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시카고 왕조를 건설했던 농구의 신 마이클 조던

90년대 시카고 왕조를 건설했던 농구의 신 마이클 조던 ⓒ NBA


시카고 불스는 NBA에서 가장 유명한 팀 중 하나이다. 농구의 신 마이클 조던이 활약했던 팀이기 때문이다. 농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마이클 조던이 입었던 붉은색 유니폼과 붉은 황소 로고는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90년대에 마이클 조던이 이끌었던 시카고 불스는 단연 NBA 역사상 최고의 팀이었다. 이 기간 동안 불스가 이뤄낸 우승이 무려 6회이고, 이는 시카고 불스가 차지한 우승의 전부이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우승한 1998년 이후 18년이 지난 지금, 시카고 불스는 단 한 번도 우승을 추가하지 못 했다. '그 시절'에 비해 너무나도 초라한 성적이다. 어느 팀이든 영광의 시기가 지나가고 암흑기가 찾아오기 마련이지만, 시카고 불스 정도의 팀에게 18년이라는 세월은 너무 길다.

그간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조던이 떠난 불스에 혜성처럼 나타난 최고의 스타 데릭 로즈가 있었다. 시카고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자연스레 시카고 불스와 마이클조던의 열렬한 팬이 되었고, 농구를 하며 시카고 불스에서 뛰는 것을 꿈꾸었다. 그리고 2008년 드래프트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시카고 불스가 1.7%의 확률을 뚫고 1순위 픽을 손에 넣었고, 데릭 로즈는 불스의 붉은 유니폼을 입게되었다. 데릭 로즈는 금세 올스타급 선수로 성장했고, 팀의 중심이 되었다.

2010-2011시즌 데릭 로즈의 시카고 불스는 62승 20패라는 마이클 조던 이후로 최고의 성적을 냈다. 데뷔 3년 차에 불과했지만 팀을 훌륭히 리드한 데릭 로즈는 역대 최연소 MVP로 선정되었다. 로즈는 플레이오프에서도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팀을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올려놨지만, 르브론 제임스의 마이애미 히트를 넘지 못 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데릭 로즈는 새로운 시대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결국 실패로 마무리되었다.

데릭 로즈는 새로운 시대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결국 실패로 마무리되었다. ⓒ NBA


비록 우승은 못 했으나, 22세에 불과한 데릭 로즈의 플레이로 인해 불스의 팬들이 다시 한 번 왕조 건설을 꿈꿀 수 있었다. 하지만 신은 시카고 불스가 또 한 번 영광의 시기를 맞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데릭 로즈가 지속적으로 부상에 시달리며 MVP 시절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 했고, 결국 지난 여름 고향을 떠나 뉴욕 닉스로 갔다. 그가 워낙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불스 팬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도 컸다.

불스의 팬들을 더욱 화나게 하는 것은 구단의 운영이다. 데릭 로즈와 조아킴 노아를 보내고 그들이 데려온 선수가 라존 론도와 드웨인 웨이드였다. 두 선수 모두 훌륭한 커리어를 보내  왔고 클래스가 있는 선수임은 분명하나, 언제 기량이 하락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이다. 게다가 불스에 남은 지미 버틀러와의 상성도 그다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세 선수 모두 외곽슛에 약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이 개막하고, 시카고 불스는 모두의 예상을 깨뜨리고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반전의 주인공은 바로 지미 버틀러다. 지난 시즌 평균 20.9득점, 야투율 45.4%, 3점 슛 성공률 31.2%를 기록했던 그가 이번 시즌 평균 25.6득점, 야투율 47.3%, 3점 슛 성공률 40%를 기록하고 있다. 득점과 관련된 모든 수치가 상승했다. 데릭 로즈와 함께 버틀러도 트레이드 시도를 했던 불스는 한숨을 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2015년 NBA 기량 발전상을 받으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온 버틀러였지만, 이번 시즌은 한 단계 더 성장했다. 가장 큰 요인은 3점슛을 장착한 것이다. 웨이드와 론도의 영입이 불안했던 가장 큰 이유는 외곽슛에 약점이 있다는 것이었다. 원래 슈터가 없었던 불스였기에 팬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지미 버틀러가 3점을 장착한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시도 자체가 많아진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정확도가 높아졌다. 버틀러를 막는 수비 입장에서는 이제 3점슛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지미 버틀러의 시카고 불스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지미 버틀러의 시카고 불스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 NBA


시카고 불스의 에이스는 마이클 조던의 존재로 인해 부담감이 큰 자리이다. 데릭 로즈가 그것을 해내주리라 기대했지만, 결국은 실패했다. 그렇다면 지미 버틀러는 어떨까?

버틀러는 조던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실제로 버틀러 자신도 조던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닮은 부분은 뛰어난 수비력이다. 조던은 "상대를 막기 위해 열심히 수비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공격하는 방법을 깨달았다."고 할 정도로 수비를 중요시했다. 공격력이 빛나려면 그만큼의 수비력도 갖춰야 하는 것이다. 버틀러 역시도 수준급의 수비력을 자랑한다. 3차례 올 디펜시브 팀(All-Defensive Team)에 선정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엄청난 연습량과 코트 위에서 치열하게 뛰어다니는 것도 마치 조던을 연상시킨다. 불스의 팬들은 버틀러를 보고 설레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팀 성적도 10승 7패로 나쁘지 않다. 동부 컨퍼런스에서 독주하고 있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캐나다의 자존심 토론토 랩터스를 제외하고는 시카고 불스의 플레이오프행을 방해할 팀이 딱히 없어 보인다.

지난 시즌 42승 40패, 동부 9위로 자존심을 구겼던 시카고 불스가 또다시 불타오를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출 수 있을까? 지미 버틀러는 매 시즌 성장을 거듭하며 모두의 예상을 깨뜨려 온 선수이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시카고 불스가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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