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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전경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전경
ⓒ 이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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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엔 유명한 미술관이 많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반 고흐 미술관, 크뢸러 뮐러 미술관 등 둘러볼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암스테르담에 왔으면 렘브란트(1606~1669년)의 작품들을 봐야 한다. 파리 루브르에 <모나리자>가 있다면 암스테르담엔 렘브란트의 <야경>(원제: 프란스 바닝 코크 대장의 민병대)이 있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 가면 곳곳에서 렘브란트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렘브란트 공원
 렘브란트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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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는 네덜란드 사람들에게 상당히 소중한 인물인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이 특히 많이 좋아하는 빈센트 반 고흐도 암스테르담 미술관에서 렘브란트의 <유대인 신부>를 보고는 그림에 반해 "열흘 내내 딱딱한 빵조각을 유일한 음식으로 삼았지만, 이 그림 앞에 앉아 머물 수 있었기 때문에 인생의 10년은 행복할 것이다"(<네덜란드 벨기에 미술관 산책> 81쪽)라고 했다고도 하니 네덜란드 사람들이 렘브란트를 자랑스러워할 만하다.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 있을 정도인 반 고흐도 찬사를 보냈을 만큼 렘브란트는 유명한 화가이다. 그래서였는지 암스테르담에 머물면서 렘브란트의 작품들과 렘브란트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방문한 곳은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이다. 이곳은 렘브란트가 1639년부터 1658년까지 살았던 곳인데 박물관으로 꾸며져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다고 한다.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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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이곳에선 렘브란트가 생활했던 공간과 사용했던 가구들, 회화와 판화 작품들, 그리고 그가 소재로 삼았던 조각상과 소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렘브란트는 초상화에서부터, 정물, 풍경, 판화에 이르기까지 매우 뛰어난 재능으로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던 예술가이다. 이곳에선 렘브란트의 회화뿐만 아니라 많은 동판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으며, 실제로 동판화를 어떻게 만드는지 설명을 들어볼 수도 있다.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내부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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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주방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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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각종 소품들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각종 소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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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시간에 판화를 찍을 수 있는 작업실에서 렘브란트가 어떤 식으로 판화 작업을 했는지 설명해 준다. 가장 먼저 표현하고자 하는 형상을 날카로운 도구(드라이 포인트)로 긁은 후 판을 부식처리한다. 그리고 잘 파인 동판에 잉크를 바르고 나머지 면들에 남은 잉크를 문질러 제거한 후 판화를 찍을 종이를 덮은 후 압착 롤러를 통과시키면 멋진 판화가 완성된다. 어린 시절 미술 시간에 해보곤 다시 해보지 못했던 판화 작업을 여행지에서 보다니!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동판화 실습실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동판화 실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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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동판화 실습 도구들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동판화 실습 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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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동판화 실습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동판화 실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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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동판화 실습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동판화 실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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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생활 공간과 작업실 등을 돌아보고 더 윗층으로 올라가면 렘브란트가 색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고 사용했는지를 실제로 물감을 만들어가며 설명해주기도 한다. 평소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감상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꽤나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보통 사용하는 물감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색을 가진 원료 가루들을 적절히 반죽하고 곱게 갈아서 물감을 만들고 이들을 섞어서 색을 만들 수 있는 물감을 만든다. 이 과정은 마치 마술의 한 장면 같았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 자체도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작업일 텐데 거기에 사용하는 물감을 이렇게 힘들게 만들어야 했다니. 게다가 벽면을 꽉 채울 정도의 그림도 있던데 대체 이렇게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물감이 필요할 것이며, 그것을 만드는 데 얼마나 힘이 들었을 것인지 생각하니 화가라는 직업이 굉장한 육체 노동이었을 것 같다.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물감만들기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물감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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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물감만들기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물감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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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물감재료들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물감재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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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만들기 수업을 듣고 또 한층 올라가면 렘브란트의 그림을 연구해서 그가 어떤 방식으로 색을 사용했는지 이해를 돕는 일종의 색 연구실(RembrandtLab)이 있다. 이곳에는 렘브란드가 색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이와 같은 유산이 현대의 제품 제조에 어떤 방식으로 응용할 수 있을 것인지 등을 연구한 결과들이 소개되어 있다. 렘브란트의 그림 샘플을 이용해 단면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기도 하는 등 소재 측면의 연구를 통해 렘브란트가 색을 만들고 채색한 결과들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작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미술관들을 돌아보면서 그림의 의도, 그림이 풍기는 느낌 등을 감상해 보는 것은 일반적인 경험이지만 공학도였고 여전히 엔지니어를 업으로 하고 있는 내겐 이와 같은 접근 방식이 매우 흥미롭고 새롭게 다가왔다. 학제간의 융합이 유행인 시대인데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예술, 과학, 철학 등은 함께 섞여 있었던 것을 보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풀기 위한 실마리들은 과거에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렘브란트 랩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렘브란트 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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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집 박물과, 렘브란트 랩
 렘브란트의 집 박물과, 렘브란트 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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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렘브란트 랩 색 샘플들
 렘브란트의 집 박물관, 렘브란트 랩 색 샘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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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엔 흥미로운 곳들이 많았는데 기간이 정해져 있는 여행이다 보니 보다 많은 곳들을 찾아가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혼자 하는 여행이다 보니 발길 닿는대로 골목골목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면 예기치 못하게 벽화를 만나게 된다든지 하는 소득도 얻을 수 있다. 낭만이 가득 깃든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을 다시 찾아오고 싶은 여행지 목록에 올려놓고 다음 도시 로테르담으로 떠난다.

암스테르담 골목을 걷다 마주친 벽화
 암스테르담 골목을 걷다 마주친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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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렘브란트, #렘브란트의 집, #해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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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지치지 말기를. 제발 그러하기를. 모든 것이 유한하다면 무의미 또한 끝이 있을 터이니. -마르틴 발저, 호수와 바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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