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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운기 서울시의회 예결위원장은 "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소외계층에게 골고루 예산이 배분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운기 서울시의회 예결위원장은 "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소외계층에게 골고루 예산이 배분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 서울시의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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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온통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떠들썩하지만 서울시와 시의회 간에는 또 다른 긴장감이 돌고 있다.

서울시 살림을 해나가는데 가장 중요한 예산을 최대한 지켜내려는 집행부와 허튼 돈을 한 푼이라도 깎아내려는 시의회 간의 '예산 전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초 "취임 이후 나름 균형재정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엔 확장예산을 편성했다"며 지난해보다 7.8% 늘어난 29조 6525억 원 규모의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기금 2조 3939억 원과 시교육청 예산 8조 1477억 원을 합치면 사상 처음으로 40조 원이 넘는 규모다.

상임위에서 삭감한 결과가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시 간부들 사이엔 벌써 볼멘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시의원들이 자신의 요구사항을 끼워 넣기 위한 협상용으로 시장의 역점사업 예산을 일부러 대폭 삭감한 게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온다.

심사기간은 오는 8일부터 16일까지이지만 초반의 집행부 질의응답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심사시간은 불과 일주일도 안 되는 만큼 시의회도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복지지출 확대 당연... 청년일자리 예산 포퓰리즘 시비 아쉬워"

5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만난 박운기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은 "올해 예산심사 규모가 처음으로 40조 원을 넘어섰다"며 "밤을 새워서라도 꼼꼼히 살펴 시민 혈세가 한 푼이라도 낭비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특히, 내년도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른 세수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세입예산은 보수적으로 추계하고 세출예산은 긴축적으로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서울시의 '확대예산'에 대한 깐깐한 심사를 예고했다.

박 위원장은 내년 예산안 가운데 잘 된 부분으로 기초생활수급자급여지원(8751억 원), 국공립어린이집 확충(1654억 원), 찾아가는 복지실현(412억 원), 50+캠퍼스 확충(140억 원),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추진(609억 원) 등 복지예산이 전체의 33.2%(8조 6910억 원)인 것을 꼽고 우리나라 복지지출이 OECD 수준보다 낮아 이 부분에 대한 예산 확대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교육청과 자치구 지원예산이 모두 금년보다 3천억 원 이상 늘어 양 기관의 재정운용에 숨통을 틔워준 것을 짚었다. 또 일자리지원 예산을 확대하고 지하철 안전예산, 교량·도로시설물 등 지진방재대책 예산 등이 편성되어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청년뉴딜일자리 예산이 금년 251억 원(2000억 원)에서 내년 679억 원(5400억 원)으로 확대되고, 청년수당 지원도 금년 90억 원(3000명)에서 150억 원(5000명)으로 늘어 청년실업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상임위 심사결과 9개 팀에 50억 원을 지원하는 청년창업 프로젝트 예산이 반 토막 나거나 청년 예술가 지원 예산 55억 원이 논란이 되는 등 청년일자리 관련 일부 예산이 포퓰리즘 시비를 빚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 위원장은 "이 사업들이 일부가 말하는 포퓰리즘적 사업인지 아니면 미래세대나 서울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예산의 선제적 투입인지는 본 예산심사를 통해 심도있게 살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운기 서울시의회 예결위원장
 박운기 서울시의회 예결위원장
ⓒ 서울시의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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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예산 여전히 부족, 내년에도 진통 계속될 듯"

한편 매년 초마다 겪고 있는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서는 "지난 3일 정부의 특별회계 신설 의결로 조금 나아졌지만, 요구했던 예산의 반도 안 돼 내년에도 추경을 편성하는 등 진통은 계속될 것"이라며 "결국 정권이 바뀌기 전에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지 않겠냐"고 한숨을 쉬었다.

시의회 측 설명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이 추가로 필요한 누리과정 예산은 3556억 원인데 새로 내려오는 특별회계 국고보조금은 1300억 원~1500억 원에 그쳐 올해도 2000억 원 이상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8대 시의회에서 예결위원을 지낸 바 있는 박 위원장은 "끈질기게 예산을 요구하는 집행부와 논리로 싸우기 위해선 검토해야 할 자료가 많은데 산더미처럼 쌓인 자료를 다 읽어보기가 불가능하더라"며 정책보좌관제 도입의 절실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상임위가 협상용으로 박 시장의 역점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그런 점도 있겠지만 의원들마다 입장차가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며 "그보다는 서울시의 예산정책을 경고하는 메시지라 생각해주시고, 최종적인 의결 결과를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환경운동가 출신의 박 위원장(민주당, 서대문2)은 8대, 9대 서울시의회에 내리 당선된 재선의원으로 현재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소속이기도 하다


태그:#박운기, #서울시의회, #예결위원장, #서울시예산,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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