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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임에도 5천 여명이 모인 부산 시국집회
 일요일 저녁임에도 5천 여명이 모인 부산 시국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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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명이 민중총궐기 참가하러 서울로 갔으니 수천여 명쯤 모일 것이라고 판단했던 지난 12일 부산 시국집회에 5만여 명이 참가했다. 광화문에 있던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 대표단은 5만이 운집한 부산 시국집회 소식을 듣고 급히 메신저를 통해 일요일 집회를 공지하기에 이르렀다. 당일 집회가 당일 새벽에 발표된 셈이다. 그리고 지난 13일 시국집회에는 1000여 명이 함께했다.

대학생 황선영
▲ 사회 대학생 황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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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국집회 주 사회자인 황선영씨가 "어제 부산에 5만 명이 모였다. 부산의 힘으로 하야시킬 수 있겠다. 2선후퇴는 말도 안 된다"라고 말하자 객석에서는 "하야라는 말도 아깝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어 황선영씨는 "박근혜가 종교지도자를 만난 자리에서 '잠은 보약'이란 발언을 했다. 하야하면 잠 실컷 잘 것"이라고 꼬집자 큰 박수가 뒤따랐다.

자유발언이 이어졌고 신청자가 쇄도했다. 어제 자유발언 신청에서 발언을 하지 못한 신청자가 재 신청을 해 간신히 발언대에 오르기도 했다. 12일에 발언했었는데 못 다한 이야기가 있다며 다시 나온 발언자는 자유발언 탈락자들에게 눈총을 받기도 했다.

아래는 몇몇 발언들을 간추린 것이다.

백만 중 한 점이었던 수녀님, 구서여중 1학년 학생들, 고2 학생 전옥지
 백만 중 한 점이었던 수녀님, 구서여중 1학년 학생들, 고2 학생 전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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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광화문에서 백만 중의 점 하나가 되어 박근혜 하야를 외치고 왔다. 교황께서는 '불의에 저항하지 않고 기도만 하는 것은 아편에 중독된 것과 같다'고 하셨다. 이 자리가 성전이고 여러분과 함께 투쟁하는 것이 나의 기도이다. 

1980년 광주항쟁이 일어 났을 때 대학교 1학년이었고 단 한 번도 시위에 나간 적이 없었다.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외국에 있다가 세월호 참사가 있던 2014년 귀국했는데 깊은 충격을 받았다. 이런 나라를 만든 것이 정치에 무관심했던 나 때문이었구나 생각했고 살인방조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했다. 자다가도 일어나 세월호 아이들을 생각하며 통곡하고 다짐했다. 아이들을 위해 반드시 뭔가를 하겠노라 다짐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 백만 중 한 점이었던 수녀님

수녀님의 발언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할렐루야! 아멘!'이라고 외쳤다.

"친구들 여러명과 함께 왔다.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으실 것 같아 거짓말을 하고 온 친구도 있으며 몸이 많이 아픈데 함께 한 친구도 있다. 지금 여러분들이 하는 것을 '사서 하는 고생'이라고 한다.(웃음)

왜 우리는 사서 고생을 할까? 어제(12일) 광화문 못 가서 아쉬웠다. 정유라 부정입학 사건을 보며 친구들이 '우리도 공부하지 말고 말이나 탈래?'라는 소릴 한다. 또 검찰의 텅빈 압수수색 박스를 보며 어처구니가 없었다. 지금까지 나온 것만도 충분한 하야의 이유가 되지만 하나가 더 있다. 국정교과서다.

우리는 중학교 1학년이라 내년부터 역사를 배우는데 국정교과서로 배우고 싶지 않다. 일본이 쌀 수탈한 것을 수출이라 가르치고 을사늑약이 조약으로 바뀌는 역사를 거부하겠다. 얼마 전만 해도 꿈이 이민이었는데 지금 이 자리에 있다. 피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우리가 이 차가운 곳에서 목소리를 높이지 않도록, 선배님들이 마지막까지 힘내주시기 바란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권선징악을 현실에서도 꼭 보고싶다." - 구서여중 1학년 학생들

"이번 수요일이 수능이다. 수능이 끝나면 많은 학생들이 서면으로 몰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이번 주 토요일(19일) 오후 5시 서면 태화에서 청소년이 주도하는, 청소년들 만의 집회를 개최하고자 한다. 준비물은 하야를 바라는 마음과 그 마음을 담은 발언이다. 박근혜의 퇴진을 원하는 모든 초, 중, 고등학생과 10대가 모여 우리의 목소리를 더 많이 알렸으면 좋겠다." - 고2 전옥지 학생

부산시민 정정수
 부산시민 정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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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시작 전 감을 깎아 먹기 좋게 잘라서 주최측에게 전해주신 82세의 정정수 할머니는 "박근혜 그 도둑× 제발 좀 끌어내려 달라. 박근혜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그 ×××들도 제발 해체하자. 이 당부 드릴려고 나왔다"라고 말했고 참가자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답했다.

어제 광화문에 다녀 왔다는 30대의 전기노동자는 "군대가서 26개월을 지킨 우리나라가 이렇게 자랑스러운 나라인 줄 몰랐다"며 울먹였고 자신을 설비노동자라 소개한 60대는 "이 한 마디 할려고 3시간을 기다렸다. 기성세대로서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환호하고 박수치며 자유발언을 경청하는 시국집회 참가자들
 환호하고 박수치며 자유발언을 경청하는 시국집회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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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관계 상 자유발언에서 밀린 참가자들에게 추후에 발언해 줄 것을 요청하며 오후 8시 40분께 집회를 마치고 행진이 시작됐다. 서면 쥬디스 태화에서 시작해 서면로터리를 지나 NC백화점, 광무교를 거쳐 서면 1번가까지 약 3.5km를 걸으며 박근혜 퇴진을 요구했다.

'박근혜 하야 시국집회'는 매일 저녁 오후 7시 30분 서면 쥬디스태화 옆 사거리에서 열린다. 집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는 날까지 계속된다.

5천여명이 함께 외친 '박근혜 하야' 구호에 맞춰 지나는 차량들이 경적으로 응원을 보내 주었다.
 5천여명이 함께 외친 '박근혜 하야' 구호에 맞춰 지나는 차량들이 경적으로 응원을 보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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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저녁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로 함께 한 참가자들이 많았다.
 휴일 저녁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로 함께 한 참가자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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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박근혜_하야, #부산시국집회, #민주노총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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