 있게 마련이다. 공교롭게도 모두 잉글랜드 출신인데, 이들에 대해 본격적으로 살펴보자.

[15위] 미들즈브러: 벤 깁슨

 제2의 존 테리로 주목받고 있는 벤 깁슨.

제2의 존 테리로 주목받고 있는 벤 깁슨. ⓒ 미들즈브러 공식 홈페이지


아스널에서 한 시즌 임대된 챔버스와 함께 중앙 수비를 이끌고 있다. 팀이 치른 18경기 동안 유일하게 전 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1993년생의 어린 나이지만 카랑카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들즈브러에서 데뷔했지만 이후 줄곧 임대 생활을 전전하고 처음 맞이하는 EPL 무대에서 전혀 주눅 들지 않는 수비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백스리로 전향한 첼시와 함께 아스널이 눈여겨보고 있으며 향후 삼사자 군단의 수비를 책임질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 위치는 센터백이지만 왼발잡이인 그는 왼쪽 풀백까지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지녔다. 기록으로 살펴봐도 준수한 활약이다.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토트넘과 경기에서 한 골을 신고하며 결정력도 보여줬다. 경기당 1.5개의 가로채기와 한 번의 걷어내기, 팀 내 2위에 해당하는 오프사이드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다. 패스 성공률도 86.5%로 백포라인을 구축하는 구성원 중에서 단연 높은 수치를 보여주었다. 빌드 업을 바탕으로 수비 위치에서부터 공격을 풀어나가는 모습을 종종 보여준다.

[14위] 번리: 마이클 킨

 수비는 물론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마이클 킨 .

수비는 물론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마이클 킨 . ⓒ 번리 공식 홈페이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소년 출신으로 2011년 잠깐 1군에 합류했지만 치열한 주전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임대를 전전했다. 역시나 1993년생의 어린 나이지만 임대하러 다닌 팀만 하더라도 네 팀이나 된다. 그중 마지막 목적지였던 번리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고, 임대 후 완전 이적에 성공한다. 이번 시즌 다시 최상위 리그로 복귀한 팀에서 주전 센터백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0월 글렌 존슨의 대체자로 잉글랜드 대표팀에 발탁되는 영광을 누렸다.

191cm와 82kg의 준수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공중 경합에서 쉽게 우위를 점한다. 팀 내에서도 센터백 듀오인 벤 미와 함께 3.2개의 압도적인 기록을 보여주었다. 번리가 치른 17경기에서 28실점을 했지만 킨을 비롯한 백포라인과 골키퍼 톰 히튼은 비난보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벤 깁슨과 마찬가지로 팀 내에서 유이하게 모든 경기에 출전해 풀타임 활약 중이고, 득점에도 성공하며 선전 중이다.

[20위] 헐 시티: 커티스 데이비스

 EPL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커티스 데이비스

EPL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커티스 데이비스 ⓒ 헐 시티


이번 시즌 헐시티는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주장으로 팀의 수비를 책임지고 있는 커티스 데이비스는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 다른 베테랑 수비수 도슨 혹은 수비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리버모어와 함께 중앙 수비를 구축하여 상대 공격수들을 봉쇄하고 있다. 비록 최하위 팀답게 19위 스완지 시티 다음으로 많은 실점을 허용했지만, 지금의 기록도 데이비스가 있기에 가능한 결과임은 분명하다.

2013-2014시즌을 앞두고 헐 시티의 유니폼을 입은 데이비스는 팀이 강등되었을 때도 충성심을 나타내며 운명을 함께했다. 그 결과 챔피언십리그에서 극적으로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격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고, 이번 시즌 초반에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특히 8월에 철벽과 같은 수비력을 과시했는데 개막전부터 바디를 봉쇄하며 EPL 8월 최고의 선수 랭킹에서 5위에 올랐다. 스노드그라스와 함께 MOM에 2번 수여되며 공동 1위에 올라있고, 후스코어드닷컴 기준으로 팀 내에서 독보적인 평점 1위로 맹활약 중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커티스 데이비스 마이클 킨 벤 깁슨 EPL 해외 축구
댓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