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인천관광공사(황준기 사장)가 지난 10월 부서장급 직원을 일반 팀원으로 강등 조치하고, 기존 3개 처를 모두 해체한 뒤 마케팅본부 산하로 재배치하는 등 비상식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인천관광공사(황준기 사장)가 지난 10월 부서장급 직원을 일반 팀원으로 강등 조치하고, 기존 3개 처를 모두 해체한 뒤 마케팅본부 산하로 재배치하는 등 비상식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해 파문이 일고 있다.
ⓒ 인천관광공사

관련사진보기


인천관광공사(황준기 사장)가 지난 10월 부서장급 직원을 일반 팀원으로 강등 조치하고, 기존 3개 처를 모두 해체한 뒤 마케팅본부 산하로 재배치하는 등 비상식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인천관광공사는 지난 10월 1본부 1실 3처 1단 12팀이던 조직을 1본부 1실 1단 14팀으로 개편했다. 3처를 폐지하고 1본부에 산하 팀으로 통합해, 마케팅본부의 권한이 막강해졌다. 공사 14개 팀 가운데 절반이 넘는 8개 팀이 마케팅본부에 집중 배치됐다.

공사는 또 이 과정에서 기존 단장과 팀장을 일반 팀원으로 격하시켰고, 4급 직원을 팀장급으로 대거 발탁하는 등 비상식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공사는 처장(2급), 단장(3급), 팀장(3급)을 팀원으로 발령했다.

격하된 인사가 있으면 격상된 인사도 있기 마련이다. 공사는 지난해 12월 공사에 입사한 MICE사업처장에게 MICE사업단장을 맡겼다. 신임 단장은 황 사장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일 때 같이 일했던 인사다.

이 같은 개편과 인사에 대해 시 공무원 출신 황흥구 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새누리, 남동1)은 공사 행정사무감사 때 "비상식적인 개편"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상임위를 진행하는 위원장이 직접 나서 질타하는 경우는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상식을 벗어난 개편이라는 비판이다.

황흥구 위원장은 "사업단을 팀으로 바꿔 위상을 떨어뜨리고, 방대한 마케팅본부의 3개 처를 없애고 본부장이 무려 8개 팀을 직접 관장하게 했다. 게다가 처장, 단장, 팀장을 팀원으로 격하시킨 것은 비애와 모멸감을 불러온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런 뒤 "최초 관광공사 설립부터 10년 넘게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사가 만사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격하시키고, 지난해 입사한 사람을 중용했다. 조직내부에 갈등과 반목, 사기 저하 등의 부작용을 불러올 게 뻔하다. 그래서 조직개편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는데도 말이 안 통한다"며,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공사의 조직개편은 시 해당 부서에서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반대해 승인이 보류됐는데 공사가 밀어붙여 결국 승인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와 공사 안팎에서는 이번 개편을 공사를 사유화하려는 인천판 '비선실세 시정농단 사건'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비상식적 조직개편과 인사 배경에 '최순실' 세력?

그런데 이 같은 인사와 개편을 '박근혜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최순득 자매가 단골로 이용한 차움병원에서 VVIP 고객 관리 업무이력을 지닌, 공사 A마케팅본부장이 주도했고, 이를 사장이 동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마케팅본부장은 차움병원에서 VVIP 고객을 관리했고, 그 뒤 행정자치부 대변인실 정책홍보팀장을 거쳐 2013년에는 차은택씨 개입정황이 있는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홍보부장까지 지냈다.

인천관광공사 황준기 사장과 A마케팅본부장은 특수 관계나 다름없다. A본부장은 황 사장이 행자부에서 지방재정세제본부장으로 일할 때, 행자부 대변인실 정책홍보팀장으로 같이 일했다.

A본부장은 또 황 사장의 친형이 대표이사로 있는 차병원그룹 계열사 ㈜차바이오텍의 주식 2만주(시가 약 2억 2000만 원)를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A본부장은 황 사장의 형이 차바이오텍 대표를 맡고 있을 때 이 회사 주식 2만주를 취득하고, 차병원그룹 기획총괄브랜드전략실장으로 '차움병원 VVIP 마케팅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준기 사장은 행자부 지방재정세제본부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후, 2010년 한나라당 후보로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그 뒤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거쳐 지난해 9월 공모 때 인천관광공사 사장으로 부임했다.

A본부장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홍보부장을 그만두고, 지난해 9월 공모 때 황준기 사장과 함께 응모해 입사한 뒤, 도시마케팅본부장(상임이사)으로 기용됐다.

차움 VVIP담당 출신 본부장, "최순실 전혀 몰라"

이강호 시의원(더민주, 남동3)은 이 같은 A본부장의 행적, 그리고 황 사장과 A본부장의 특수한 관계를 토대로,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이 인천관광공사 인사까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강호 의원은 15일 공사 행정사무감사 때 "황준기 사장과 A본부장이 인천관광공사를 장악하기 위해 무리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는 게 공사 직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라며 "공사에 2명뿐인 임원인 황 사장과 A본부장이 행정자치부에서 3년간 함께 일한 특수 관계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뒤 이강호 의원은 A본부장에게 "최순실씨가 차움병원 VVIP 회원으로 알고 있는데 최순실씨를 알고 있느냐, 평창조직위는 누구의 추천으로 갔느냐, 차은택 영상감독의 전화번화가 휴대폰에 저장돼 있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A본부장은 "최순실씨를 전혀 모르고 평창조직위는 공모를 거쳐 입사"했으며 "차은택씨 전화번호는 휴대폰에 저장돼 있지도 않다"고 이들과의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황 사장과 특수 관계를 통한 인천관광공사 입사의혹에 대해서도 "적법한 공모절차를 거쳐 공사에 입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준기 사장 또한 A본부장과 특수한 관계를 부인했다. 그는 "A본부장과 우연히 동시에 인천관광공사에 응모한 것일 뿐이다"고 했으며, 'A본부장이 조직개편을 주도'했다는 의혹 대해서는 "A본부장과 상관없이 모두 내가 지시한 일이다"고 반박했다.

황준기 사장과 A본부장의 특수한 관계 의혹에 대해 사장과 본부장에게 해명을 요구했지만, 공사 관계자는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때 (사장과 본부장이) 밝힌 내용이 의혹에 대한 공사의 공식입장이다. 그게 전부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최순실, #차움병원 VVIP, #인천관광공사, #인천시의회, #황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