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명(22)을 다시 만난 건 딱 4개월 만이었다(관련 기사: "보고 있으면 귀여워 미치겠다"는 배우, 레알?). 당시 <혼술남녀> 촬영 준비에 한창이던 그는, "연기자로서 어서 성숙해지고, 깊어지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혼술남녀>는 그런 그의 성장을 보여줄 수 있었던 무대였다.

그런 의미에서 2016년은, 배우 공명의 인생 그래프에 '굵은 점'으로 기록될 만하다. 상반기에는 SBS <딴따라> 카일 역을 통해 얼굴을 알리더니, 하반기에는 <혼술남녀> 진공명 역을 맡아 '연하남 계보'에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훈훈한 외모와 '멍뭉미(강아지 같은 매력)', 박하나(박하선 분)를 향한 뚝심 있는 외사랑으로 여심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공명. 그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에서 다시 만났다. 그사이 공명은 '아는 사람만 알던' 배우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배우가 됐다.

"인기 실감이요? 이렇게 인터뷰 다닐 때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니까 이제야 조금씩 체감하는 것 같아요. 기사에 댓글도 많아졌고요. (웃음) 작품이 끝나면 늘 시원섭섭하고 서운한 마음이 들었는데, 이번엔 기쁜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많은 분이 사랑해주신 덕분이에요."

강사-공시생 스토리 잇는 연결고리

 tvN월화드라마 <혼술남녀>의 배우 공명이 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SBS <딴따라> 카일 역을 통해 얼굴을 알리더니, 하반기에는 <혼술남녀> 진공명 역을 맡아 '연하남 계보'에 이름을 올린 공명. 2016년은 배우 공명의 인생 그래프에 '굵은 점'으로 기록될 만하다. ⓒ 이정민


<혼술남녀>는 노량진 학원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드라마다. 노량진에 막 입성한 학원 강사 박하나를 중심으로 한 강사들의 이야기와, 공명-기범(키 분)-동명(김동명 분)-채연(정채연 분)을 중심으로 한 노량진 공시생들의 일상이 두 개의 큰 기둥이다. 공명은 바로 이 두 기둥을 연결하는 존재다. 좋게 말하면 두 스토리를 잇는 연결고리, 반대로 말하면 자칫 '붕' 뜰 수도 있는 역할이었다.

 <혼술남녀> 캡처. 공명 박하선

진공명(공명 분)은 어머니 성화에 못 이겨 공시생이 된 인물이다. 그렇게 들어간 노량진에서 박하나(박하선 분)를 만나 짝사랑하게 되고,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공부에 매진한다. ⓒ tvN

공명이 맡은 진공명은 어머니 성화에 못 이겨 공시생이 된 인물이다. '그저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갈 생각으로 노량진에 입성한 그는, 그곳에서 '하나쌤'을 만나 짝사랑하게 되면서,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공부에 매진한다. 모든 걸 걸고 공부에 매진하는 동명이나 채연에 비하면 너무나도 속 편한 청년이다.

"진공명은 엄마에게 등 떠밀려 꿈도 목표도 없이 노량진에 온 역할이잖아요.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공시생'이라는 설정 보다, '하나쌤'을 향한 짝사랑에 초점을 맞췄어요. 공명에겐 '하나쌤'을 좋아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사랑보다 형제! 하지만..."

 tvN월화드라마 <혼술남녀>의 배우 공명이 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극 중 공명은 친형인 진정석(하석진 분)과 삼각관계에 놓이게 된다. 친동생인 NCT 도영과 이런 삼각관계에 놓이게 된다면, 그의 선택은 무엇일까? ⓒ 이정민


공명의 꾸밈없이 솔직한 외사랑은 '연하남 캐릭터의 정석'이라는 평을 받으며 '직진 연하남'이라는 별명까지 안겨줬다. 하지만 결말은 (공명의 기준으로 본다면) 새드엔딩이었다. 공명이 그토록 사랑한 '하나쌤'은 공명의 친형인 진정석(하석진 분)과 연인이 됐기 때문이다.

이 비극적인 삼각관계를 알게 된 후, 진정석은 연인인 박하나와의 이별을 택하지만, 진공명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NCT 도영과 친형제이기도 한 그에게 "진정석-진공명 형제처럼 친형제 간에 삼각관계가 생긴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역시 '형'이기 때문일까? 공명은 망설임 없이 "형제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일단은 형제를 택할 것 같아요. 하지만 진정석 같은 상황이라면, 모르겠어요.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동생의 마음을 알았다면 포기하겠죠. 그런데 진정석은 '하나쌤'하고 서로 같은 마음이라는 걸 알고 만나는 단계잖아요. 거기서 동생의 마음을 알았다고 해서 포기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건 사랑하는 여자에게도 상처 주는 거잖아요."

숙소 생활 끝... 덕분에 '혼술' 배워

 tvN월화드라마 <혼술남녀>의 배우 공명이 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숙소생활을 하던 서프라이즈(서강준, 공명, 이태환, 강태오, 유일) 멤버들은 최근 각자 살이를 시작했다. ⓒ 이정민


공명에게는 친형제 도영 외에도, 친형제처럼 우애를 나누는 이들이 있다. 연기자그룹 서프라이즈 멤버 서강준, 이태환, 강태오, 유일. 4개월 전 만날 때까지만 해도 숙소생활을 하던 이들이었지만 그사이 각자 독립했단다. 덕분에 드라마처럼 '혼술'을 하기 시작했다고.

"숙소 생활할 땐 혼술 할 기회가 없었죠. 드라마 말미에 혼술에 대한 내레이션이 나오잖아요. 혼술을 하면서 되새겨 보니까 이해되는 부분들이 많더라고요. 특히 '고민을 떨쳐 버리기 위해 술을 마신다', '생각을 떨치기 위해 마신다' 이런 부분이요. 혼술의 묘미를 알게 된 것 같아요."

지난 인터뷰에서 "함께 사는 멤버들이 많이 의지가 된다"던 공명이었던지라 혼자살이가 외롭지 않은지 물었다. 그는 <혼술남녀>를 시작하며 독립해 "아직 외로움을 느낄 새가 없다"며 웃었다.

"허전함은 있는 것 같아요. 전에는 집에 늦게 들어가도 사람이 있으니 이야기라도 하고 했는데, 이젠 혼자니까 집에 가면 씻고 그냥 자게 되잖아요. 그래도 따로 사니까 일부러 약속 잡고 만나게 되더라고요. 같이 살 땐 없었던 일이죠. 하하하."

배우 공명, 다시 시작

 tvN월화드라마 <혼술남녀>의 배우 공명이 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tvN월화드라마 <혼술남녀>의 배우 공명이 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명'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려가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배우 공명'의 연기를 보여줄 차례. 그의 '진짜' 연기 인생은 지금부터다. ⓒ 이정민


어느덧 데뷔 5년 차를 눈앞에 둔 배우 공명. 지금까지는 차근차근 '공명'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려가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배우 공명'의 연기를 보여줄 차례. 그의 연기 인생은 이제 다시 시작된다.

"아직 보여드린 것보다 보여드릴 모습이 더 많아요. 연기는 제 안에 있는 저를 찾아 보여드리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저도 제 안에 뭐가 있는지 다 모르겠어요. 하하하! 그걸 찾아 나가는 작업이 즐겁고 재미있어요. 더 많은 작품을 통해 제 안의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차기작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그에게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고 싶은지 묻자 "아직 고를 단계가 아니"라면서 웃었다. <혼술남녀> 시즌2는 어떨까? <혼술남녀>는 정채연을 제외한 공시생 3인방이 모두 낙방하면서 종영했다. 시즌2에 대한 가능성을 활짝 열어둔 셈이다.

"종방연 때 시즌2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어요. 현장 분위기도 너무 좋았고, 시즌2 이야기가 나온다는 건 드라마가 잘 됐기 때문이잖아요. 기분 좋았죠. 아직 시즌2 제작을 단정할 순 없지만, 저희(공시생들)끼리는 '기범이 형 하면 할게요', '공명이 하면 할게요', '동영이 형 하면 할게요'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어요. 셋이 너무 재미있었거든요. 시즌2가 제작됐다면 무조건 진공명은 제가 해야죠. 제 이름이잖아요."

시즌2가 제작된다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자신이 있느냐 묻자 "또 난항을 겪지 않을까요?"라며 웃었다. 진공명의 '공무원 되기'는 아직 미지수. 하지만 공명의 '배우 되기'는 순항 중이다.

"너무 많은 분이 이 작품을 통해 제게 관심 가져주셨어요. 감사하고 행복하죠. <혼술남녀>를 통해 절 알게 되신 분들이 실망하지 않으시도록, 더 멋있고 매력적인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관심 계속 가져주세요. (웃음)"

지난 인터뷰를 마치며, "'공명'이라는 이름처럼, 기분 좋은 울림을 선사해줄 공명의 모습이 기대된다"고 적었더랬다. 그리고 딱 4개월 만에 이만큼 성장해 나타났다. 다음에 만날 땐 또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배우 공명의 도약은 지금부터다.

 tvN월화드라마 <혼술남녀>의 배우 공명이 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다음에 만날 땐 또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배우 공명의 도약은 지금부터다. ⓒ 이정민



공명 서프라이즈 혼술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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