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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연수구에 산다는 것이 너무나도 창피합니다. 악마의 웃음,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 1일, 인천 부평역 앞에서는 절규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덤덤한 표정으로 대중 앞에서 연설을 이어가던 이혜정씨의 평정심은 세월호라는 단어와 함께 와르르 무너졌다.

그는 "민경욱이라는 사람과 한 동네에 사는 것이 너무나도 창피하다"며 "자손 대대로 그날, 민경욱의 웃음은 기억돼야 한다"고 울먹였다.

그녀가 울먹인 이유는 인천 연수을 민경욱 국회의원의 이른바 '세월호 동영상'을 본 탓이다.

세월호 동영상에는 세월호 참사 당일 민경욱 대변인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공식 발표를 하기전 크게 웃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JTBC '썰전'의 패널인 유시민, 전원책씨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정치인을 소환했다. 

대통령을 누나로 부르던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인천 남구을)이다.

1일 방영된 썰전에서 패널들은 그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문 작성자로 꼽았다.

사실 그는 최근까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다.

그는 지난 4월 총선 때 '공천 파문'의 핵심에 선 뒤 무소속으로 지내다 총선을 치른 뒤 다시 새누리당으로 복당했다.

꼬박 7개월 만에 대중 앞에 이름 석자를 다시 각인시킨 것이다.

윤상현 국회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충청포럼 인천시지부의 간부가 박근혜 퇴진 반대 집회에 참석을 독려하는 문자 메세지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 충청포럼 '구국집회' 참석 독려 문자 논란 윤상현 국회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충청포럼 인천시지부의 간부가 박근혜 퇴진 반대 집회에 참석을 독려하는 문자 메세지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 차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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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의 이름은 1일 오전부터 언론에 오르내렸다.

그가 회장을 맡고 있는 '충청포럼' 인천지부에서 인천에서 열리는 보수단체의 박근혜 하야 반대 집회 참석을 독려하는 문자를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인천 부평역에서 열렸던 지난 달 24일 집회의 참가자는 10여 명으로 그날 집회는 취소됐지만 이날 열린 집회에는 1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충청포럼이 회장인 윤상현 의원과 상의없이 집회 독려 메시지를 배포했을리 없다. 이 일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인천의 한 대형교회 목사도 이 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인천순복음교회 최성규 목사가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선출됐다는 보도 탓이었다.

그의 과거 행적을 문제삼아 정치권은 물론 종교계에서도 반발하고 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하고 5.16 쿠데타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광고를 신문에 게재했다.

심지어 세월호 유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최 목사는 2013년 6월 27일자 <동아일보>에 "생명과 피로 지킨 NLL을 괴물이라니'라는 제목의 광고를 내고 2007년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북한 대변인이었나?"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최 목사는 2012년 8월 7일자 <국민일보>에 "5·16은 역사의 필연이자 변화의 기회였다"면서 5·16 쿠데타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석 달이 지났을 무렴 '돌을 맞으라면 맞겠다'는 제목의 글을 신문에 게재하며 유족들에게 과거에 머물지 말라"며 세월호를 잊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천지역 정치인이나 종교인 이름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자 시민들의 반발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김아무개(49)씨는 "지난 주말 한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세월호 당일 그의 웃음을 보고 상처를 받았는데, 알고 봤더니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다"면서 "내가 정치에 관심이 없어 투표를 하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 세월호로 희생된 아이들에게 너무나도 미안하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인천 남구에 사는 박아무개(50)씨도 "대통령을 누나로 부른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 동네인 남구에게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이기적인 생각이었다"며 "앞으로 투표를 할 때 고민을 하겠다"며 반성했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정아무개(41)씨도 "인천의 정치인들이 한꺼번에 언론에 오르락 내리락하니 정신이 번쩍 든다. 함부로 투표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시민들이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민경욱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민 의원의 국회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1인미디어 인사이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윤상현, #민경욱, #최성규, #인천시민, #자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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