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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힐러리와 트럼프 중 누가 당선되든 한반도에 관한 미국의 선택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선제공격'(Preemptive Strike)이고, 둘은 '북미간의 대화와 협상'이다. 2회에 걸쳐서 두 선택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 기자 말

[지난 기사] 북한 공격? 대화 협상?... 미국의 교묘한 이중 전략

제네바 협정이 만든 결과... 북한 핵 프로그램 지연

 지난 1994년 6월 18일,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3박 4일의 평양 방문을 마친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 내외가 판문점을 통해 입국하고 있는 모습.
 지난 1994년 6월 18일,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3박 4일의 평양 방문을 마친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 내외가 판문점을 통해 입국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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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강경파들은 빌 클린턴 대통령이 협상한 1994년의 제네바 협정을 반대했고(최근 이란과의 협정도 반대했다), 조지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우라늄'을 구실로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에게 협정을 파괴하라는 임무를 내려졌다. 결국 정책적으로 제네바 협정은 파괴됐다.

그러나 미국은 이 제네바 협정 덕분에 8년간 북한 핵 프로그램을 지연시켰다. 미국 전 국방장관 윌리엄 페리와 현 국방장관 애쉬튼 카터는 '1년에 최소 몇 개의 핵폭탄이라도 만들 수 없게 만들어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을 챙겼다'고 말한다. 그러나 제네바 협정의 파괴는 다시 북한으로 하여금 핵 개발에 착수하게 했고, 오늘의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 20년간의 미국의 대북 핵 정책을 '잠자는 정책'에 비유했다. 이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Strategy of patience) 정책도 포함한다.

따라서 기자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에 취임하게 되면 다른 세계정치에서는 강공으로 나갈지는 몰라도 대북정책에 있어서만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험을 십분 살려서, 대화와 협상으로 나가리라고 예견한다. 이미 북한과의 비공식적 물밑 접촉은 이미 시작됐다(관련 기사 : 북미간 대화 기류... 퍼즐 조각을 맞춰보자).

이 접촉은 진전돼 지난 9월 24일부터 27일 동안 제네바 협상의 대표 갈루치가 한성열 북한 외교부부장을 말레이시아에서 만났고, 중국의 류전민 외교부 부부장이 북한에 가 한성열 부부장을 10월 23일에 만났다. 또한 미 국무부 부장관 토니 블링컨(Tony Blinken)이 한중일을 연쇄 방문하고 북핵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케리 미 국무부 장관과 중국의 전 외무장관 등이 미국서 회동하였고, 6자회담대표들 또한 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행정부 말기였던 1994년, 제네바 협상을 위해 전 국방장관 페리와 현 국방장관 카터, 제네바협상의 미국대표 로버트 갈루치, 현재 <38 노스>의 경영자 조엘 위트 박사 등이 방북했고, 이후엔 미국 울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로 조명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정복 차림으로 워싱턴 백악관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만나는 등 북미관계가 개선되면서 한때 수교 직전 단계까지 이르렀던 놀라운 경험이 있음을 기억한다. 힐러리가 당선했을 경우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물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을 경우에 이런 경험을 누리진 못할 것이다).

비록 빌 클린턴 행정부 이후 공화당의 부시 정부가 들어서면서 클린턴 정부 당시 있었던 약속들은 백지화됐다. 그리고 북한은 '악의 축'이 돼면서 북미 관계 개선은 물거품됐다. 그 결과 북핵 문제 해결에 암운이 드리워지게 됐다. 기자는 빌 클린턴에서 부시 행정부로 넘어가면서 발생했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

공교롭게도 힐러리가 당선하면 백악관에는 전직과 현직 대통령 2명이 있게 된다. 그들이 한반도에 대화와 평화의 시대를 열고 자국의 국익을 위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물론 낙관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미국은 과거와 같이 지연정책을 쓸 수 있다. 복마전이 계속될 수 있다. 그러나 북미간에 쌓인 그동안의 경험이 서로에게 소중한 거울이 될 수 있다. 적어도 그 경험을 되돌아볼 기회는 주어진다. 힐러리는 북한에 대해 많은 시간을 벌 수도 있다.

북핵 동결과 평화협정체결 가능성은 크다

 힐러리 클린턴 미 민주당 대선후보(자료사진)
 힐러리 클린턴 미 민주당 대선후보(자료사진)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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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분석을 정리하면, 향후 한반도 안보지형은 다음과 같이 예상된다. 힐러리가 당선했을 시 2017년 취임 전까지는 현재와 같은 대북제재와 압박 국면이 이어지겠지만, 현재 진행중인 북미-중미-북중 대화의 모멘텀이 힐러리 정부 출범을 계기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기자는 '북핵 동결과 평화협정 체결'을 1차적 중간 목표로 삼고, 단계적 협상을 발전시켜 궁극적으로는 북미수교와 완전한 북핵 해결을 위한 최종 목표를 향해 협상과 대화를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여기서 미 국가정보원장 크래프의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북한의 핵을 동결해야하지만 그 일은 대단한 유인책(Significant inducements), 즉 보상을 필요로 한다"라고 말했다.

그것은 곧 북한이 원하는 (1) 북한의 안보보장 (2) 에너지 제공 (3) 경제협력 혹은 그 이상의 요구다. 미국이 이를 들어주고 그들의 원하는 것, (1)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의 추가생산 금지 (2) 추가성능 향상금지(실험금지) (3) 그리고 확산이나 수출금지 요구를 북한이 수락하는 것이 제안될 수 있다.

21세기에 중국이 미국의 '가상의 적'이라면, 미국과 북한과의 "동맹"은 이 시점에서는 시기상조일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국교 정상화를 성취해 미국과 북한이 친구의 관계가 되는 건 가능한 일이다. 이는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 따라서 미국의 새 정권이 북한과 대화와 협상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는 이유는 전술한 바와 같이 다음과 같다.

첫째, 오바마의 압박과 제재정책은 실패했다. 올해 한 해만 해도 북한은 9번의 미사일 실험, 핵 실험을 전개했다.  선제공격 등 군사적 선택지는 페리가 최근 말한 것처럼 "비현실적이고 이에 따르는 위험이 너무 커서 실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내에서도 전쟁 반대 여론이 있다. 의회가 국민적 동의를 구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 이미 미국은 중동 전쟁 등에 발목을 잡혀 있다. 설득은 요원하다. 미국 내에서도 전쟁반대 기류와 여론이 있고, 의회와 국민적 동의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중국의 한반도 정책이 일관되게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촉구함으로써 힐러리 정부로서는 현실적으로 "비핵화와 평화협정체결의 맞교환을 원하는 중국의 입장"을 외면할 수 없다.

셋째, 김정은 정권 역시 지금까지의 고강도 핵 정책을 자신들이 계속 감당하기에 어려움이 없지 않다. 과거 클린턴 정부 말기(1994년)의 '좋은 추억'을 거울삼아 힐러리 정부와 군사적 모험이 아닌 '정치적 빅딜'을 성취하기를 원하는 기대가 없지 않다.
                     
미국의 대북정책이 한반도에서 "대화와 평화 옵션"으로 전환한다면, 보수 성향의 대통령보다는 진보 성향의 대통령이 당선하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함께 보폭을 맞추기에 한결 수월할 것이다(물론,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미국 입장에서는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긴 하지만). 적어도 이명박이나 박근혜의 대북 강경책은 오바마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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