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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의 농장에서 수확한 늙은 호박
 남편의 농장에서 수확한 늙은 호박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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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푹 삶아 곱게 다져진 늙은 호박에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린다
 푹 삶아 곱게 다져진 늙은 호박에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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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박으로 고추장을 담갔어? 어떻게?"

내가 늙은 호박으로 고추장을 담갔다니까 친구들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어 금세 먹을 정도로 아주 좋아"라고 하니 친구들이 더욱 궁금해하는 눈치다.

올해는 남편의 농장에서 수확한 늙은 호박이 생각보다 많았다. 지난 가을, 저녁에 퇴근해 돌아오는 남편의 손에는 한동안 날마다 호박이 들려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난 "호박이 또 있었어?"라 물었고, 남편은 "호박이 여기저기 숨어 있더라고"라며 좋아했다.

그러면서 "어때 이젠 나 농사 잘 짓지?" 하며 내게 자랑하듯 물어보기도 했다. 늘어가는 호박을 몇 개나 되는지 쌓아 놓기 시작했다.

둥근 호박도 많았지만 무우처럼 기다란 호박도 10여개나 되었다. 우리집에 사람이 올 때마다 "혹시 늙은 호박 필요하지 않아?"라 물었고, "어 웬 호박? 주면 좋지"라고 하면 "자 골라봐"라고 하면서 호박이 쌓인 곳으로 데리고 갔다. 그러면 호박을 본 사람들은 놀라기 일쑤였다.

그래도 남은 호박이 처치곤란이었다. 그렇다고 날마다 호박죽을 끓여 먹을 수도 없고, 반찬을 해먹는 것도 어느 정도였다.

그러다 언니와 통화하던 어느날, 언니가 "그럼 호박고추장을 해봐. 별로 어렵지 않아. 나도 작년에 호박고추장 했는데 괜찮더라"며 알려주었다. 지난 주말 언니의 말에 난 메줏가루, 설탕 등을 준비하곤 호박고추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호박죽을 쑤듯 잘라서 푹 삶아준다 ...
▲ 호박죽을 쑤듯 잘라서 푹 삶아준다 ...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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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간 정도 크기의 호박을 1개 반 정도 준비했다. 호박을 네모 모양으로 굵직굵직하게 잘라 푹 삶아준다. 삶아진 호박에 덩어리가 있으면 골라서 믹서에 갈아준다.

2, 큰 들통에 잘 삶아진 호박과 설탕이나 물엿 등 입맛에 맞는 단맛 재료를 넣고 함께 끓여준다. 50~60% 정도 줄어들 때까지 끓여준다.

3, 2가 어느정도 식으면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넣고 골고루 잘 저어준다.

4, 3에 천일염을 넣어 간을 맞춘다. 바로 용기에 담는 것보다 2~3일 그대로 놔두면서 자주 저어 준다. 가족들 입맛에 맞게 간을 확인한다.

5, 적당한 용기에 담아준다.

 천일염으로 간을 하고 2~3일 동안 그대로 놔두고 수시로 저어준다.
 천일염으로 간을 하고 2~3일 동안 그대로 놔두고 수시로 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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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당한 용기에 담아 웃소금을 뿌려준다
 적당한 용기에 담아 웃소금을 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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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담근 고추장 위에 소주를 붓는다. 하얀 곰팡이가 피지 않는 비법으로 언제부터인가 주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 나도 소금을 뿌려주고 소주를 1/3병 정도 부었다. 맛을 보니 금세 먹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언니 말처럼 어렵거나 손이 많이 가지 않았다. 그리고 단번에 호박이 한개 반이 없어지니 조금은 홀가분해진 느낌도 들었다.

고추장 만들기를 내내 지켜보던 남편이 맛을 보면서 말한다.

"정말 맛있네. 늙은 호박으로 고추장을 만드는 것을 난 처음 보네.어떻게 알았어?"

난 남편을 놀려주고 싶어서 "응 내가 개발했지"라고 하자 남편은 "아이구 우리 집 천재 나셨네"라며 감탄한다.

"애들도  나눠 줄 거지?"
"그럼 그걸 말이라고, 아빠 농장에서 농사 지은 늙은 호박으로 고추장 만들었다고 하면서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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