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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4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4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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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쪽 추산 100만, 경찰 추산 26만. 도대체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호기심을 참지 못하는 건 과학자나 IT(정보기술)인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12일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3차 범국민행동을 계기로 보다 정확한 집회 참여자 수를 계산하려는 과학자와 IT(정보기술)업계의 노력이 한창이다.

조이코퍼레이션에서 지난 19일 4차 범국민행동 참가자들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와이파이 신호를 집계해 당시 광화문에 74만 명(주최 쪽 60만 명, 경찰 17만 명 추산)이 몰렸다고 발표한 데 이어, 과학자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해 '100만 촛불'을 뒷받침하는 방정식까지 내놨다.

"광화문 촛불 유동인구 더했더니 '경찰 추산' 고정 인구의 4배"

원병묵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동 인구에 의한 집회 인구 추산법'을 공개했다. 집회 장소 면적과 인구 밀도만 따지는 경찰의 '고정 인구' 집계 방식에 더해 유동 인구를 계산하는 법을 추가한 것이다.

원 교수는 "11월 12일 촛불 집회는 일반 시민의 참여로 '유동 인구'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겼고 이것을 고려한 새로운 추산법이 필요했다"면서 "유동 인구의 참여가 많았고 집회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유동 인구가 같은 장소에 평균적으로 머문 시간을 고려하여 경찰 측 추산보다 세 배 정도 더 많게 추산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고 밝혔다.

다른 과학자들도 나섰다. 우선 김상욱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는 지난 12일 촛불 집회 당시 참가자들이 들어찬 전체 면적을 대략 10만 평방미터로 추산했다. 또 원 교수는 앞서 콘서트장 밀도를 고려해 집회 장소 밀도를 경찰 기준인 0.33평방미터당 1명보다 조금 더 많은 0.23평방미터당 1명으로 잡았는데, 박인규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교수가 별 세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이를 뒷받침했다. 박 교수는 '캔들카운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촛불 집회 사진 속에 나온 촛불 수를 직접 측정해 광화문광장 1평방미터당 4명 이상(0.25평방미터당 1명)이 들어갔다고 추산했다.

원병묵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가 22일 공개한 '유동 인구에 의한 집회 인구 추산법'
 원병묵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가 22일 공개한 '유동 인구에 의한 집회 인구 추산법'
ⓒ 원병묵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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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교수는 이를 토대로 유동인구가 전체 집회장소에서 차지하는 면적과 평균 유속을 계산했다. 원 교수는 "집회 장소의 면적은 대략 10만 평방미터로 잡을 수 있는데, 단순하게 100미터 폭과 850미터 길이의 직사각형 광장을 가정하고 경찰 측 추산 밀도를 곱하면 경찰 측 추산대로 '26만 명'이 나온다"면서 "대략 폭을 기준으로 10%가 유동 인구였다고 가정하면 면적 기준으로 90%가 고정 인구이며 10%가 유동 인구"라고 가정했다.

원 교수는 우선 '단위시간(초)당 유동인구 절단면을 통과한 유동 인구수'(명/m/s)로 유속을 계산한 뒤 '총유동인구=유속 X 집회시간 X 유동 절단면 길이'라는 수식을 만들었다.

원 교수 계산법에 따라, 유속이 3.3명/m/s이라고 가정하면 총유동인구는 72만 명이다. 여기에 고정인구 26만 명을 더한 총 집회 참가자 수는 98만 명으로, 고정인구의 4배에 가깝다. 유동인구가 고정인구보다 3배(2.8배)나 많다. 주최 쪽 추산(연인원=고정인구+유동인구) 100만 명과 경찰 추산(순간 최대 인원=고정인구) 26만 명 사이에 4배씩 차이 나는 이유가 규명되는 셈이다.

만약 유속이 5.0명/m/s로 빨라지면 총유동인구는 110만 명으로, 고정 인구의 4.2배가 되고 총 참가자 수는 130만 명에 이르게 된다.

와이파이 추산 연인원 74만 명, 최대 인원 22만 명과 4배 차이

조이코퍼레이션에서 지난 19일 광화문 4차 범국민행동 당시 측정한 시간대별 참가자수.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와이파이 신호를 집계했다.
 조이코퍼레이션에서 지난 19일 광화문 4차 범국민행동 당시 측정한 시간대별 참가자수.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와이파이 신호를 집계했다.
ⓒ 조이코퍼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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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조이코퍼레이션 집계치도 원 교수의 방정식을 뒷받침한다. 조이코퍼레이션은 지난 19일 오후 2시~9시 사이 광화문 일대에 연인원 74만 명이라고 추산했다.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린 오후 7시대 참가자 22만 명의 90%인 20만 명 정도를 '고정 인구'로 본다면, 나머지 54만 명 정도가 총유동인구인 셈이다. 그 비율은 2.7배로 앞서 원 교수가 유속 3.3명/m/s로 가정해서 계산한 2.8배와 비슷하다. 

총유동인구가 고정인구보다 3배나 많다는 건, 노동단체나 시민사회단체에서 조직한 '고정인구'들보다 집회에 잠시라도 다녀가는 일반 시민들을 포함한 '유동인구'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반면 지난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시복미사 참가자 수는 약 17만 명으로, 당시 주최 쪽 예상 참가자 수와 경찰 추산이 큰 차이가 없었다. 미리 등록한 성도들만 참가할 수 있는 행사여서 '고정 인구'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원병묵 교수도 이날 "내가 하고 싶었던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촛불집회에 유동 인구가 왜 그렇게 많을까?' 하는 것"이라면서 "다른 집회와 다른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안다면 세상이 진짜 변화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태그:#100만촛불, #최순실게이트, #박근혜퇴진촛불, #촛불집회, #유동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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