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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철도의 매력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의 추억 찾기 놀이"라고 답합니다. 그 정도로 일본에는 수많은 종류의 열차들과 에끼벤(열차도시락)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라기 보다는 관광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철도 강국 일본의 철도여행.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서 앞으로 다양한 철도여행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JR초시역과 연결된 초시전기철도역 입구. ⓒ 서규호
지바현(千葉県) 동쪽, 일본 혼슈(本州)에서 가장 빨리 해가 뜨는 곳으로 유명한 마을에 위치한 초시전기철도(銚子電気鉄道 )노선은 출발역인 초시역(銚子駅)에서 종착역인 토카와역(外川駅)까지 운행하는 6.4Km의 초 미니 열차 노선입니다.

동경역에서 JR특급열차를 타고 종착역인 초시역에 도착한 후 플랫폼 끝에 위치한 초시전기철도 초시역으로 들어가 봅니다. 입구도 그렇고 한 열차 회사의 시발역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초라해 보입니다.

개찰구 내부 오래된 진열장에는 여러 초시전기철도의 특별 승차권이라든지, 키홀더, 엽서인지 모를 사진 컬렉션 등이 있지만 모든 것들이 굉장히 색이 바래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햇빛이 그대로 들어오는 곳에 갖다 놓으니 색이 바랜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초시철도라 용서가 됩니다. 이런 오래되고 낡아 보이는 것이 새로운 것만 추구하는 세상에서 오래된 추억을 찾는 하나의 즐거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운행하지 않는 오래된 전차. ⓒ 서규호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노선이기도 하죠. 몇 차례의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적자 노선이기도 합니다만 철도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지역 주민들은 이 열차를 이용하기 위해 찾아옵니다. 근교 유치원에서도 현장 학습으로 많이 찾아오기도 하죠.

2016년 11월 7일부터 '블루라이트업전차 (ブルーライトアップ電車)'를 운행하는데 특이 하게도 '세계 당뇨병 예방의 날'(11월 14일)에 맞추어 운행하는 2량 전차 중 한 량을 푸른색으로 운행하기도 합니다. '세계 당뇨병 예방의 날'에는 세계 각국에서 푸른 빛 점등식 캠페인을 시행하는데 초시철도도 이 날의 홍보를 위해 운행한다고 하니 참 독특한 아이디어 열차입니다. 이 블루 라이트 업 열차는 11월 14일까지 매일 운행하고 12월 하순까지 부정기적으로 운행한다고 합니다.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가면 타 볼 수 있습니다.

초시역을 출발한 열차는 20여 분의 짧은 여행이지만, 아주 재미있게도 최근까지 운행되었던 오래된 전차를 직접 타볼 수 있었습니다. 운영이 열악한 관계로 노선도 조금은 흔들리며 덜커덩 덜커덩 달리지만 100여 년 전 그 시대의 전차를 타고 시간여행을 했었는데 아쉽게도 2011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네요. 세월의 힘을 열차가 감내하기는 어려웠나 봅니다.
초시전기철도의 유일한 유인역 이누보역. ⓒ 서규호
열차가 이누보역(犬吠駅)에 정차를 합니다. 초시전기철도의 유일한 유인역이기도 합니다. 거의 모든 손님들이 이 곳 이누보역에서 하차를 합니다. 어찌 보면 초시전기철도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여기서 승, 하차를 하고 관광객들도 거의 이 역에서 승, 하차를 합니다.

역 플랫폼은 2량이 서기에 너무나 긴 플랫폼인데 예전에 특급열차라도 섰었나 싶을 정도의 긴 플랫폼을 지나 역사 밖으로 나가 봅니다. 큰 광장 옆에는 예전에 운행했던 초시전기철도의 차량이 옥외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모진 풍파와 관리의 어려움으로 차량이 많이 훼손되어 있어 마음이 아프네요.

관광객들은 역에서 동쪽으로 800m 정도 가면 만나는 이누보사키등대(犬吠埼灯台)를 보기 위해 하차합니다. 지형적인 특성상 혼슈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으로 유명한 관광지라 일본에서도 해 맞이 관광객들이 많이 연말에 찾기도 합니다.

돌출된 이누보사키와 태평양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등대로 1874년에 만들어져 일본에서도 24번째로 등을 밝혔습니다. 입장료 200엔을 지불 하고 99개의 나선형 계단을 통해 조망대로 올라가 봅니다. 웅대한 태평양이 바로 눈 앞에 펼쳐집니다. 태평양의 어느 작은 섬에서 바라보는 듯한 360도 조망은 그야말로 압권 중에 압권이죠. 등대 옆에 하얀색 우체통에서 엽서를 보내는 즐거움도 느껴 볼 수 있습니다.
지구가 둥글게 보이시나요? 수평선이 보이는 360도 조망 전망대. ⓒ 서규호
다시 이누보역으로 이동해 이번에는 이누보역에서 서쪽으로 도보 15분 거리에 위치한 지구가 둥글게 보이는 언덕전망관(地球の丸く見える丘展望館)으로 향합니다. 약간의 언덕길이긴 하지만 오르면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수평선을 통해 알게 되죠. 꼭 초시철도를 타면 이 관광지를 들려보세요.

다시 한 정거장을 가면 초시전기철도의 종착역인 토카와역에 도착합니다. 토카와역을 포함한 초시전기철도가 하나의 작은 철도 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구내에는 예전의 전차가 전시되어 있는데 내부는 쇼와 시대 물품전시관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일본의 지방철도가 경영의 어려움이 있어 이 철도회사도 다른 사업으로 식품제조판매업을 시행하는데 일본 내에서도 유명한 누레센베(ぬれ煎餅)를 초시역과 이누보역 매점 및 일부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판매합니다 이런 유명세가 초시전기철도의 경영악화 때문에 생겨났다고 하니 아이러니 합니다. 근처 이누보자키관광호텔에서 당일 온천도 즐길 수 있어 철도여행도 하고 온천도 즐길 수 있습니다. 이번 주말 초시철도의 추억을 따라 추억여행 떠나보세요.
초시전기철도의 종착역 토카와역. ⓒ 서규호
열차 운행 정보
- 찾아가는 법
동경역에서 에서 특급 시오사이 (しおさい)호 탑승. 1시간 50분 소요 초시역 도착.

- 운행시간표
http://www.choshi-dentetsu.jp/detail/railway/9 홈페이지 참고

- 요금표
초시역-토카와역, 편도 340엔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서규호 기자는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 엔트래블스 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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