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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평화센터와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이 8일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16주년을 기념해 '미국 대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학술회의에서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학교 석좌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김대중평화센터와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이 8일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16주년을 기념해 '미국 대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학술회의에서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학교 석좌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 황방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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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같은 상황이다. 지금까지 트럼프 같은 사람이 권좌에 오른 적이 없다. 중국과 한반도에도 악몽 같은 상황이 될 거다. (미국 대통령 선거)18개월간 유세를 보면서 느꼈다. 솔직히 말해서 2년 안에 그가 사퇴하거나 탄핵되면 좋겠다."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학교 석좌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시대의 동북아 상황에 대해 이렇게 우려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 손 꼽히는 그는 8일 오후 김대중평화센터와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관장 박명림 교수)이 주관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16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미국 대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커밍스 교수는 "트럼프는 현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준비가 덜 되고 절제하지 않으며 당당하게 무지한 대통령 후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가 백악관에 들어설 때면 아마도 냉전 종식 이후 가장 위태로운 국제정치적 환경이 기다리고 있을 것인데,  궁극적으로 그는 미국이 (2차대전이 끝난) 1945년 이후 지금까지 해온 것과 같이 세계 질서와 경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그가 이런 체제적 개념을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직접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 붕괴라는 신화는 오래전에 유통기간이 지났다"면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 미국은 제재, 정권교체, 정권붕괴를 기다림, 직접대화 등을 추구해왔는데, 이중 직접대화와 주고받기식의 외교술만 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94년 1차 북핵위기를 해소한 북미 간의 제네바 협정 시기와 북한 핵시설에 대한 불능화 조치가 나온 2007년의 2.13합의를 '미래로의 회귀'라고 표현하면서, '직접대화'의 효과가 나타난 시기로 회상했다.

동아시아지역 과거사 문제 전문가인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학교 교수는 '동북아: 불편한 진전'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트럼프 당선인, 아베 신조 총리, 박근혜 대통령은 특정 역사적 사건들을 타 진영을 공격하는데 사용하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러한 통치 방식은 열린 사회를 위협하며, 이에 따라 대중운동의 역사 창출은 더욱 강력한 의제로 다가오게 된다"고 우려했다.

"한국 국정교과서, 역사교과서라기 보다는 가족용 성서"

그는 아베 총리에 대해 "일본이라는 국가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군사력을 다시 키우려 한다"면서 "일본의 군국주의화 노력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의 국정교과서 문제에 대해서도 "역사 교과서라기보다는 가족용 성서(family bible)로 불려야 마땅하며, 그중 가장 불운한 사례는 한국 근현대사에 (4.3)제주 학살에 관한 기록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정교과서 찬성론자인 이인호 KBS이사장(서울대 명예교수)의 질문에 답하면서 "하나의 관점만 전달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좋지 않다. 일본이 좋은 사례다. 위안부 문제가 빠져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혁백 고려대 교수는 '트럼프 정부 하에서 한반도 평화가능성'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트럼프 정부에서 한반도 평화가 이뤄질 확률(probability)은 오바마 정부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지난 2월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제안하고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공감한 '한반도 비핵화-평화협정 병행 추진' 투트랙에서 한반도 평화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론적 가능성을 찾았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투트랙이 오바마 정부에서는 결실을 거두지 못했으나. 트럼프가 북한 문제는 중국에 아웃소싱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점에서 고안자인 왕이 부장에 의해 부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자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비판하는 한국의 촛불시위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커밍스 교수는 "한국은 굉장히 강인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시민사회가 있다"면서 "지금 한국은 굉장히 건강한 위기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더든 교수는 "한국민들이 촛불시위에 굉장히 다양한 관점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놀랍다"고 평가했다.

임혁백 교수는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민주주의를 통해 한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클린턴 대통령도 북한 방문을 생각했던 것이고  (네오콘에 둘러싸인) 부시 대통령도 마음대로 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속히 강력한 민주정부를 수립하면 트럼프 미국 행정부하에서도 (북핵문제 해결 등에 대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그:#브루스 커밍스, #트럼프, #국정교과서, #촛불시위, #최순실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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