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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은 한결같이 놀랍다는 반응이다. 이렇게 거대한 인파가 모인 것도, 이 같은 인파가 혼란 없이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인 것도 모두 놀랍다는 것이다. 공통점은 외국인들도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의 내용을 알고 있었고 한국 시민들의 분노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12일 2016년 민중총궐기가 열린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등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이 왜 분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국제 엠네스티 한국지부에서 일하며 이번 집회 모니터링을 하러 나온 팀 레이니스미스씨는 '시민들이 왜 시위를 하는지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라고 답했다.

레이니스미스씨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놀랐다"며 "사실 이런 게 민주주의다. 이렇게 시민들의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인권사황을 자세히 파악하고 있는 그는 "시민들이 요구는 무척 다양하다. 한상균(민주노총 위원장 구속), 백남기 (농민 물대포로 인한 사망), 세월호 참사 등, 이런 집회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나온 시민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며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나온 시민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며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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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시민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와 새누리당 해체를 촉구하며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학생과 시민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와 새누리당 해체를 촉구하며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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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여성 3명은 광화문 인근 카페에서 집회 상황을 지켜보면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들은 "무슨 이유로 집회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독일에서 같은 일이 발생했다면 우리도 똑같이 했을 것", "한국 사람들의 좌절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 중 한 명은 "놀라운 것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질서정연하게 자리에 앉아 집회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사람들도 많지만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는다. 한국 사람들은 놀랍다"고 말했다.

청와대를 포위하려는 행진대오가 시시각각 몰려들고 있던 시점, 경복궁 역 앞 차벽에서 경찰들과 대치 중인 시민들의 무리 속에는 한국 시민들과 분노를 공유하며 연대하기 위해 나온 외국인들도 있었다. 

프랑스에서 온 주디씨는 "프랑스도 이전에 겪었던 역사를 지금 한국이 겪고 있는 것 같다"라며 "지금 이 땅에서 살고 있는 나 역시, 지금의 한국 정치 상황이 매우 걱정되고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진실과 정의를 위해 싸우고 있는 한국 시민들을 응원한다. 그 뜻에 동참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놀러왔다는 익명의 레즈비언 커플은 시종일관 휴대폰으로 시위대를 동영상 촬영하고 있었다. 커플 중 한 명은 "매우 신기하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서 분노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특별한 충돌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국인 연인은 "솔직히 지금 한국의 정치상황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 사람들이 화가 나 있고, 슬퍼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히 느낄 수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녀는 "미국도 그렇고 전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있다. 한국 시민들이 부디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태그:#민중총궐기, #외국인, #박근혜 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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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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