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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학교에 정상적으로 출근했다가 재단 사무국장으로부터 갑작스런 해임통보를 받고 앞이 캄캄했다. 지난주 징계위가 열린 사실과 출석하라는 통지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마지막 인사라도 하게 해 달라 했지만 보기좋게 거부당했다. 떠나는 인사말이라도 남기기 위해 학교 내부통신망에 들어갔으나 이미 학생공지게시판에 쓰기 권한이 박탈되어 있어 그것도 못했다. 좀 있으니 재단사무국장이 '오늘부로 국어과 교사 전경원은 해임되었다'며 전체 교사에게 공지했고 한동안 정적만 흘렀다.

내가 짐을 정리하고 나올 때까지 아무도 와서 말을 건네지 않더라. 7년간 동고동락하며 근무했던 학교인데, 눈물 나게 슬펐다. 누구도 인사조차 건네지 않고 아쉬움을 표하지 못하는 사립학교 상황이... 학교에서 또 비교육적인 일이 발생했을 때 이런 상황이라면 과연 누가 용기 있게 문제제기를 할 수 있을까? 나는 분명 잘못한 게 없는데 죄인처럼 쫓겨나가고 정작 책임져야 할 재단 관계자들은 사실상 건재하니 선생님들이 여전히 그 분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교문을 나서면서 그런 생각이 드니 더욱 답답하고 암울했다."

공익제보를 했다가 하나고에서 해임 통보를 받은 전경원 교사의 눈물어린 하소연이다. 그는 지난해 8월 서울시의회에 나가 하나고가 남학생을 더 많이 선발하기 위해 입시성적을 고의로 조작했다고 용기있게 증언한 바 있다. 이후 담임에서 박탈되고, 교원평가에서 낙제점을 받는 등 왕따 수준의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해왔다.

하나학원은 24일 징계위원회를 열었고, 김승유 이사장의 임기 마지막 날인 10월 31일, 해임을 통보했다.
▲ 징계처분사유설명서 하나학원은 24일 징계위원회를 열었고, 김승유 이사장의 임기 마지막 날인 10월 31일, 해임을 통보했다.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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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법인 하나학원 이사회는 24일 징계위원회를 열었고, 김승유 이사장의 임기 마지막 날인 10월 31일, 해임을 통보해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사회적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하나고 측은 "전 교사가 학교장의 허가 없이 외부 강연을 해 학생의 인적사항 등을 무단으로 공개해 이를 주요 징계 사유로 삼은 것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전 교사는 "외부 강의에 사용된 자료는 모두 졸업생의 동의를 구했고 개인정보를 지웠다"며 "이는 공익제보에 대한 엄연한 보복성 조치"라고 반박했다.

내가 짐을 정리하고 나올 때까지 아무도 와서 말을 건네지 않더라. 7년간 동고동락하며 근무했던 학교인데, 눈물 나게 슬펐다. 누구도 인사조차 건네지 않고 아쉬움을 표하지 못하는 사립학교 상황이...
▲ 공익제보를 했다가 하나고에서 해임 통보를 받은 전경원 교사 내가 짐을 정리하고 나올 때까지 아무도 와서 말을 건네지 않더라. 7년간 동고동락하며 근무했던 학교인데, 눈물 나게 슬펐다. 누구도 인사조차 건네지 않고 아쉬움을 표하지 못하는 사립학교 상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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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의 공익제보자는 여전히 사각지대

공익제보했다가 또 한 명의 해직자가 발생하자,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와 국회 전해철 의원실(더민주당),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사학비리 공익제보자를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1일 오전 국회에서 '공익제보자 보호, 사각지대 없애자'라는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와 국회 전해철 의원실(더민주당),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일 오전 국회에서 ‘공익제보자 보호, 사각지대 없애자’라는 주제로 긴급하게 토론회를 열었다.
▲ 공익제보자 보호, 사각지대 없애자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와 국회 전해철 의원실(더민주당),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일 오전 국회에서 ‘공익제보자 보호, 사각지대 없애자’라는 주제로 긴급하게 토론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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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사학에서 공익제보했다가 해직된 한 관계자는 "양천고, 동구마케팅고, 하나고 사례에서 보듯, 공익제보한 내용이 상당수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재단관계자들은 반성하고 자숙하기보다는 내부고발자 때문에 오히려 본인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생각하고 그 교사를 눈엣가시로 여겨 집요하게 괴롭히고 반드시 찍어낸다"고 말문을 연 뒤 "하나고 김승유 이사장도 본인 잘못으로 돌리기보다 전경원 교사 때문에 학교의 명예가 떨어지고 본인이 불명예스럽게 이사장직에서 물러난다 생각하니 전 교사를 그대로 두기 어려웠을 것이다. 내가 물러나는 마당에 전 교사를 학교에 둘 수 없다는 다분히 악의적 감정으로 처리한 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전히 도둑을 신고하면 도둑을 잡기보다 신고자를 잡는 세상이다. 공익제보자에게 아무런 불이익이 없고 비리의 몸통인 재단관계자가 엄정한 처벌을 받았다면 과연 학교 구성원들이 동료 교사가 해임 통보받았을 때 가만히 있었겠는가? 비리의 몸통인 재단관계자가 건재한 이상 사학구성원들은 힘 있는 사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동구마케팅고에서 공익제보했다가 해직의 고통을 겪고 있는 안종훈 교사는 "하나고 교사 중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전 교사를 위로하고 배웅했다면 아마 그도 찍혀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운을 뗀 뒤, "교육청이 감사 결과를 토대로 반복해서 시정명령을 내려도 비리를 저지른 재단 관계자는 퇴출되지 않고 오히려 교육자적 양심으로 공익제보한 사람만 찍혀나가는 게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밖에서는 투명사회를 위해 큰일을 했다며 상을 주지만, 정작 사학들은 조직의 배신자로 낙인찍어 내부고발자 색출을 위한 토끼몰이식 사냥에, 온갖 소송으로 괴롭혀 사람을 피 말리게 하고 삶을 망가지게 한다”
▲ 동구마케팅고에서 공익제보했다가 해직의 고통을 겪고 있는 안종훈 교사의 발언 “밖에서는 투명사회를 위해 큰일을 했다며 상을 주지만, 정작 사학들은 조직의 배신자로 낙인찍어 내부고발자 색출을 위한 토끼몰이식 사냥에, 온갖 소송으로 괴롭혀 사람을 피 말리게 하고 삶을 망가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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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밖에서는 투명사회를 위해 큰일을 했다며 상을 주지만, 정작 사학들은 조직의 배신자로 낙인찍어 내부고발자 색출을 위한 토끼몰이식 사냥에, 온갖 소송으로 괴롭혀 사람을 피 말리게 하고 삶을 망가지게 한다"고 토로하며 "속히 법 개정이 이루어져 사학의 공익제보자들도 불이익 당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박흥식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소장(중앙대 교수)은 "동료교사가 부당한 해임을 당했는데도 아무도 와서 위로하지 않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공익제보자들이 스스로 좌절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그 짐을 떠맡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참여연대 공익제보센터 관계자는 "공익제보를 할까 말까 문의하는 전화를 받을 때마다 선뜻 제보하라고 말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제보자의 신분이 언젠가는 밝혀져 고초를 겪기 때문이다. 하루 빨리 공익제보자 보호를 위한 법안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역설했다. 

사립학교 공익제보자 보호 강화를 위한 입법 절실

학교에서 발생하는 비리 현황을 살펴보면 국공립보다 사립에서 훨씬 더 많이 적발되고 있다. 사립학교의 비리는 특히 은밀하고 교묘하게 진행되기에 당사자나 직접 연관된 자가 아니면 알기 어렵다. 따라서 사학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공익제보 활성화가 절실하다. 그러나 사학의 공익제보자에 대한 안전장치가 사실상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다보니 사학비리 공익제보자들은 보복성 징계에 그대로 감수할 수밖에 없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용섭 전교조 사립위원장은 "공익신고자보호법은 사립학교법 위반이나 회계부정으로 인한 업무상 횡령 등은 공익침해 행위로 보지 않고 있고, 부패방지법도 공공기관의 부패 행위만을 다뤄 사립학교의 부패 행위는 신고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사립학교 교사가 사립학교의 부패 척결을 위해 신고해도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부정청탁 금지법(일명 김영란법)처럼 공익신고자법과 부패방지법에도 사립학교 교원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사학재단들은 늘 상투적으로 공익제보 때문에 징계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한다. 또한 사실 공익제보를 못해 덮여있는 사학비리가 훨씬 많다, 이에 대해 근본적 해결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한명의 발제자인 이상희 변호사(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부소장)도 "2015년 개정으로 공익침해행위 대상 법률이 180개에서 279개로 확대되었고, 교육기관 관련하여 '학교보건법' 이외에 '학교급식법', '학교폭력예방 및 대 책에 관한 법률' 등이 추가"되었으나 "학교법인과 학교의 비리 다수를 차지하는 횡령, 배임이나 입시(채용) 부정 등은 공익침해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는 사립학교 및 학교법인을 둘러싼 비리행위를 방치할 수 없으며, 공익제보자들에게 모든 짐을 떠안길 수 없기에, 이제 우리 사회가 이들 공익제보자를 보호하기 위해 결단을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전해철 의원은 "현행법 상 공익제보자를 보호하는 제도로 '공익신고자 보호법'과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이 있지만, 사립학교 재단의 비리를 신고한 제보자의 경우에는 현행 법률로는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사각지대가 있는 줄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사학비리 제보 교사의 불이익조치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과 더불어 제보자 보호 강화를 위한 입법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하나고는 공익제보 교사의 해임을 취소하라”
▲ 서울교육단체협의회와 사립학교바로세우기은평연대 기자회견 “하나고는 공익제보 교사의 해임을 취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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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성 해임 철회하라는 지역주민과 교육시민단체 목소리 점점 커져

한편 전경원 교사 해임 관련 지역주민과 교육시민단체들의 분노의 목소리도 점점 커져가고 있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와 사립학교바로세우기은평연대는 1일 오후 하나고 정문 앞에서 공익제보자 해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하나고는 공익제보 교사의 해임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4일 오후 6시에는 하나고 규탄 서울교육주체 결의대회가 하나고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울교육청도 하나고 측에 "공익제보자에 대한 부당한 탄압을 중단하고 더 이상의 불이익을 가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민종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은 "그간 사학정상화를 위해 사학비리를 제보하고 해고, 담임배제 등 신분상 인사상 불이익조치를 받아온 분들이 있었음에도 서울시교육청 차원에서 적극적인 보호 지원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토로한 뒤, "사학 관련 공익제보자들의 피해 사례 등을 근거로 사립학교법 및 공익신고자 보호법, 부패방지법 개정의 동력을 형성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경원 교사는 "지금 참담한 심정이지만, 그러나 공익제보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으로 시끄러운 틈을 타 김승유 이사장이 임기 내에 나를 해임하기 위해 서둘러 징계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는 공익제보자에 대한 명백한 탄압으로,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가서 징계가 얼마나 터무니 없는 것인지 밝혀, 당당한 모습으로 되돌아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 학부모는 "나라면 과연 공익제보할 수 있었을까 자문하게 된다"며 "부패사학과 싸우는 것이 비록 계란으로 바위치기라지만 그럼에도 계란 하나 더 보태고 싶은 마음으로 공익제보자들을 응원한다. 하루 속히 우리 사회가 정의와 양심이 이기는 좋은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 참담한 심정이지만, 그러나 공익제보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전경원 교사 “지금 참담한 심정이지만, 그러나 공익제보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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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와 유사한 글을 '교육희망'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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