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가 갈린 시민구단 네 팀이 있다. 챌린지에서 승격을 이루어낸 강원FC와 대구FC, 그리고 강등을 맛보게 된 성남FC와 수원FC가 그 주인공이다.

 승격후 폭풍 영입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강원FC

승격후 폭풍 영입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강원FC ⓒ 한국프로축구연맹


2016시즌 K리그 챌린지를 휩쓸고, 2017시즌 클래식에 합류하게 된 강원FC와 대구FC는 세 달 남짓 남은 2017 K리그 클래식 개막을 앞두고 클래식에서의 도약을 위해 선수 영입부터 훈련까지 다방면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 시즌 강등되어 2017시즌을 챌린지에서 시작하게 된 성남FC와 수원FC 역시 시의 지원을 기반으로 클래식으로의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시민구단으로서의 핸디캡

이번 시즌 승격 티켓을 따낸 강원FC와 대구FC 두 팀 모두 시민구단이지만, 공교롭게도 강등을 맞이한 성남FC, 수원FC 두 팀 역시 시민구단이다. 우리나라 K리그의 시민구단은 태생적으로 여러 가지 불안 요인에 휩싸여 있다.

축구 시장이 큰 유럽의 시·도민구단은 기업의 스폰서와 중계권료, 선수들의 이적료, 마케팅 등을 통해 수익을 내는 비교적 튼튼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더 좋은 선수를 영입하고 더 활발한 마케팅 등을 만들어 내 더 많은 관객을 유치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낸다.

반면, 우리나라 시민구단의 경우 이런 방면에서 수익을 거의 올리지 못하고 있고, 결국 대부분의 시민구단이 지방정부의 지원금과 구단주가 끌어오는 스폰서비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수익구조는 경영난으로 이어지며, 심지어는 구단의 존폐의 위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인천유나이티드는 경영난으로 선수들의 임금을 체불하여 지난 4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강원FC 역시 경영난과 내부비리로 해체 위기를 맞기도 했으며, 대구FC도 재정적 한계에서 완벽히 벗어날 수 없다. 성남FC와 수원FC의 강등 역시 시민구단으로서의 한계가 하나의 원인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K리그 클래식에 직행한 대구 FC

K리그 클래식에 직행한 대구 FC ⓒ 한국프로축구연맹


진정한 시민구단으로의 도전

이러한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들 네 시민구단은 2017시즌을 앞두고 K리그 잔류와 K리그로의 재도약을 목표로 각각 독특한 행보를 걷고 있다.

강원FC는 승격을 이뤄낸 후 이근호와 오범석을 영입하는 등의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재정적으로 취약한 시민구단으로서는 간판급 스타를 영입해오기란 쉽지 않다. 특히 강원FC의 경우 지난 8월 메인스폰서인 강원랜드의 후원금 지급을 미루면서 재정적으로 큰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2017시즌을 맞아 승격을 이뤄내면서 강원FC는 내년 예산을 약 200억 원으로 잡았다. 65억 원을 사용했던 올해에 비해 약 3배가 늘어난 수치이다. 또한 조태룡 대표는 여러 인터뷰에서 "목표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라며 "그에 걸맞는 선수단을 꾸리기 위해 선수들을 더 영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원 FC는 웬만한 기업구단의 1년 예산에 못지않은 예산으로 K리그 클래식에서의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대구FC 역시 클래식에서의 새 시즌을 앞두고 여러 포지션에 걸쳐 숨 가쁘게 선수들을 영입하고 있다. 먼저 올해 초 임대로 대구 FC와 인연을 맺어 팀의 승격을 이끈 세징야와의 계약을 마쳤다. 대구는 또한 탄탄한 체경을 가지고 있는 브라질 공격수 주니오를 영입할 예정이며, 폭넓은 활동 능력과 패싱 능력을 갖추었다는 김선민과 안정감 있고 지능적인 수비 능력이 돋보이는 한희훈을 영입했다.

시민구단으로 풍족한 예산을 취하기 어려운 대구FC가 승격을 이뤄낸 숨은 이유로 대구광역시와 대구지역 기업의 자발적 후원모임인 엔젤 클럽의 후원이 주목받고 있다. 대구FC는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일을 추진할 수 있었으며, 미래를 위한 투자 역시 아끼지 않고 할 수 있었다. 구단과 시, 그리고 후원기업의 3박자가 맞아 떨어진 대구FC 승격이라는 목표를 달성해내며 다른 시민구단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대구FC는 2017시즌 잔류와 3년 이내 K리그 클래식 우승을 목표로 다른 팀은 휴가 중인 12월에도 훈련을 이어나가고 있다. 대구에서 마무리 훈련을 이어오던 대구FC는 이달 12일부터 30일까지 남해 미조구장에서 1차 전지훈련을 할 예정이며 선수단 영입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시즌 이른바 '깃발라시코'로 흥행몰이를 했던 성남FC와 수원FC는 나란히 강등되는 아픔을 맛봤다. 이들 구단은 강등으로 인해 예산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올해 화제의 깃발더비를 만들어 낸 양 팀의 구단주(염태영 수원시장, 이재명 성남시장)가 2018시즌 재도약을 목표로 적지 않은 지원을 예고하면서, 이들 구단 역시 안정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진정한 시민구단으로의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6시즌 엇갈린 희비를 맛본 이 시민구단 네 팀은, 2017시즌을 앞두고 각각의 목표를 향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 구단은 시와 지역 주민, 그리고 지역 기업을 기반으로 시민구단으로서의 모범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태생적으로 불안하다는 핸디캡을 딛고 이들 구단이 진정한 시민구단으로 성장하기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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