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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칭 '교통 오타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가 연재합니다.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최신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가차없이 분노하는, 그런 칼럼도 써내려갑니다. 여기는 <박장식의 환승센터>입니다. - 기자 말 

 삼각지역 환승통로에 설치된 해피스팟 단말기의 모습.
 삼각지역 환승통로에 설치된 해피스팟 단말기의 모습.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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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조금이라도 오래 타고 가면 휴대폰 사용이 유일한 낙. 하지만 밤 사이 충전을 못 해서 일어나 보니 10%라면, 출근하거나 등교하는 내내 멍 때리며 지하철 터널 속만 쳐다보며 30분, 40분동안 기다려야만 한다. 휴대폰을 만지는 옆 사람이 부러워지기는 처음이다. 지각이라고 보조배터리도 못챙겼다.

그런 이들을 위해,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했다. 지난해 12월 26일부터 '크리스마스 선물'마냥 서울 지하철 5~8호선에서 첫 선을 보인 '해피스팟'이다. 5~8호선 역사에 한 기씩 설치된 키오스크에서 보조배터리를 빌리고, 원하는 5~8호선 전철역에서 반납하는 혁신적인 방식이다. 가격도 무료이거나 저렴하다. 3시간 안에 반납하면 무료, 3시간부터 12시간까지는 1000원이니 말이다.

첫 선을 보인 '해피스팟'을 26일과 27일, 출범 이틀동안 사용해보았다. 편리함도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불편함이 발목을 잡을 때도 있었다. 해피스팟의 솔직한 후기와 함께, 해피스팟이 더욱 이용객에게 가까워지려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살펴보았다.

집 앞 전철역에서 빌리는 보조배터리... 가입절차가 '말썽'

 해피스팟 어플리케이션의 실행 화면.
 해피스팟 어플리케이션의 실행 화면.
ⓒ ㈜프리비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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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스팟이 설치된 응암역에서 보조배터리를 빌리려고 했다. 해피스팟 단말기 앞으로 다가서니 커다란 스크린이 먼저 눈에 띄었다. 위쪽의 LCD 스크린은 광고스크린, 중간의 LCD 스크린은 대여나 반납을 진행할 때 사용하는 터치스크린이었다. 가까이 다가가 대여를 하려고 하니,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 회원가입을 하라는 메시지가 떴다.

Play 스토어에서 '해피스팟' 어플리케이션을 찾아 다운로드받았다. 회원가입 버튼을 누르니 휴대폰번호로 인증이 필요했다. 편리한 아이핀 인증절차가 있는데 휴대폰 인증을 해야 하는 것이 의아했지만, 일단은 휴대폰번호와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인증번호가 오기를 기다렸다. 인증번호가 도착해서 인증번호를 보고 다시 해피스팟 어플로 돌아왔는데, 앱이 초기화가 되어있었다.

처음부터 가입절차를 다시 밟아야 했다. 홈버튼을 누르면 어플리케이션이 초기화가 되는 형태로 어플리케이션이 짜여져 있었다. 이렇게 하면 팝업 형태로 문자가 떠오르는 최신 휴대폰이 아니라면 정상 방법으로는 가입할 수 없었다. TTS를 이용해 문자를 읽어주는 기능을 켜 가입할 수 있었지만, 어플리케이션을 만들면서 왜 이런 기능을 넣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해피스팟 대여화면.
 해피스팟 대여화면.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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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가입에 성공하고 보조배터리를 빌릴 수 있었다. 회원대여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해피스팟 어플리케이션에 뜬 인증번호를 기기에 입력하면 된다. 키오스크에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인증번호를 입력하니 잠시 후 둔탁한 소리와 함께 보조배터리가 케이블이 꽂힌 채로 함께 나왔다. 사용하는 기기에 맞춰 케이블이 나오니, 이제 보조배터리를 이용할 차례이다.

3시간동안 무료로 대여... 보조배터리 '빌릴 만하네'

 해피스팟을 통해 대여한 보조배터리.
 해피스팟을 통해 대여한 보조배터리.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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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 탑승하기 전 의자에 앉아 보조배터리를 사용했다. 케이블이 시중에 판매되는 것보다 두꺼워서 케이스를 빼고 사용한다는 점만 뺀다면 꽤나 쓸만했다. 보조배터리에는 게임광고가 있다. 이용객이 보조배터리를 한두번 정도는 본다는 것을 생각하면 꽤나 괜찮은 광고방법이다. 휴대폰에 배터리를 끼우니 붉은색 등이 들어온다. 이제 휴대폰을 충전시키면서 이동하면 된다.

6000mA 정도의 용량을 가진 보조배터리는 생각보다 묵직했다. 손에 들고 쓰자니 무겁고, 배터리를 내려놓고 쓰기에도 줄이 짧은 상황. 일단은 들고 가면서 사용했지만, 무거운 것을 들기 어려운 사람들이 사용하기에는 기능에 비해 너무 묵직하지 않나 싶었다. 그래도 장거리를 이용할 때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으니 가방, 주머니 속에 넣으면 될 듯했다.

괜찮은 기능은 반납/대여에 차질이 있을 것을 대비해 만든 대여예약, 반납예약 기능이었다. 이용하기 30분 전부터 예약이 가능하다. 예약을 해 두면 현장에서 배터리가 없어 사용하지 못할 확률이 줄고, 배터리함이 꽉 차 반납에 차질을 빚을 경우를 방지할 수 있다. 또, 예약/반납 서비스를 통해 내가 내릴 역 어디에 기기가 있나를 체크할 수 있어 좋다.

 사용한 기기를 편리하게 반납할 수 있다.
 사용한 기기를 편리하게 반납할 수 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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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이용하면서 효창공원앞역과 삼각지역에 각각 한 번씩 반납했다. 삼각지역은 환승통로 중간에, 효창공원앞역에는 개찰구 앞에 키오스크가 위치해 있었다. 반납절차 역시 어렵지 않다. 반납 버튼을 누르고 휴대폰번호와 어플리케이션 내 인증번호를 누른 뒤, 대여했던 배터리를 배터리함에, 케이블을 지정된 반납 잭에 꽂고 확인버튼을 누르면 된다.

3시간동안 이용하면 이용요금은 무료, 12시간까지는 1000원의 요금이 부과된다. 24시간까지는 3000원 등 점점 이용요금이 올라가는 방식인데, 7일의 반납기한이 지나면 기기 변상금 34650원을 납부하는 방식이었다. 또 기기의 손/망실 시 배터리 33000원, 케이블 1650원의 요금을 별도로 지불하는 방식이니, 3시간이 넘더라도 기존의 배터리 대여나 급속충전을 위해 지불하던 금액에 비해 저렴하다.

다만 반납에서 아쉬움이 있다. 보조배터리 내에 NFC 칩이 있고, 반납하는 곳에도 NFC 인식기가 있다. 대여할 때는 어느 정도 본인확인 절차가 필요하지만, 반납할 때는 복잡하게 인증번호나 휴대폰번호를 누르는 대신 NFC를 통해 자동으로 반납할 수 있게 하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안정화되지 않은 서비스, 적은 키오스크는 '단점'

해피스팟 이용 첫 날, 초기안정화가 잘 되지 않았던 문제가 있었다. 실제로 12월 25일까지 시범가동 기간 없이 26일 첫 운용을 시작했기 때문에 예상된 결과였다. 이로 인해 대여하려는데 보조배터리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대여처리가 된다든가, 반납을 했음에도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고객센터에 연락해야만 하는 자잘한 문제점이 있었다.

또 기기변경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 클리앙 이용자가 사이트에 남긴 평에 따르면, '최초 가입한 휴대폰에 맞는 단자만 나오기 때문에 갤럭시로 가입하고 아이폰으로 기변하면 해피스팟을 이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탈퇴 후 동일 번호로의 재가입은 3개월 후 가능하기 있기 때문에 3개월간은 해피스팟을 이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또 고객센터가 운영하지 않을 때 기기 문제, 장치 문제로 대여에 오류가 생겼거나, 긴급한 문제가 생기면 대처하기 어려운 것 역시 단점으로 꼽힌다. 공식 콜센터는 평일 9시 30분에서 7시까지만 운영한다. 또 다른 콜센터는 공휴일과 주말에도 운영하지만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만이다. 첫차시간대에 문제가 생기면 한 시간 뒤에 운영을 시작해서 괜찮지만, 막차시간대에는 기기 자체 문제가 있더라도 부당한 요금을 부가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외국인, 장애인들이 손쉽게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것 역시 단점이다. 한국 휴대폰번호가 있어야만 가입이 가능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해결되어야, 모든 사람이 문제없이 해피스팟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또 키오스크가 적어 대여나 반납이 다소 불편한 것 역시 단점으로 꼽힌다. 출구별로 다른 개찰구를 쓰는 몇몇 역의 경우 키오스크가 한 기밖에 없다면 대여나 반납을 위해 반대편 출구까지 걸어가야만 한다는 문제가 있다. 승강장, 개찰구, 환승통로, 출구 인근 유휴공간 등 다양한 곳에 키오스크를 설치하여 이용객이 보다 편리하게 해피스팟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해피스팟 키오스크의 모습.
 해피스팟 키오스크의 모습.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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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해피스팟이 기대되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피스팟이 기대되는 이유는 '따릉이'만큼이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도시철도 내에서 별다른 문제 없이 와이파이를 할 수 있는데다가, 최근 해피스팟을 통해 이동 충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첨단 도시철도를 표방하는 서울 지하철에 딱 맞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무인자전거 대여 서비스 '따릉이'가 절찬리에 운영되고 있고, 무인 대여가 가능한 카쉐어링 분야는 점점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단순히 이동수단만이 아닌 분야에서의 첫 공공대여가 바로 해피스팟이다. 이는 '해피스팟'을 통해, 무인대여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공공대여를 할 수 있는 분야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전에 언론, 그리고 방송을 통해 '유비쿼터스 시대'라는 말이 오갔던 적이 있다. 언제 어디에서나 제약 없이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인터넷을 활용한 사물, 기술적인 변화가 바로 유비쿼터스이다. 해피스팟은 단순한 '보조배터리 대여 시스템'일까, 아니라면 정말 혁신적인 '유비쿼터스 시스템'일까. 해피스팟은 인터넷을 사용한다. 또 제약 없이 인터넷 단말기를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을 제공한다. 해피스팟은 유비쿼터스 시스템이다.

해피스팟을 밑거름삼아 또 다른 공공대여 시스템이 나온다면, 그리고 시민들이 그것을 제약없이, 일상의 한 부분처럼 이용한다면, 그것이 여러 매체에서 입이 닳도록 말했던 진짜 '유비쿼터스 시대'가 열리는 것일 게다. 이미 우리 손 안의 스마트폰 덕분에 한 걸음 성큼 다가왔지만 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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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교통 칼럼도 날리고,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투잡따리 시민기자. 그리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공연소식, 문화계 동향, 서평, 영화 이야기 등 문화 위주 글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