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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광화문일대에서 열린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6차 범국민행동'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박근혜 퇴진 위한 청와대 행진' 3일 오후 서울 광화문일대에서 열린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6차 범국민행동'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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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이후를 준비하자"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촛불 민심이 연일 광장을 뜨겁게 달구는 가운데, 촛불광장의 민의를 대변할 시민대표를 선출하자는 목소리가 범시민사회진영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박근혜 이후를 준비하는 시민포럼'(아래 시민포럼)은 6일 주권자의 의사를 대변할 시민대표단을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시민포럼은 공개제안서를 통해 "주권자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전달하고 주권자가 요구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방향을 적시하기 위해, 특권층의 이해관계로부터 독립된 시민대표를 선출할 것을 공개 제안 한다"고 밝혔다.

시민포럼은 "박근혜 게이트의 공범세력은 자신의 치부를 감추고 배를 갈아타는 데 혈안이 되어 있고, 정치권은 광장의 방식과 제도권의 방식이 별개라고 주장하며, 대선후보들은 정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말과 행동을 바꾼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처음부터 일관되게 박근혜 퇴진과 포괄적인 국가개조를 주장해온 국민의 목소리는, 정치적 협상의 명분으로, 흥정의 대상으로 축소되고 있다"면서 "시민이 직접 추천하고 선출한 시민대표단을 구성해서 국가적 의사결정과정에 국민의 뜻을 전달하고 관철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포럼은 "시민대표단은 제한된 임기동안 시민의 의견을 모아내고 대변하는 무보수 자원봉사자"로 규정하면서 연령과 학력, 성별, 직업에 상관없이 시민대표 후보를 온라인 추천해서 최다 신임을 받은 이들로 시민대표단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또 시민포럼은 "촛불행진만으로는 다 보여줄 수 없었던 시민의 위대한 힘을 창의적 공공지대를 통해 수렴하고 제도화 해내야 한다"면서 "정부가, 정당이, 언론이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시민적 공공성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포럼은 자신들의 제안에 뜻을 함께하는 시민들은 7일 자정까지 공동제안자로 참여할 수 있으며, 8일 이후 시민대표 선출과 온라인 시민의회 운영에 대한 방침을 공개토론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참여는 온라인시민의회 웹사이트(http://www.citizenassembly.net)를 통해 가능하다.

다음은 시민포럼의 공개제안서 전문이다.

촛불광장의 민의를 대변할 시민대표를 선출하자

광장에 서 본 이들은 안다. 직경 50센티의 작은 공간 안에 송곳처럼 곧추서서 직경 2센티의 작은 불꽃 하나로 자신의 온 마음을 담아내는 이들의 간절함을. 눈비 흩뿌리는 차가운  도로 위에 내 아이를 앉히고, 사랑하는 이의 언 손에 나의 체온을 덜어주며, 끝내 자리를 떠나지 않는 이들의 단호함을. 스스로 한 점 불꽃이 되어 거대한 촛불의 은하수를 이루는 시민들이 침몰해 가는 대한민국을 건져 올릴 유일한 희망이며, 부끄러운 역사를 바꾸어낼 대한민국의 주인이며 품격이다. 

정부와 정당, 기회주의적 언론은 더 이상 국민을 들러리로 삼지 말라. 이제 우리는 일부 특권층의 사유물로 전락한 국민의 주권을 바로 세우고, 우리의 생명과 안전,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우리 스스로 논의하고 설계하려 한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다양한 목소리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지혜의 창고이며, 혼돈의 시대를 헤치고 나갈 거대한 사령탑이다. 

거대한 촛불의 바다가 주권자의 존엄한 목소리를 가감 없이 모아내는 용광로가 되게 하기 위해서 많은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시도들이 수렴되는 플랫폼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대의구조'나 '대리자'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민을 위한 대변인은 필요하고 그래서 우리는 그간의 대변인 제도와는 달리,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를 실현할 창구를 마련하고자 한다.  

우리는, 주권자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전달하고 주권자가 요구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방향을 적시하기 위해, 특권층의 이해관계로부터 독립된 시민대표를 선출할 것을 공개 제안한다. 촛불시민대표단은 신망 받는 시민 가운데 온라인 최다추천을 받는 이들로 구성될 것이며, 공개적인 온라인 의사결정구조에 의해 수렴된 민의를 시민들과 순환적 토론을 이어가면서 정부와 정치권, 특검과 언론기관에 전달하고 압력을 가하는 평시민들의 시한부 대표기구가 될 것이다. 

1. 시민대표는 주권자의 요구를 대변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헌법이 규정한 유일무이한 권력의 원천은 국민이다. 국민의 뜻은 국가의 명령이며 그 어떤 당리당략적 이해관계나 정치공학적 이해타산과도 무관하게, 투명하게 수렴되고 여과없이 수용되어야 하는 시대적 요구이다. 그러나 박근혜 퇴진과 그 이후의 과제를 논의하는 국가적 의사결정체계 어디에도, 현재 국민의 여론을 가감없이 대변할 정직한 대리자는 보이지 않는다. 지지율 4%의 대통령은, 국민의 뜻이 명백히 드러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회로 공을 넘겨 정치공작과 범죄은닉을 꾀하고 있으며, 국민의 대의기관이 되어야 할 국회는 정치적 이해득실을 앞세워 민의를 왜곡 대표하고 있다. 

박근혜게이트의 공범세력은 자신의 치부를 감추고 배를 갈아타는 데 혈안이 되어 있고, 정치권은 광장의 방식과 제도권의 방식이 별개라고 주장하며, 대선후보들은 정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말과 행동을 바꾼다. 처음부터 일관되게 박근혜 퇴진과 포괄적인 국가개조를 주장해온 국민의 목소리는, 정치적 협상의 명분으로, 흥정의 대상으로 축소되고 있다. 우리의 운명을, 우왕좌왕하는 제도정치권에 모두 맡길 수 없다. 시민이 직접 추천하고 선출한 시민대표단을 구성해서 국가적 의사결정과정에 국민의 뜻을 전달하고 관철하도록 해야 한다. 

2. 시민대표단은 무엇을 할 것인가   

첫째, 박근혜게이트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와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고발하고 감시한다. 지난 10월 25일 이후 한 달 넘게 이어지는 촛불항쟁에서 확인된 시민들의 목소리는, 박근혜 한 사람의 탄핵이나 측근 몇몇의 처벌로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어서는 안 되며 뿌리 깊은 특권층 비리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포괄적인 국가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비리에 가담한 부역자들은 개혁의 대상이지 주체가 아니다. 이들이 꼬리 자르기를 통해 특권연장에 나서지 않도록 법적, 정치적, 윤리적 책임을 분명하게 물어야 한다. 시민대표단은 성역 없는 수사와 엄중한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시민의 입장에서 고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둘째, 시민대표단은 전면적이고 포괄적인 국가개조를 위한 시민들의 요구와 의견을 수렴한다. 불공정하고 부도덕한 권력집단의 횡포를 막고 국민의 생명과 주권이 존중받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시민대표단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건강한 토론과 합의를 모아내는 역할을 할 것이다. 지역과 성별, 직업과 세대별로, 각계각층의 총의를 모아 포괄적인 국가개조방안을 정리해서 국가적 의제로 제출하는 것을 과제로 한다.

3. 시민대표단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시민대표단은 제한된 임기동안 시민의 의견을 모아내고 대변하는 무보수 자원봉사자이다. 평시민의 일원으로, 어떠한 특권과 독단적 지휘권도 용납되지 않는다. 특정정당이나 이권단체, 대권후보의 입장에 기반한 개인의견을 앞세워서는 안 되며 어디까지나 온라인을 통해서 수렴된 국민여론만을 대변한다. 시민이면 누구나, 연령과 학력, 성별, 직업에 상관없이 시민대표 후보를 온라인 추천할 수 있으며 이들 후보 가운데 최다 신임을 받은 이들이 시민대표단을 구성한다. 

시민대표단 구성을 공개 제안하는 우리들은, 빠른 시일 내에 시민대표의 자격요건과 선출방법, 시민대표단의 구성원칙과 윤리강령에 대한 방침을 세울 것이며, 논의과정은 모두 온라인사이트(http://www.citizenassembly.net)를 통해 실시간으로 국민 앞에 공개하고 의견을 물을 것이다. 공개제안단은 시민대표들이 선출될 때까지 필요한 제반 실무를 담당하고, 대표단이 꾸려지는 즉시 해산한다. 

4.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촛불행진만으로는 다 보여줄 수 없었던 시민의 위대한 힘을 창의적 공공지대를 통해 수렴하고 제도화 해내야 한다. 정부가, 정당이, 언론이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시민적 공공성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 여덟자 구호만으로는 담아내지 못하는 탁월한 발상과 열정과 힘을 제대로 모아내고 공식, 비공식적으로 확산할 때이다. 직접민주주의,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 토론과 성찰에 기반한 숙의적 민주주의를 통해, 정부와 정당, 언론이 지금껏 보여주지 못했던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이제 시민의 손으로 만든다.   

2016년 12월 6일

1차 공동 제안자 명단

강산에 음악가
강영덕 화성YMCA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
강태형 출판인
구자웅 새로운 100년을 여는 통일의병
권중원 당진YMCA
김경준 바리스타
김경하 더나은미래
김동규 동명대학교 교수
김동영 전주YMCA
김동춘 교수
김방호 (주)오르그닷
김병관 사업
김서중 성공회대학교 교수
김성욱 한의사
김성원 적정기술활동가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유철 안양YMCA
김윤수 고백교회 장로
김인봉 무직
김자유 데이터민주주의
김정찬 네트워크 고리
김제동 사회자
김종석 위즈돔
김종식 사회주택협회
김중배 언론인
김현정 아름다운행복한홈스쿨지역아동센터
김형수 트리플래닛
김   훈 일산시민
김희옥 하자작업장학교
노상범 이브레인
노순호 (주)동구밭
류홍번 한국YMCA전국연맹정책 기획실장
명승은 기업인
목수정 작가
문명옥 한국다문화
민귀식 교수
민보연 작은목소리
민   영 고려대학교
박민규 작가
박보나 학생
박상재 사회혁신가 N명
박상현 메디아티
박아영 씨닷
박진용 아산YMCA
박찬재 사회적기업가
박형영 사회적협동조합 사다리
박혜민 sopoong
배근호 서울예술대학교
변동훈 네이처오다
서동운 의사
서상희 회사원
서현미 완주군청소년상담복지세터
성동현 이웃
손성훈 학생
손은숙 전주YMCA
송미숙 창의공작소
송준호 PTM
심재걸 오케스트라 단장
안해룡 다큐멘터리 감독
양진욱 약사
원동욱 교수
원종우 과학 커뮤니케이터
유종화 완주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윤일상 작곡가
윤종수 변호사, 사단법인 코드
윤태웅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윤홍조 마리몬드
이경신 전주YMCA 청소년지도자
이근원 노동운동가
이명수 심리기획자
이무열 협동조합 살림
이미진 메디아티
이민석 교수
이민철 광주 시민정치플랫폼
이상훈 시민단체 활동가
이석태 변호사
이선영 C Program
이성규 메디아티
이승렬 부산시민
이승정 완주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이지양 양산YMCA
이지혜 오요리 아시아
이진순 와글(WAGL)
이진주 걸스로봇
이충재 한국 YMCA 전국연맹
이태경 시민운동가
이필구 안산YMCA
이하나 기록집필자
이환열 시흥YMCA
임수열 프렌트립
장영승 꿈이룸학교 교장
장종익 한신대학교 교수
전성환 충남문화산업진흥원
정대웅 상상우리
정두용 (사)청년문화허브
정범진 (주)겨레사랑 대표이사
정영수 양평전자과학고
정철승 변호사
정현곤 사단법인 시민 이사
조소담 닷페이스
조용의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조정현 YMCA
조한혜정 문화인류학자
주상원 DREAM MAKER
진시원 부산대학교
채백련 KDI 국제정책대학원
천낙붕 변호사
천영환 와글(WAGL)
최관호 회사원
최병집 주방 노동자
최봉수 목수
최승호 언론인
최용훈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최이성 참여자치21
최혜란 작은우주
최환익 개인사업
탁기형 사진가
한동우 목사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한상엽 sopoong
한제욱 전주YMCA
허재혁 회사원
홍성욱 서울대학교
홍진아 아쇼카한국
황석영 작가
황윤길 사회적기업가
황치연 완주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태그:#탄핵, #시민대표단, #시민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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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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