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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고 정문 모습.
 하나고 정문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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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일 서울서부지검은 '입시부정과 교사채용 비리 등'의 혐의로 고발된 하나고를 무혐의 처분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검찰의 불기소 결정서(무혐의 처분서)에 의하면, 서울교육청 감사를 통해 밝혀진 학생 입시·교사 채용에 부정이 있었음을 검찰 수사에서도 인정했다. 그런데, 왜 검찰은 무혐의 처분이라는 결론을 내린 걸까.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고를 준비하고 있다. 검찰의 불기소처분서를 통해 하나고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따져보고자 한다. 첫 번째 기사는 입시 부정, 두 번째 기사는 교사 채용 부정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 기자말

전형 기준 위반해 학생 선발한 하나고

 검찰이 밝힌 하나고의 입시 부정 사례들이다. 애초 공고한 기준에서 벗어나 점수를 주거나 아예 중간에 기준을 변경한 경우도 있으며, 점수를 잘못 입력한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검찰은 무혐의라고 결론 내렸다. 모든 학생에게 적용했기 때문에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주장인데,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검찰이 밝힌 하나고의 입시 부정 사례들이다. 애초 공고한 기준에서 벗어나 점수를 주거나 아예 중간에 기준을 변경한 경우도 있으며, 점수를 잘못 입력한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검찰은 무혐의라고 결론 내렸다. 모든 학생에게 적용했기 때문에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주장인데,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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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결과에 의하면, 하나고는 ①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을 마친 후 별도의 정성평가를 실시했다 ② 사회적 배려대상자, 강남3구 출신 합격자 제한, 남녀 성비 등을 고려하여 합격자를 결정했다 ③ 1차 서류, 2차 면접 이외에 추가로 실시한 전형소위원회 평가 점수는 이미 결정된 합격자에 대하여 입학부장이 사후에 일률적으로 부여했다는 사실 등이 인정된다.

검찰은 이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별 문제가 아닌 것처럼 처리했다.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전형이 끝난 뒤 점수를 종합하는 게 아니라 점수를 조정했다는 것부터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평가 기준이 '지원자의 발전 가능성 등 정성평가'였다는 점이 더욱 의심을 키운다. 서류전형이나, 특히 면접 전형에서 당연히 정성평가가 이뤄졌는데 여기에 또 별도의 정성평가를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해마다 반복적으로 나오는 "전형소위원회 평가 점수를 부여함에 있어 사전 공지된 전형계획을 위반한 사실 또는 평가 기준을 벗어나서 점수를 부여한 사실 등이 인정되지만 이것이 특정 지원자를 합격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검찰이 수사 결과에 여러 차례 적시한 "사전에 공지된 전형 계획을 위반" "평가점수 기준을 벗어나 점수를 부여" "기존에 학교장 결재를 받은 기준과 다른 기준이 적용" 등의 내용에서 알 수 있듯 하나고가 애초 기준과 다르게 학생들을 평가한 것을 인정했다. 그런데, 지원자 전원에게 동일하게 적용돼 합격에 영향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무혐의 처분한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에 걸쳐 점수 보정을 통해 당락 결과가 바뀐 학생 수가 90명 정도라고 한다. 이는 전체 입학 정원의 15%에 이르는 엄청난 숫자다.

특히 검찰이 인정한 사실 세 번째(1차 서류, 2차 면접 이외에 추가로 실시한 전형소위원회 평가점수는 이미 결정된 합격자에 대해 입학부장이 사후에 일률적으로 부여했다)는, 서울시교육청 감사에 따르면 하나고 교감(입학전형위원회 부위원장)은 '전형위원회 회의 때 5점을 부여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입학전형위원 대부분이 그런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 또한 전형위원인 교사 일부는 '회의 이후 통계 처리 담당자에게 합격자에게만 5점을 부여하도록 조치했다'는 등 서로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애초에 공고한 전형 기준에 따라서 학생에게 점수를 주고, 그 점수에 따라서 학생을 선발하지 않았다면 그것 자체가 입시 부정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 도중에 선수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규칙(점수부여 기준)을 바꾸어 놓고 경기 결과를 받아들이라고 하면 누가 승복할 수 있을까. 그것 때문에 승부 결과가 달라진 건 아니라고 하는 말을 어떤 선수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과연 지원했다가 불합격한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하나고가 애초 공고한 전형기준과 다르게 점수를 부여했고, 점수 부여 기준을 벗어나서 점수를 줬으며, 평가 기준을 중간에 바꿨다는 걸 알았다면 그 결과를 수용했을까. 검찰과 하나고는 이 점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남녀 비율 조정? 그 자체가 입시 부정

 하나고의 입학 전형 요강. 2015년 이전에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선발한다고 공고했다(위 이미지). 그런데, 하나고는 남녀 비율을 사후에 조정해 여학생을 떨어뜨리고 남학생을 합격시켰다. 검찰도 이를 확인하였는데, 무혐의라고 결론지었다.
 하나고의 입학 전형 요강. 2015년 이전에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선발한다고 공고했다(위 이미지). 그런데, 하나고는 남녀 비율을 사후에 조정해 여학생을 떨어뜨리고 남학생을 합격시켰다. 검찰도 이를 확인하였는데, 무혐의라고 결론지었다.
ⓒ 하나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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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수사 결과를 그대로 인정하더라도 하나고의 입시 과정에는 부인할 수 없는, 심각한 입시 부정이 있다. 이것 때문에 합격과 불합격 결과가 뒤바뀌었다. 바로 '남녀 비율 조정' 문제다.

하나고 모집 인원은 200명이다. 2015년까지 모집 공고에 남녀를 구분하지 않다가 2016년부터 남녀 비율을 50%씩 구분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즉, 2015년 이전에는 신입생 선발에서 남녀 비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었다. 남녀 상관 없이 성적순으로 뽑아야 했다.

검찰은 "사회적 배려대상자, 강남3구 출신 합격자 제한, 남녀 성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회의를 통해 합격자를 결정"했다는 하나고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혐의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하나고와 검찰의 이런 주장을 그대로 인정하더라도 입시 부정이 있었다.

하나고의 사회통합전형(이전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 모집 인원은 다른 자율형사립고처럼 20%, 인원수로는 40명이다. 사회통합전형은 트랙 자체가 일반 전형과 구분돼 있어서 그 전형 지원자들끼리만 경쟁하므로 이 전형 지원자 배려를 이유로 점수를 조정할 필요가 없다. 만약 조정을 했다면 그것 자체가 입시부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강남3구 출신 제한' 역시 별도로 점수를 조정할 이유가 없다. 강남3구 학생의 비율이 20%를 넘지 못한다는 것은 하나고 설립 허가 조건 중 하나였다. 강남3구 학생 20% 제한은 애초 공고된 전형 기준에 나와 있기 때문에 강남 3구 이외 지역 출신 학생보다 점수가 높아도 20%를 넘어서면 자동으로 불합격되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점수를 조정할 필요가 없다. 강남 3구 학생들의 점수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점수는 그대로인데 당락이 달라진다는 의미이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 남녀 비율 조정이다. 남녀 비율은 하나고의 전형 기준이나 공고 어디에도 없는 조건이다. 남녀공학 자율형사립고인 한가람고, 이대부고, 현대고 등은 남녀를 구분해 선발하고, 한대부고는 구분 없이 선발한다고 애초부터 공고하고 실제로 그렇게 선발한다.

남녀공학 자율형사립고에서 남녀를 구분해 선발을 하든, 구분 없이 선발하든 학교가 자체적으로 정해서 공고하고, 공고대로 하면 된다. 그런데, 하나고는 2015년 이전 전형 공고 어디에도 남녀를 구분해 선발한다는 공고가 없었다.

그런데, 하나고는 남녀 비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했다. 하나고 측은 '전형 공고는 남녀 비율을 구분하는 것으로 하지 않았지만 기숙사 시설 수용 문제로 인한 남녀 비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했다'고 인정했다.

검찰 수사 결과도 남녀 비율을 조정해 합격자를 최종 결정했음을 확인하고 있다. 그 결과 점수로는 불합격인 남학생이 남자라는 이유로 합격하고, 점수로는 합격권에 들어가는 여학생이 여자라는 이유로 불합격했다. 공고되지 않은 이유로 합격자가 바뀐 건 명백한 입시부정으로 보인다.

만약 사법고시나 임용고시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만약, 사법고시에서 공고에 아무 제한이 없었는데 여성 합격자가 너무 많다고 여성 응시생을 불합격 처리하고, 남성 응시생을 합격시켰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특정 지원자를 위해서 조작한 것이 아니니 문제가 없다고,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임용고시도, 공무원시험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남녀를 구분하거나 한쪽 성별에 상한선을 정하는 등 전형기준이 별도로 공고됐으면 모를까, 그것이 없었다면 남녀 구분 없이 점수 순으로 합격자를 정하는 게 상식이다. 그러지 않았다면 입시부정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적어도 이런 면에서 하나고는 문제가 있었다. 검찰도 이를 확인했지만, 무혐의 처분했다.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 다음 기사에서는 교사 채용 관련 부정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를 분석합니다.

[관련 기사] 하나고 입시 부정 무혐의 처분, 검찰은 재수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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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