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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1차, 2차 담화문이 100만 촛불에 불태워졌다. 국민의 눈을 속일 수 없는 게 정치다. 국민에게 죄 지은 자들의 언어에는 영혼 없는 떨림이 있고, 눈빛에는 광채가 없다. 지난 12일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서울 광화문 광장에 100만 명이 운집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최대규모라고 한다. 이 정도면 물러서는 게 순리다.

촛불집회 다음 날 청와대는 정국 수습책을 논의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전날 촛불집회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국정 정상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들은 15일~16일 사이 3차 담화가 발표될 거라고 전망한다.

나올 필요 없다, 그냥 '문자'로 알려주시라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 대회가 지난 12일 서울 세종로, 태평로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수십만의 참가자가 촛불을 밝히고 있다.
▲ '박근혜 퇴진' 외친 100만 촛불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 대회가 지난 12일 서울 세종로, 태평로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수십만의 참가자가 촛불을 밝히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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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3차 담화는 거창할 이유도, 그럴 듯한 수식어도 필요없다. 100만 촛불이, 5천만 가슴이 이미 말하지 않았는가. 무조건 '하야'가 답이다. 우리 국민들이 측은지심에 견딜 수 없도록, 더 신비롭게 거취를 정리하고 하루라도 빨리 청와대를 나오면 그만이다.

나는 대통령의 '비선허세'로서 지난 2차 담화문을 '첨삭'한 적 있다(관련기사: 비선허세가 첨삭한 박근혜 담화문, '속 시원하네'). 이번에도 비선허세로서 청와대에 제안한다. 담화문 따위 의미 없다. 그 단어와 문구의 해석을 놓고 정치적 해석을 달리 하는 일도 신물이 난다.

희대의 국정농단 사태로 세대와 계층을 하나로 묶은 전인미답의 공로를 인정한다. 박근혜 대통령, 여기까지면 됐다. 이제 그만 내려오시라. 민심은 천심이다. 이미 두 번 나와서 사과했으면 됐다. 세 번이나 나와서 무슨 말을 하려는가. 더 이상 할 말이 남아 있기는 한가?

그리고 국민안전처에 제안한다. 혹시라도 대통령이 3차 담화문을 발표할 낌새가 보인다면 우리 국민의 진정한 정신적 안전을 위해 신속 정확하게 문자 메시지로 날려주기 바란다. 어제(13일) 충남 보령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재빨리 문자메시지를 보냈던 것처럼 말이다. 세월호 사태 이후 안전, 안전, 안전을 부르짖던 정부였으므로, 이번에도 제발 국민의 정신적 안정을 찾아주기 바란다.

11월 13일 국민안전처 문자
 11월 13일 국민안전처 문자
ⓒ 박병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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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여! 국민안전처여! 지금! 우리 사는 대한민국에 이보다 더 무서운 재난이 어디 있을까! 이보다 쪽팔린 국난이 어디 있을까! 우리 국민들 제발 안전하게 살자. 3차 담화문을 대신하여 아래 메시지를 우리 국민들께 꼭 보내기 바란다.

[국민안전처] (청와대 지진 속보) 오늘 오전 09시 55분 경 청와대 춘추관 건물에서 지진동이 감지되었음 / 박수함성 및 대동단결 준비 바랍니다.

[국민안전처] 11. 15. 10:00 대한민국 전역에 규모 측정 불가 대지진 발생 / 박근혜 대통령 하야 결정!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은 영원합니다. 주말 촛불 집회는 당분간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는 '하야' 단 두 글자면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는 '하야' 단 두 글자면 된다.
ⓒ 박병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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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박근혜 담화, #박근혜 담화문, #재난문자 , #국민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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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연재 '비선실세' 최순실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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