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의 질주가 아쉽게 제동이 걸렸다.

최두호(패더급 11위)는 11일(아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에어 캐나다 센터에서 열리는 UFC 206대회에서 미국의 컵 스완슨과 맞붙어 심판 전원 일치 판정으로 패했다. 2014년 11월 UFC 데뷔 후 3연속 1라운드 KO승을 거두며 곧바로 페더급  4위와 맞붙은 최두호는 옥타곤에서 첫 패배를 당했다.

최두호는 1라운드에서 스완슨을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고 2라운드 중반에는 기습적인 펀치 연타로 스완슨을 KO직전까지 몰고 가는 등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며 현지 관중들의 큰 환호와 박수를 이끌어냈다. 비록 연승 행진은 마감됐지만 최두호의 또 다른 가능성과 투지를 느낄 수 있었던 명승부였다.

화끈한 타격 공방 오간 두 파이터의 명승부

 웃으며 옥타곤에 올랐던 최두호는 웃으며 옥타곤을 내려오진 못했다.

웃으며 옥타곤에 올랐던 최두호는 웃으며 옥타곤을 내려오진 못했다. ⓒ UFC.com


10일 계체 행사가 끝난 후 데이나 화이트 대표와 개별면담(?)을 했던 최두호는 경기를 앞두고도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양손으로 태극기를 넓게 편 채로 옥타곤에 입장했다. 파이터 경력 최고의 강적을 상대하는 긴장감이나 비장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스완슨은 언제나처럼 이어폰을 낀 채 시크한 표정으로 입장했다.

선수 소개부터 캐나다 관중들의 많은 환호를 받은 최두호는 1라운드 초반부터 클린치에 이은 니킥으로 경기 초반을 지배했다. 스완슨은 다양한 킥공격과 기습적인 펀치로 최두호의 빈틈을 노리며 반격기회를 노렸다. 최두호는 이전 경기처럼 스완슨을 한 방에 쓰러트리진 못했지만 경쾌한 스텝을 이용해 스완슨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해냈다.

2라운드에서는 최두호와 스완슨의 타격공방이 돋보였다. 먼저 기선을 제압한 쪽은 스완슨이었다. 스완슨은 강력한 오른손 훅으로 최두호의 스텝을 멈추게 한 뒤 강력한 펀치 연타로 최두호를 코너로 몰아 세웠다. 하지만 최두호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최두호는 펀치 연타로 경기 분위기를 한 번에 뒤집었고 스완슨을 다운 직전까지 몰고 갔다. 양 선수의 화끈한 공방에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최두호는 3라운드에서 백을 잡으며 테이크다운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노련한 스완슨은 이를 뒤집어 상위 포지션을 차지했다. 1,2라운드에서 혈투를 펼친 최두호는 3라운드 중반부터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혔고 스완슨은 이를 놓치지 않고 최두호의 안면에 수많은 유효타를 적중시켰다. 3라운드 막판 KO직전까지 갔던 최두호는 최후까지 방어 자세를 취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과는 스완슨의 만장일치 판정승. 이로써 최두호는 UFC 진출 이후 4경기 만에 첫 패를 당했고 스완슨은 3연승 행진을 달리게 됐다. 현장에서는 이례적으로 패한 최두호에게도 인터뷰를 진행했고 최두호는 "지는 게 이런 기분이었군요. 이제 두 번 다시 지지 않겠습니다"라는 말로 캐나다 관중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약점도 드러났지만 최두호의 투지가 돋보인 경기

 하와이 출신 파이터 맥스 할러웨이는 UFC 페더급 잠정 챔피언에 등극했다.

하와이 출신 파이터 맥스 할러웨이는 UFC 페더급 잠정 챔피언에 등극했다. ⓒ UFC.com


스완슨과의 경기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역부족'이었다. 최두호의 타격은 커리어 내내 KO패가 한 번 밖에 없었던 스완슨을 한 방에 눕히기 힘들었다. 그렇다고 최두호에게 무방비로 연타를 허용할 만큼 스완슨의 방어가 허술한 것도 아니었다. 그라운드 기술이 부족해 15분 내내 타격 일변도로 경기를 풀어나간 것과 경기 후반 체력이 떨어진 점도 현시점에서 최두호의 한계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반면에 스완슨에게 그렇게 많은 연타를 허용하고도 끝내 옥타곤 바닥에 쓰러지지 않고 경기를 판정으로 끌고 간 최두호의 투지는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스완슨은 다양한 킥공격으로 최두호의 시선을 분산시킨 후 빠르고 위력적인 펀치 연타로 최두호를 수 차례 위기로 몰아 세웠다. 하지만 최두호는 눈이 풀리거나 방어에만 집중하지 않고 꾸준히 펀치를 뻗으며 반격기회를 노렸다.

비록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UFC 내에서 최두호의 입지는 앞으로도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최두호는 자신보다 랭킹이 7계단이나 높은 만33세의 베테랑 파이터와 싸워 옥타곤 첫 패배를 당했을 뿐이다. UFC에서는 여전히 최두호의 높은 상품 가치와 잠재력을 인정하고 있다. 스완슨의 승자 인터뷰보다 더 길었던 최두호의 패자 인터뷰 시간이 이를 증명한다(물론 통역을 거치며 시간이 더 걸린 이유도 있었다).

UFC 206에서는 최두호와 정찬성의 체급인 페더급에서 랭킹 2위 맥스 할러웨이와 5위 앤서니 페티스의 잠정 챔피언 결정전이 메인이벤트로 열렸다.하지만 페티스가 전날 있었던 계체에 실패했고 승리하더라도 잠정타이틀을 얻을 수 없게 됐다. 게다가 파이트머니의 20%까지 할러웨이에게 넘겨줘야 하니 페티스는 계체 실패의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기는 할러웨이가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친 끝에 할러웨이의 3라운드 KO승으로 끝났다. UFC에서만 10연승 행진을 달린 할러웨이는 잠정 챔피언에 오르며 내년 조제 알도와 통합 타이틀전을 치르게 됐다. 최두호와 같은 1991년생 할러웨이는 이미 UFC 페더급에서 최정상급 파이터로 군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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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206 최두호 컵 스완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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