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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비에 젖은 채 시국대토론회 진행 방송인 김제동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처리 하루전인 8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서 ‘시민과 김제동이 함께 만드는 시국대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 권우성
김제동, 비에 젖은 채 시국대토론회 진행 방송인 김제동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처리 하루전인 8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서 ‘시민과 김제동이 함께 만드는 시국대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 권우성
"국회의원은 좋은 말 할 때 국민의 뜻을 받들어라. 콕 찍을게, 새누리당은 좋은 말 할 때 국민의 뜻을 받들어라. 우리 화나면 무섭다. 국회의원 너희들이 금이면 우리는 흙이다. 금 없이는 살아도 흙 없이는 못 산다. 번쩍이면 덮어버린다."

8일 여의도 촛불집회는 오후 9시부터 방송인 김제동씨가 진행을 맡은 '응답하라 국회 시국대토론회'로 이어지며 분위기가 더 고조됐다. 국회 정문 앞을 막아선 경찰과 대치하는 가운데 무대에 오른 김제동씨를 향해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우의를 입거나 우산을 써도 옷이 젖을 정도로 굵은 빗줄기를 그대로 맞으며 진행하는 김제동씨를 향해 시민들은 "우산 써, 우산 써"라고 외쳤지만 1시간여 시민 자유발언을 진행하는 동안 김씨는 우산을 쓰지 않고 "비중의 최고의 비는 함께 맞는 비"라며 오히려 자유발언 하는 시민들에게 기꺼이 우산을 씌워줬다.

김씨는 "오늘 이렇게 춥고 비오는 겨울 우리가 비를 맞으며 선 이유는 국회의원들이 내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드시 가결시키라는 경고를 하기 위해서"라고 이날 촛불의 의미를 강조하며 "국민의 뜻을 받들지 않는 국회의원은 제명시키고 해산시키는 것이 옳다"며 힘주어 말했다.

고교생 '탄핵 이후에도 정치에 관심을' 방송인 김제동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처리 하루전인 8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서 ‘시민과 김제동이 함께 만드는 시국대토론회’를 열고 있다. '탄핵이후에도 정치에 관심을'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나온 고교생 김재우(진성고 2년)군이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 권우성
'탄핵 이후에도 정치에 관심을'이라는 손수 쓴 피켓을 들고 나온 고교생 김재우(진성고 2년)군이 첫 번째 시민 자유발언에 나섰다.

김군은 "국회의원들 중 국민 95%의 뜻을 받들지 않고 아직도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만약 탄핵이 부결된다면 반드시 국회의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또 탄핵이 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그 이후에도 계속 정치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이 사태를 반복하지 않고 100년 동안 이어진 기득권 세력을 몰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교 2학년인 김군의 발언에 대해 김제동씨는 "법률을 고쳐서 고1이 되면 대통령 투표권을 주자, 중 1년 되면 교육감 선거권 주자"는 깜짝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한 중년 남성은 '2016년 11월 26일 광화문 첫눈 내리다'라는 제목의 직접 쓴 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내리는 비는 빗물로 심지를 꺼트리는 것이 아니고 내리는 비가 기름이 되어 우리의 심지를 돋우어 혁명의 촛불을 다시 밝힌다"는 구절을 김씨가 다시 한번 되새겼을 때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답했다.

한국외국어대 4년 박혜신씨는 "세월호 참사의 주범 박근혜 대통령을 퇴진시키고 구속시키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국회가 제대로 받들 것"을 명령했고, 50대 여성 간병인은 '미용주사 물러나라 모태미모 나가신다'라는 재치있는 구호로 박수 세례를 받기도 했다.

초등학생 "6학년 교과서에도 나오는 헌법을 대통령이 몰라서야"

한편 김씨는 8일 발간된 <'세월호 7시간' 탄핵 소추안 포함은 초법적 발상이다>이라는 제목의 <조선일보>의 사설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김씨는 "'세월호 아이들 구하지 못한 것이 대통령의 책임이냐, 그 책임을 묻는 것이 옳으냐. 초헌법적인 초법률적인 발상이다'라는 내용의 사설을 쓴 분에게 꼭 말하고 싶다"며 "헌법 제30조 범죄피해 구조권이 있다. 국민은 생명이나 신체에 범죄자에 의해 피해를 받으면 국가는 신속히 구조하고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해야 한다. 또 헌법 34조에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 국가는 어떠한 재해나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며 목청을 높였다.

자유발언 나선 초등학생 방송인 김제동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처리 하루전인 8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서 ‘시민과 김제동이 함께 만드는 시국대토론회’를 열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이희진양이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 권우성
또 초등 6년 이희진 어린이는 "6학년 사회교과서에도 나오는 헌법을 대통령이 모르면 어떡합니까. 대통령은 국민이 준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나는 촛불집회에 나온 것이 자랑스럽습니다"라며 우산 건네주는 김씨에게 오히려 핫팩을 건네기도 했다. 

반평생을 유럽에서 살았다는 60대 여성은 자신이 독일과 스위스에서 간호사로 외화벌이를 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우리나라가 잘살게 된 것이 박정희 때문이 아니라 광부 간호사 베트남 파병으로 해외에서 열심히 일한 국민들 덕분"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김제동씨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다시 한번 '여의도 촛불'의 의미를 국회를 향해 전달했다.

"여기 모인 이유는 국회의원에게 우리의 뜻을 받들라는 것이다. 사실 굳이 이렇게 안 해도 국회의원은 우리의 뜻을 받들라고 뽑아준 거 아닌가. 새누리당 의원들이 한 번이라도 여기 나와서 비 맞으며 하는 얘기를 들으면 이분들 뜻을 받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정치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김씨는 마지막 구호로 "새누리가 해체해야 새누리가 열린다. 새누리가 해체해야 대한민국이 제자리에 설 수 있다"를 외쳤고 시민들은 "김제동, 김제동"을 연호하며 빗속 여의도 촛불집회는 오후 10시에 마무리됐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 집회 이후 탄핵 표결 당일인 9일 오후 1시 30분부터 다시 집회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김제동, 비에 젖은 채 시국대토론회 진행 방송인 김제동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처리 하루전인 8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서 ‘시민과 김제동이 함께 만드는 시국대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 권우성
태그:#최순실 게이트, #촛불집회,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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