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방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서명'을 부탁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지역민들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김정선 함안군의원은 지난 4일, 몇몇 사람들한테 문자메시지를 보내 박 대통령 탄핵반대 서명을 홍보해 달라고 부탁했다. 문자 메시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급급해요. 박 대통령 탄핵반대 서명을 부탁합니다. 1인 10명 이상 서둘러 전하세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는 일입니다. 지금 무관심은 곧 공산화 가는 지름길입니다."그러면서 김 의원은 자유청년연합의 '탄핵반대 1000만인 서명운동' 사이트 주소를 함께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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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선 함안군의원이 지난 4일 군민들한테 '박근혜 탄핵 반대 서명'을 해달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
ⓒ 윤성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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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청년연합의 이 사이트엔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국민들의 탄핵 반대 여론을 이제 분명하게 1000만인 서명운동으로 보여줍시다. 일정 목표에 도달하는대로 청와대와 국회에 이 탄핵반대 서명지를 보낼 것입니다"라며 "탄핵 반대! 국회해산! 선동언론 혁파! 자유민주주의 만세! 대한민국 만세! 자유통일 만세!"라고 적혀 있다.
자유청년연합은 '탄핵에 반대하느냐'고 물은 뒤 '예'라고 하면 서명자의 성명과 주소, 연락처를 적도록 해놓았다.
김정선 의원이 이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함안 지역에 알려지면서, '박근혜퇴진 함안운동본부'가 분노했다. 더불어 지역민들은 김 의원의 휴대전화로 항의성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한 군민은 "의원님! 박근혜. 대통령으로서 국민들께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데, 탄핵반대를 하는데 동참해달하고 문자를 보내는 건 누구를 대변하는 것인가요?"라며 "친박(박근혜)임을 자처하는 줄서기입니까? 군민들의, 국민들의 명령에 귀 기울이십시오! 탄핵 촛불에 동참하는 군민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으십니까! 당장 사과하십시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한편 함안운동본부는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쌈지공원에서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함안운동본부 양미경 공동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김 의원에게 항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안다"며 "군민들 사이에선 김 의원 집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명을 듣고자 김 의원에게 며칠 동안 전화를 수십 차례 걸었지만 받지 않거나 전원이 종료돼 있다는 멘트만 흘러나오고 있다. 기자는 김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를 남기거나 함안군의회 직원을 통해 메모를 전달했지만 8일 오전 10시 50분 현재까지 연락이 오지 않고 있다.
함안 칠원읍과 칠북면이 지역구인 김정선 의원은 함안군의회 전반기 의장을 지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 경남도당 여성부위원장과 함안군 새마을부녀회 회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