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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는 2015년부터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기업, 마을공동체, 비영리 법인 등 3개 이상의 조직이 모인 협동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협동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협동화 사업'이 실제로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성장하며,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는지 그 걸음을 쫓아가 보았다. [편집자말]
돌봄활동가 교육과정을 수료하는 날
 돌봄활동가 교육과정을 수료하는 날
ⓒ 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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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은 교육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흔히 회자하는 말이다. 마을 전체가 아이에게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 과천에 있는 환경연합에코생협과 마을기업 정지앤마루에서, '마을에서 함께 키우는 아이 엄마 친구네(아래 엄마 친구네)'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돌봄이 필요한 가정을 위하여 아이 돌봄 활동가를 양성하여 연계해 주는 사업이다.

볕 좋은 12월 2일 오후, 과천 번화가 속으로 들어갔다. 상가들이 밀집한 대로변에 과천창업 지원센터가 있었다. 그곳에서 경기 따복공동체 협동화 과천사업팀이 활동가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다.

문을 열자 휑하니 넓은 교육실이 나타났다. 돌봄 활동가들이 종이접기 교육을 받고 있었다. 통화했던 에코 생협 최희정 총무가 얼른 일어나 아는 체를 해서 첫 만남에서 오는 멋쩍음을 덜어낼 수 있었다.

사각 접기, 아이스크림 접기, 8자 눌러 접기 같은 전문용어가 구경꾼의 귀를 어지럽혔다. 교육생들은 손으로 눈으로 강사를 따라가며, 학창시절 추억까지 꺼내 가며 뚝딱 뚝딱 완성품을 만들어냈다.

종이접기에 열중인 추경숙 정지앤마루 대표에게 대화를 요청했다. 그녀는 두말없이 흔쾌히 응했다. 자리를 옮겨 그들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돌봄 협동화 사업 배경과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이윤이 적어도 밥값을 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정지앤마루  추경숙 대표
 정지앤마루 추경숙 대표
ⓒ 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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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대표에 따르면, 마을기업 정지앤마루는 지난 2013년 6월에 문을 열었다. 그해 9월 정지앤마루는 '바오밥 나무'라는 친환경 음식점을 오픈하게 된다.

겁 없이 시작해서 그런지 예상보다 난관이 많았다. 우선, 이윤이 너무 적어 식당을 운영하기가 어려웠다. 친환경 식자재를 소량 구매하다 보니 재료비 단가가 높았지만, 밥값은 높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밥값을 높일 수 없었던 것은, 집 밥 스타일의 메뉴로 누구나 편하게 와서 먹을 수 있는 장소가 되려는 의도로 사업을 시작해서다. 초심을 지키기 위해 밥값을 높이지 않은 것이다. 이런 이유 등으로 지금도 운영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마을기업 정지앤마루의 모태가 된 것은 식생활교육네트워크다. 정지앤마루를 설립하기 전 추 대표는 과천에서 생활협동조합 활동과 식생활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다. 어느 날 누군가 '식생활 교육에서 끝낼 게 아니라 (우리가 직접) 안전하고 바른 식문화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하자, 뜻있는 사람 30여 명이 모였다.

이렇게 해서 지난 2011년에 식생활 교육 강사를 길러 학교 등에서 친환경 식생활, 또는 전통 식생활 교육을 하는 단체인 식생활교육네트워크를 결성한 것이다.

돈보다는 보람이 우선인 주부 활동가 많아

심화과정으로 개설된 종이접기 수업
 심화과정으로 개설된 종이접기 수업
ⓒ 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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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돌봄 사업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아이들 밥값을 계산하러 오는 워킹맘의 고민을 피부로 접하면서부터다. 추 대표는 "일하면서 아이 키운다는 것을, 워킹맘과 이야기를 나누며 절감할 수 있었다"라고 아이 돌봄 사업을 추진한 이유를 설명했다.

'엄마 친구네'라는 아이 돌봄 협동화 사업은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사업 주체는 마을기업 '정지앤마루'와 '환경연합에코생협'이다. 아이 돌봄 사업의 선구자격인 (주)좋은터'가 코치를 해주고 있다. (주)좋은터는 군포에 있는 마을기업이다. 3년 전부터 아이 돌봄 사업을 하고 있다.

주요 사업 내용은 돌봄 활동가를 양성하고 필요한 수요자에게 중개하는 서비스다. 일곱 가정에 돌봄 서비스를 진행했다. 교육사업, 돌봄 활동가 양성교육 진행 등의 사업총괄은 정지앤마루의 추경숙 대표가 맡았고, 홍보 및 총무활동은 에코생협 최희정 총무가 맡고 있다.

이들이 하는 돌봄 사업의 특징은, 믿을 수 있는 돌봄 손길을 원하는 맞벌이 가정의 워킹맘과 자녀 양육 경험이 있는 전업주부인 재택맘이 서로 협력하며 진행한다는 점이다. 돌봄 서비스를 받는 이와 주는 이가 서로 돕는다는 것.

추 대표는 "정을 나누는 돌봄 마을공동체를 지향하기 때문에, 돈을 목적으로 직업을 구하는 구직자보다는 보람을 찾아 내 일을 갖고 싶은 주부들이 주로 활동가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고 돌봄 서비스를 받는 이와 주는 이가 서로 거리낌 없이 도울 수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에게 돌봄 서비스를 받으려면 시급 7700원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가정으로 찾아가는 서비스와 활동가의 집에서 이루어지는 재택서비스가 있다. 재택서비스는 내 아이와 함께 하는 서비스와 한 명의 아이만 돌보는 서비스로 나뉜다.

아이 돌봄을 맡기는 워킹맘에게 아이 키우는 데 필요한 정보와 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엄마 친구네'가 하는 중요한 활동이다.

추 대표는 "동네에 이모가 있다는 든든함을 갖게 해, 마을에서의 삶이 풍성해지도록 하기 위함이다"라고 육아 교육 진행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음식을 만들고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주부들이 늘 하던 일이고 그래서 가장 잘하는 일이기에 (엄마 친구네)는 희망이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태그:#아이돌봄마을기업, #협동화사업, #경기따복공동체, #정지앤마루, #돌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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