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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을 보도하는 <파이낸셜타임스> 갈무리.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을 보도하는 <파이낸셜타임스> 갈무리.
ⓒ 파이낸셜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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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력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보도하며 국가가 박 대통령과의 이혼 서류를 접수했다고 강조했다.

FT는 10일(현지시각) '힘을 잃은 박 대통령이 운명을 기다린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혼의 박 대통령은 국가와 결혼했다고 강조했는데, 국가가 박 대통령과의 이혼 서류를 접수했다(the nation filed for divorce)"라고 전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특유의 어둡고 내성적인 표정으로 국민들의 시위와 언론 보도를 지켜봤다"라며 "국정 혼란을 일으킨 것을 사과하고 검찰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고 약속했지만, 더 이상의 노력은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FT는 이준한 인천대 교수를 인용해 "박 대통령은 원칙을 지키고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의 이미지를 구축한 덕분에 대권을 잡았다"라며 "하지만 돌이켜보면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했는지 놀랍다"라고 전했다.

이준한 교수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재임 기간 이룬 것이 없고, 경제와 문화도 후퇴했다"며 "시민과 언론의 자유도 박 대통령이 반대파를 탄압하면서 쇠퇴하고 말았다"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 집권 후 이룬 것 없어"

FT는 "박 대통령은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의 나쁜 자질(bad qualities)을 모두 물려받았다"라며 "한국의 경제 성장은 둔화하고, 수출은 감소하고 있으며, 가계부채는 급증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대부분 가족 비리에 연루됐던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보기 드물게 깨끗한 인물로 인식되었다"라며 "하지만 가장 가까운 측근의 부패 스캔들로 인해 이러한 인식이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라고 설명했다.

FT는 신율 명지대 교수를 인용해 "국민들은 배신감을 느끼며 분노하고 있다"라며 "박 대통령의 정책과 개념이 자신의 것인지, 아니면 최순실의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 남긴 유산(legacy)을 정의하기도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FT는 "박 대통령의 탄핵은 이제 180일 이내에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라며 "힘을 잃은 박 대통령은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청와대에서 운명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태그:#박근혜, #탄핵, #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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