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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총수들이 6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재벌구속특위·민주노총 등에서 나온 사람들은 "국회도 공범이다'라며 재벌총수들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그런데 정체불명의 남성들이 이들의 입을 막고, 바닥에 쓰러뜨리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총수들이 6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재벌구속특위·민주노총 등에서 나온 사람들은 "국회도 공범이다'라며 재벌총수들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그런데 정체불명의 남성들이 이들의 입을 막고, 바닥에 쓰러뜨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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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6일 오후 5시 18분]

6일 오전 9시 25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시작으로 재벌 총수들이 속속 국회에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 부회장의 국회 출근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자,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재벌구속특위·민주노총 등에서 나온 사람들이 "이재용을 구속하라"라고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 부회장에 이어 신동빈(롯데그룹 회장), 정몽구(현대자동차 회장), 최태원(SK그룹 회장), 김승연(한화그룹 회장), 조양호(한진그룹 회장), 구본부(LG 대표이사), 손경식(CJ 대표이사) 등 재벌총수들이 잇따라 국회에 출석했다. 이들 역시, "재벌도 공범이다"라는 피켓을 든 시위대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기자 질문에, "구경 왔다" 거짓말도

정체불명의 남성들은 얼굴을 가린 채 기자를 피했다.
 정체불명의 남성들은 얼굴을 가린 채 기자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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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체불명의 사복 남성들이 시위하는 사람들을 막기 시작했다. 한 남성은 "정몽구도 공범이다"라는 피켓을 든 기아차 비정규직 노조원의 입을 틀어막았다. 다른 남성도 이 시위자에게 달라붙었다. 시위자는 결국 쓰러져 바닥에 머리를 찧었다. 쓰고 있던 안경도 벗겨졌다. 확인 결과 쓰러진 사람은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장 김수억씨였다.

이후에도 정체불명의 남성들은 이들의 피켓을 뺏어 달아나는 등 시위를 방해했다. 이날 김씨가 소속된 기아차 비정규직 노조 외에도,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유성기업 노조(이상 미주노총 소속) 등이 시위에 참여했다. 유성기업 노조는 현대자동차가 유성기업 산하에 어용노조를 만드는 등 노조탄압을 벌였다며, 지난 5월부터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 청문회 도중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들을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수행원들로 지목하고 정 회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정 회장은 "폭행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알아보겠다.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겠다"라고 답했다. 손 의원이 "동영상도 올라오고 있다"라고 말하자, 정 회장은 "사람들 많고, 사실 사과를 드려야죠"라고 답변했다.

기자가 남성들에게 다가가 "어디서 나왔느냐"라고 묻자 이들은 답을 피했다. 남성 A에게 "국회 직원인가, 경찰인가"라고 묻자 A는 "국회 직원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들의 사진을 본 국회 직원들도 "누군지 모른다. 국회 직원은 저런 사복을 입지 않는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기자가 "용역인가"라고 묻자 답을 하지 않던 A는, 재차 "용역인가"라고 묻자 "아니다"라고 답했다. 신분을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고 싶지 않다"라고 회피했다. 다른 남성은 "무슨 일로 국회에 왔나"라고 묻자, "구경 왔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아래는 기자가 A와 나눈 대화 일부다.

기자 : 용역이세요.
A : ...
기자 : 용역이세요?
A : 아닙니다, 아닙니다.
기자 : 어디서 오셨는지, 왜 말씀을 못 하세요?
A : 하고, 안 하고는 내 마음입니다.
기자 : 단체로 오셔서 (국회라는) 공적인 자리에 와서 (시위하시는 분들을) 막으셨잖아요.
A : 제가 표현하고 싶지 않다면 가셔야죠.
기자 : 경찰이세요, 국회 직원이세요?
A : 이야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말 똑바로 하라", "왜 괴롭히나" 역정

시위하던 남성이 정체불명의 남성들에게 밀려 넘어져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 쓰고 있던 안경도 벗겨졌다.
 시위하던 남성이 정체불명의 남성들에게 밀려 넘어져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 쓰고 있던 안경도 벗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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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A 외에 남성 세 명을 더 만났다. 계속된 추궁에 이들은 화를 내며 "말 똑바로 하라", "무고한 시민에게 왜 이러나", "왜 사람을 괴롭히나", "쓸데없는 이야기 하지 말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 : 어디서 나오셨는지 한 말씀만 해주세요. 제가 아까 (시위자를) 넘어뜨린 걸 봤어요.
B : 누가 넘어뜨렸어요?
기자 : 선생님이요.
B : 제가 언제 넘어뜨렸어요?
기자 : 영상에 담겨 있습니다.
B : 언제 무슨 영상이요? 무고한 시민에게 (이래도 됩니까). 왜 물어봅니까?
기자 : 영상 보여드릴까요?
B : 아니오. 뭔 영상입니까? 뭔데 계속 그러세요?
기자 : 기잡니다.
B : 아니, 무슨 기잔데 지금 계속... 왜 그래요?
기자 : 어디서 나오셨냐고요.
B : 뭘 어디서 나왔는데요? 기자면 이래도 돼요? 사람 괴롭혀도 돼요? 이렇게 스트레스 받게 해도 돼요? 왜 스트레스 받게 합니까?

기자 : 선생님, 왜 도망가세요.
C : 뭘 도망가요. 내가 무슨 죄 지었다고 도망가는데! 말을 똑바로 해, 말을! 왜 내가 도망가!
D : 아저씨 누구세요.
기자 : 기잡니다.
D : 왜 물어요.
기자 : 어디서 오셨는지 여쭤보는 거예요. 시위를 막길래요.
D : 막은 적 없어요.
기자 : 경찰이세요, (국회) 경비 직원이세요?
D : 그런 이야기 하지 말고 가세요. 왜 개인 사생활을 물어보세요? 가세요.
기자 : 시위하시는 분들 막고, 넘어뜨려서 물어보는 거예요.
D : 막은 적도 없고, 막을 이유도 없어요.
기자 : 용역이세요?
D : ...
기자 : 용역에서 나오셨어요?
D : 그런 이야기 하지 말고 가세요.
기자 : 국회 직원이세요, 경찰이세요?
D : 아니, 지금 무슨 권리로 이래요.
기자 : 그럼 선생님은 무슨 권리로 시위를 막으셨나요.
D : 그걸 왜 물어요. 막은 적도 없고….
기자 : 제가 봤다니까요. 제가 영상을 찍어놨어요. 여기 계신 분들 얼굴이 (영상에 들어) 있어요.
D :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지 말고요. 가세요, 가세요.
기자 : 용역이신가요?
D : ...
기자 : 어디서 고용하셨나요?
D : ...
기자 : 삼성에서 고용하셨나요?
D : ...
기자 : 국회에서 고용하셨나요?
D : ...
기자 :  어디서 오셨는지 그것만 말씀해주세요. 그거 말씀해주시면 간단하잖아요. 말씀만 해주시면 저는 그냥 가요.
D : 대화 안 하고 싶으니까 가세요.

이후 남성들은 기자를 피해 뿔뿔이 흩어졌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전 11시까지 기자가 윤중로, 국회 둔치주차장 등을 쫓아가 신분을 물었지만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태그:#이재용, #삼성, #재벌, #최순실,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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