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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 수사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4일 오전 대통령 모교인 서울 용산구 성심여고 담벼락에 선배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 수사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4일 오전 대통령 모교인 서울 용산구 성심여고 담벼락에 선배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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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사랑으로 안을 자신이 없다면 그 자리는 선배님의 자리가 아닙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 수사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4일 오전 대통령 모교인 서울 용산구 성심여자고등학교 담벼락에 대자보가 붙었다. 성심여고 재학생이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인 건 지난 2013년 12월 철도 파업 당시 '안녕들 하십니까' 이후 두 번째다.

진실-정의-사랑, 성심여고 교훈 내세워 박 대통령 비판 

이날 '성심여고 재학생' 명의로 붙은 대자보는 모두 2장이다. '선배님, 성심의 교훈을 기억하십니까'라는 제목이 붙은 첫 번째 대자보에서는 "뉴스마다 성심의 졸업생이신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이 보입니다. 그 뉴스들은 후배로서 부끄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뉴스였습니다.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어 선배님께 말씀드립니다"라며 성심여고 교훈을 내세워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성심의 자랑스러운 교훈, '진실' '정의' '사랑' 선배님께서는 이들을 잊고 계십니다. '진실' 박근혜 선배님께서는 국민에게 진실을 숨기고 왜곡하고 계십니다. 진실을 원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 주세요. '정의' 2012년 10월 22일 말씀하신 '정의는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를 보여주세요. 현재 선배님께서 행사하고 계신 행동은 정의가 아닙니다. '사랑' 국민을 사랑으로 안을 자신이 없다면 그 자리는 선배님의 자리가 아닙니다. 사랑 없이 저지른 행동에 책임을 지세요."

이 학생은 "성심여고 학생임을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는 저희의 심정을 알아달라"면서 "잊고 계신 성심의 교훈을 되새겨 보고 알맞은 행동을 보여달라고"고 촉구했다.

"국민의 꿈이 아닌 최순실 꿈이 이뤄지는 나라"... '금수저 사회' 비판

'박근혜 대통령께'로 시작하는 두 번째 대자보는 "2012년 대선 당시 내거셨던 슬로건 문구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기억하시나요? 4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국민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가 아닌 최순실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가 되었습니다"라고 일갈했다.

"저희는 국민을 위하여 정치를 하는 민주주의 국가를 바랐으나, 최근 기사를 보고 '우리가 바란 것이 큰 것이었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름조차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 한 나라를 휘두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이어 "대한민국은 스스로 노력이 아닌 부모의 능력과 돈으로 꿈이 실현되는 사회가 되었다"라며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문제를 거론했다.

"정유라의 특혜와 특례 입학은 일명 '금수저'들이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듯했습니다. 지금도 밤낮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65만 명의 수험생들을 포함한 전국의 학생들에게는 박탈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학생은 "저희는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국민들이 어디서든 떳떳이 말할 수 있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대한민국을 바라는 것입니다"라면서 "박근혜 대통령님 국민의 소리를 들어주세요. 진실을 밝히시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라고 당부했다.

이 대자보를 붙인 학생은 "학교 밖으로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돼 쓰게 된 것"이라면서 "오랜 시간 준비한 저희 노력을 알아주리라 믿는다. 제발 떼지 말아달라"라고 당부했다.

이 대자보 사진을 <오마이뉴스>에 제보한 한 성심여고 학생은 "오늘 아침 2학년 재학생이 써서 붙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학교 안에서도 이 같은 내용에 대한 공감대가 크다"고 밝혔다.


태그:#최순실게이트, #박근혜모교, #성심여고, #박근혜, #정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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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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