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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건강권 보호가 아닌 건강보험료 징수가 업무라니...당황스러워

건강보험 체납 처분 요청을 위해 건보공단을 찾았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의 본부 건물 앞에서 연신 "우아~"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새롭게 지어진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물은 화려한 유리 건물로 되어 있습니다. 공단에 들어서자 데스크가 눈에 띄었습니다.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지만 데스크에서 철저히 방문자를 확인하는 폐쇄적인 모습은 이웃나라 건강보험공단과 대조적입니다.

저희 일행 중 한 사람은 대만 건강보험 공단을 방문했을 때를 이야기합니다. 우리나라 주민센터 같은 대만의 건강보험 공단에서 이루어지는 개방형 업무방식을 칭찬하며 폐쇄적인 건강보험공단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저희가 만난 건강보험공단의 한 관리자는 건강보험 공단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며 건강보험공단이 언론의 뭇매를 맞는 것에 불편해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업무는 보험료 징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건강보험 공단이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업무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건강 보험료 징수가 업무라고 하니 당황스러웠습니다.

실제 회의실에 들어가기 전 맞닥뜨린 공단 직원들의 모습은 채권 추심업체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보험가입자에게 보험료 독촉을 하고 불편한 통화를 하며, 근저당권 설정을 하는 모습은 냉소를 불렀습니다. 여러 방법으로 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납부 채널을 다양하게 확보했다면서 편의점 납부, 카카오페이 결제도 가능하다며 자랑스레 이야기 하였습니다.

카카오페이? 건보료가 최근 신용카드결제를 허용하면서 신용카드 및 현금 결제가 가능하도록 한 모바일 결제 방식입니다. 이 결제방식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쉽게 이체가 가능한 서비스입니다. 저는 카카오페이라는 말에 놀랐습니다. 그것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관리자의 말이었습니다.

"공단이 다양한 채널로 보험료를 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끝까지 보험료를 받아내겠다는 것입니다. 금융사 추심원들도 이렇게는 일하지 않습니다. 징수율 99.4%는 자랑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보험료 탕감을 지금보다 더 많이 해주어야 합니다."

저의 이 말에 보험공단은 국가기관이어서 법에 의해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2012년도에 보험료 탕감을 해주고 국회의원들에게 더 걷을 수 있는 보험료를 걷지 않았다며 질타를 받고 법안이 수정됐다. 현재는 탕감이라는 제도가 없어졌고 그에 따라 끝까지 징수를 해야 한다는 말을 돌려서 말하더군요. 징수율 99.4%의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금융권 추심원들도 무차별 통장압류, 카톡 납부를 요구하진 않는데...

금융권 추심원들도 무차별 통장압류, 카톡 납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국가기관이라고 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통장 잔액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통장압류를 하는데 잔액조회를 할 수 없어 애로사항이 많다고 합니다. 통장 압류 뒤 보험 가입자가 납부하고 해지 요청을 하면 다음 날 해지된다고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합니다.

소위 생계형 건강보험료 체납자들은 월 소득이 거의 없거나 기본 소득이 보장되지 않는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에게 카드로라도 납부하라고 하는 것은 불법채권 추심을 하는 추심회사와 무엇이 다른가요? 추심원들은 카드로라도 납부를 하라고 하면 불법추심으로 신고당하고 벌금형을 받습니다. 심한 경우 업무정지까지 당합니다. 그런데 이런 업무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당연한 업무랍니다.

인력에 비해 많은 사람을 상대해야 하므로 일일이 확인하지 못하고 통장 압류를 하는 것은 하는 수 없는 일이라고 읍소를 하는 공단의 입장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통장 잔고가 확인되지 않으면 통장 압류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들에게 통장 잔고는 당장의 방세이며 당장의 먹거리를 해결해야 하는 절박한 돈입니다. 그런데 일단 압류부터 하고 보자는 것은 탁상공론의 결과일 뿐 해명이 될 수 없습니다.

월 4~5000원 정도는 누구나 쉽게 낼 수 있는 보험료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하는 공단. 실제 저희에게 보험료 지원을 요청한 사람 중에는 월 보험료 2600원이 체납되어 20만원을 결손처분 신청하신 한부모 가정도 있습니다. 당장의 끼니와 잠자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포기한 건강권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쉽게 낼 수 있는 2600원이 이들에게는 여러 해 밀려 빚이 되어 돌아옵니다.

건강보험료는 다른 사회보험과 달리 연대책임으로 부과됩니다. 그래서 본인이 기초생활 수급자가 되었다고 해도 본인과 함께 생활하는 다른 가족들이 소득이 발생하면 보험료가 부과되던 시기에 체납된 보험료는 소득이 발생한 가족 때문에 결손 처분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희에게 접수된 사례 중 사망한 아버지의 피부양자로 되어 있던 딸에게 아버지의 체납분까지 독촉한 사례도 있습니다. 사망한 사람의 보험료도 징수합니다. 이 또한 연대책임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족이 모두 사망해야만 결손이 되는 것입니다. 공단은 법이 그렇게 되어 있다며 법을 강조했습니다.

연대책임인 건강보험, 가족이 모두 사망해야만 결손 처리

법이 문제이면 법안을 수정을 하면 어떠냐는 질문에 19대 국회에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20대 국회는 현 시국 상황으로 어렵다고 하면서 기존 업무 방식대로 해야 한다고 합니다. 업무 매뉴얼을 수정해서라도 생계형 체납자를 지원하는 방법을 고안하면 어떻겠냐는 말에도 난색을 표했습니다.

건강권은 대한민국 사람으로 누구나 누려야 하는 권리입니다. 그러나 보험료 체납으로 통장이 압류되고, 기초생활 수급자가 되어도 소득이 있는 다른 가족 때문에 결손처분도 되지 않고, 사망한 아버지의 보험료까지 납부해야 하는 것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건강보험공단은 보험료만 징수하는 채권추심업자인가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시작은 국민의 건강문제를 사회가 함께 부담하여 책임을 지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나 현재 공단의 존립목적은 공단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비춰집니다.

사람들은 기업이 회사를 키우기 위해 들이는 돈은 투자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들어가는 돈은 비용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사회적 비용이라는 말 대신 사회적 투자라고 말하고자 합니다. 이들에게 투자를 하는 것은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밑거름입니다.

건강보험공단의 입장에서 장기체납자의 보험료 결손처분은 손실을 더는 일입니다. 보험료를 내지 못한 사람의 입장에서도 부담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이들이 빚의 부담을 벗으면 새로 살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사회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면담을 마치고 나오면서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건강보험 공단에서 이야기 하는 생계형 건강보험 가입자는 전국적으로 150만 가구입니다. 그 중 90만 가구는 체납을 하고 있는 결손처분 및 복지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이들 중 저희에게 신청서를 접수하셔서 신청하신 분은 320명입니다. 건강보험 공단에서는 결손처분이 필요한 대상자를 찾아서 결손처분을 하고 독촉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손부족을 이유로 민원 신청인에게만 결손처분을 해주고 있는 양상입니다.

이번 결손 처분 신청자 중에 결손 처분 대상자들은 건강세상네트워크로 연락을 준다고 했습니다. 대개 결손처분은 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결과는 2월 말에서 3월 초순경에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별로 공단에서 안내가 간다고 합니다. 결손처분은 건강세상네트워크(02-6339-6677)로 문의하시면 안내 받으실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아름다운재단과 건강세상네트워크, 주빌리은행은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 상담 센터를 오픈하고 건강보험 체납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월 5만원 미만의 생계형 건강보험료를 6개월 이상 체납하셔서 어려움을 겪고 계신 지역보험료 가입자분들은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 상담 센터를 통해 상담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문의전화는 02.6339.6677 / 1661-9736이고, 홈페이지 www.healthforall.or.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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