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 군수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123만 자원봉사자와 국민들에게 먼저 거듭 감사함을 표했다.
▲ 유류피해사고 9주년 특별기자회견에 나선 한상기 태안군수 한 군수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123만 자원봉사자와 국민들에게 먼저 거듭 감사함을 표했다.
ⓒ 김동이

관련사진보기


"기름유출사고 나고 일요일이었던 것 같다. 눈보라가 치는데 버스 한 대가 서더니 자원봉사자들이 차에서 내렸다. 당시 이 눈보라가 치는 주말에 왜 이 분들이 태안에 올까 생각하며 가슴이 뭉클했다. 자원봉사자들이 하나하나 기름 묻은 돌을 닦아서 복원시킨 태안이다."

지금으로부터 9년 전 오늘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던 청정 태안반도는 일순간 검은 악몽이 닥쳤다. 생활터전이었던 바다는 순식간에 검은 기름덩어리로 채워졌고, 그 순간 생활터전을 잃어버린 어민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절망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었다. 어민들은 삶의 터전이었던 바다를 뒤덮은 검은 기름덩이를 걷어내려고 바다로 달려갔다. 국민들도 태안을 버려두지 않았다. 그렇게 생계를 뒤로 하고 태안으로 달려온 123만 자원봉사자들은 검은 기름띠를 걷어내며 다시 태안을 청정태안으로 바꿔놓았다.

한상기 태안군수가 꼭 기름유출사고 9주년을 맞는 7일 특별기자회견을 자처하며 123만 자원봉사자들에게 거듭 고마움을 전한 이유다.

"내년 기름유출사고 10주년 행사는 자원봉사의 위대함 부각하는 행사로 준비"

내년 기름유출사고 10주년 행사는 123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하는 희망나눔 행사로 개최될 예정이다.
▲ 청정태안의 기적을 일군 자원봉사자들 내년 기름유출사고 10주년 행사는 123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하는 희망나눔 행사로 개최될 예정이다.
ⓒ 김동이

관련사진보기


한 군수는 7일 태안군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름유출사고 10주년을 맞는 내년에 전국 자원봉사자 희망나눔 행사와 함께 기름유출사고의 중심지였던 만리포 일원을 '희망의 성지'로 선포하고 세계 유일의 시민문화 유적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 군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내년 기름유출사고 10주년을 맞아 2007년 사고 당시 피해복구를 위해 한달음에 달려와 태안 앞바다를 청정 바다로 되살려낸 123만 자원봉사자와 모든 국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내년 9월 중 3일간 만리포 일원에서 전국 자원봉사자 희망나눔 행사를 개최하고자 한다"면서 "그동안 군으로서는 123만 자원봉사자는 물론 국민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하는 자리가 없었고, 이에 내년 10주년 행사를 통해 바다환경의 소중함, 자원봉사의 위대함을 부각하는 행사로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해양수산부, 충남도와 연계해 '모이자 2017 태안! 함께하자 2018 평창!'이라는 슬로건 하에 ▲유류오염사고 복구현장 30선 종주 걷기대회를 비롯해 ▲해양쓰레기 업-사이클링(Up-Cycling) 페스티벌 ▲명사와 함께 떠나는 1박2일 해안캠핑 여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국민 대통합의 기운을 이듬해인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이어나가기 위해 태안의 특산품인 소금(꽃)과 평창의 눈꽃을 아우르는 '사랑의 김치 담그기'를 통해 올림픽 선수단에게 전달하고, 자원봉사자들의 소망을 담은 1만2300개의 풍등을 하늘로 보내는 '희망 풍등 날리기' 퍼포먼스도 함께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름유출사고 당시 위기를 기회로 만든 자원봉사자들의 활동 현장인 태안을 '희망의 성지'로 선포해 자원봉사 문화확산의 발원지 및 시민문화 유적지로서의 태안군을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개발하겠다는 방침도 정했다.

이같은 태안군의 기름유출사고 10주년 계획과 관련해 한 군수는 평창과 연계시킨 것에 대한 질문에 "태안을 국제적인 자원봉사의 메카로 하자는 의미가 있고, 중앙정부의 관심을 끌어내고, 국민 화합차원으로 엮어가자는 차원에서 내년도 기름유출사고 10주년 행사를 통해 자원봉사로 화합을 이끌어내 향후 평창으로까지 나가자는 의미로 써 본 것"이라며 "우리가 굳이 평창 홍보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확정된 건 아니고 나중에 토론을 통해서 다듬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지역발전기금, 충남연합회-서해안연합회간 이견차로 가시밭길

이날 기자회견에는 방송, 신문 등 많은 언론인들이 관심을 갖고 취재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방송, 신문 등 많은 언론인들이 관심을 갖고 취재하기도 했다.
ⓒ 김동이

관련사진보기


한 군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뜨거운 감자'인 삼성이 출연한 지역발전기금 2900억 원에 대한 태안군의 복안도 언급했다.

본래 삼성이 지역발전기금으로 내놓은 출연금은 3600억 원이지만 기 집행한 500억원과 향후 사회공헌사업으로 집행할 200억 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2900억 원을 갖고 현재 대한상사중재원에 출연금 배분을 위한 중재신청을 지난 2월 26일 의뢰한 상황이다. 중재 신청 이후 지난 6월에 1차 심리가, 9월에는 2차, 11월에는 3차 심리가 각각 진행됐고 내년 1월 4차 심리가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충남 6개 피해시군으로 구성된 충남연합회와 전라도까지 포함해 11개 피해시군으로 구성된 서해안연합회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태안군도 고심에 빠져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 지역발전기금을 가장 큰 현안이라고 꼽고 있는 한상기 군수도 전력투구 제사로 대응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 군수는 "삼성 지역발전기금 2900억 원은 현재 사법재판과 똑같은 효력을 가진 법적기구인 대한상사중재원을 통해 분배 재판을 하고 있고, 우리도 이름있는 변호사를 선정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우리가 속해있는 충남연합회와 전라도까지 포함한 서해안연합회로 갈라지는데, 서해안연합회쪽에서는 우리지역에 기투자된 사업비와 방제예산 등 500억원을 태안 분배분으로 넣어서 나누자는 계산으로 우리와는 의견 차이가 있으며, 또다른 방안은 20~30%는 11개 시군이 균등하게 배분하고 나머지를 갖고 배분하자는 것인데, 핵심은 피해규모로 우리는 나름대로의 대응논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군수는 이어 "내년 1월 10일에 4차 심리가 예정되어 있는데, 대한상사중재원에서 부족하다 싶으면 또 심리를 할 것으로 보여 하루속히 결말이 나길 기대하고, 군으로서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결정이 나기를 바라면서 전력투구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해안기름유출사고 9주년을 맞는 올해 10월말 기준으로 기름유출 피해 배·보상의 경우, 서산지원에서 진행 중인 태안군 채권 2만5735건 중 2만5710건이 1심에서 종결돼 99.9%의 종결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항소 2210건 중 2009건이 마무리되고 현재 201건이 2심 진행 중에 있다.

정부 대부금 상환의 경우, 총 대부금 9527건(278억여 원) 중 9156건(272억여 원)을 상환, 98%의 상환율을 기록 중이며, 군은 일부 소액 배·보상자와 기각자, 사망으로 인한 상속인 상환 지연 등으로 상환에 어려움이 있으나 지속적인 설득을 통해 상환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양환경의 중요성과 기름유출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자원봉사자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충남도가 추진 중인 '유류피해 극복 기념관' 건립 사업은 건축면적 1642㎡, 연면적 2624㎡의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지난 4월 착공됐으며, 내년 상반기 시험가동을 거쳐 하반기에 10주년 행사와 연계돼 개관된다.

또한, 사고 10년의 발자취를 담은 기록물 D/B를 구축키로 하고 사고 수습부터 배·보상, 출연금 배분 등 분야별 지원 사례를 발굴·편집, 이를 국민소통 창구 및 성과자료로 활용하고 추후 유사한 사고 발생 시 대응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한상기 태안군수는 브리핑을 마치면서 "태안군은 123만 자원봉사자 및 전 국민의 성원에 힘입어 이제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고 기름유출 10주년을 맞이하게 됐다"며 "현재 추진 중인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과 이미지 개선 사업, 피해 배·보상 소송 등도 완벽히 마무리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할 예정입니다.



태그:#태안기름유출사고 9주년, #123만 자원봉사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