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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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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박근혜 대통령(과 그를 움직이는 세력) 말이다. 오늘(2일) 뜬금없이 내민 '김병준 국무총리'는 안 그래도 바닥인 지지율과 민심에 불쏘시개 역할을 할 공산을 키웠다.

그런데, 정신을 못 차린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나 "태블릿 PC가 내 것 아니다"라고 검찰에 우긴(?)것으로 알려진 최순실씨 말고 또 있다. 여기저기서 '해체' 요구가 드높은 '여당' 새누리당 말이다. 지난 총선에 사실상 참패를 하고도 '친박'에 매달렸던 그 새누리당의 현 상태는 처참하다 못해 자멸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중이다.

그 선두는 물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다. 2일 오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 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난 이정현 대표는 "야당이 이 분(김병준 국민대 교수)을 부정한다면 노무현 정부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웠다.

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거국내각과 맞는 인사이니, 이를 거부하면 노무현과 참여정부, 그리고 야당의 거국내각 주장을 스스로 거부하는 꼴이란 신종 논리인 셈이다.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고 있는 국민들을 바보로 여기지 않는다면 도저히 들이댈 수 없는 주장이다. 더불어 이정현 대표가 급작스럽게 총리 카드를 내민 박근혜 대통령을 다시 한 번 받들어 모시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발언이기도 하다.

물론 일부 비박계는 박근혜 대통령과 당 지도부에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이긴 하다.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총리 지명 철회를 요구한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유승민 등 비주류들이 그러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국민들의 엄혹한 민심을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여당은 해체하는 게 맞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폭탄이 국민들에게 입힌 엄청난 충격과 상처를 제 자식의 아픔마냥 이해한다면 말이다. 그래야만 하는 합당한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그중 핵심만 꼽아 봤다.
 
첫째, 새누리당 역시 공범이다

리서치뷰가 발표한 정당지지도 조사.
 리서치뷰가 발표한 정당지지도 조사.
ⓒ 리서치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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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이 모든 사태의 몸체면서, 마치 최순실과 박근혜 둘만의 문제인 것처럼 제3자 코스프레로 빠져나가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민에 사죄하고 당 해체로 책임져야 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연일 강성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달 28일 자신의 SNS에 게재한 글이다. 어디 이 시장뿐인가. 이미 국민들은 이 전대미문의 국정농단의 공범이 새누리당임을 적시하고 있다. 리서치뷰가 지난달 31일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는 그 일단이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30.8%에서 13.5%나 급락한 17.3%의 정당 지지율을 기록했다. 말 그대로 기록적 수치다. 더불어민주당이 받은 30.3%나 국민의당이 받은 15.6%의 지지율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과 함께 견고했던 새누리당의 지지율 역시 붕괴된 것이 핵심이다.

급기야 최경환 전 부총리에 대한 검찰 수사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2일 오전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해 7월 24일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 기업 대표 초청 비공개 오찬'에서 "오직 대통령과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 그리고 기업 총수들만 참석해 무려 3시간 10분 동안 비공개 오찬이 진행됐다"며 몇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이 비공개 오찬을 두 재단의 설립 배경으로 든 것, 참석자 면면, 이례적으로 3시간이 넘는 긴 오찬 시간, 오찬 후 적극 화답한 대기업들과 이와 관련한 언론 보도 등을 꼽았다. 이 회의를 실제로 주도한 것은 사의를 표명한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조신 미래전략수석이다. 물론, 최순실씨가 주도한 정황이 드러난 사업들도 포함돼 있다. 최경환 전 부총리 측은 즉각 반발했지만, "비공개가 아니었다"는 그의 반박을 곧이곧대로 믿을 국민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새누리당 내 '공범'들이 어디 '대표 친박' 최경환 전 장관뿐이랴.

김희정 의원의 정유라 옹호 발언을 보도한 <뉴스타파> 화면.
 김희정 의원의 정유라 옹호 발언을 보도한 <뉴스타파> 화면.
ⓒ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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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에서 소위 불공정한 세력과 결탁해 괜찮은 유망주를 죽이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은가"

지난 2014년 4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서 새누리당 김희정 전 의원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적극 옹호하며 내뱉은 말이다. 심지어, "훌륭하게 커왔다"라는 말까지 했다. 그리고 김 전 의원은 석 달 뒤 여성가족부 장관에 취임했다(김 전 장관 측 관계자는 지난 달 3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당시 상황과 장관직이 연관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최순실씨를 비호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관계를 의식하면서도 권력에 호가호위한 새누리당 의원들을 꼽자면 지면이 모자를 정도다. 부정과 관련됐다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처벌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도, 새누리당 내 친박들은 물론 정부 요직을 차지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모두 '공범'으로서 함께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둘째, 국민들에게 한 거짓말은 어쩔 텐가

지난달 2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개헌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지난달 2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개헌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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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 옆에 최순실이 있다는 것을 몰랐던 사람이 어디 있는가. (누구든) 몰랐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지난달 2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개헌 토론회에 참석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한 말이다. 솔직하다고 칭찬할 일이 아니다. 최순실의 존재를 몰랐다는 것이 거짓말이라면, 그걸 알면서도 최순실의 존재를 꽁꽁 감춘 것도 모자라 지난 2014년 정윤회 문건 공개 당시 '야당의 정치공세'라며 안하무인격으로 굴었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죄다 엄벌에 처해야 할 공범들이다.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정치공학 따위는 발 디딜 틈이 없는 초유의 사태다. 하지만, 이미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부터 새누리당 내에서 최순실씨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던 상태다.

이미 파다하게 퍼졌을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관계를 새누리당이 쉬쉬하지 않았다면, 창조경제 사업에 쏟아부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투입된 천문학적인 세금과 재벌들의 투자금을 미리 막을 수 있었다는 뜻이 된다. 자신들의 미래권력을 위해, 차기 총선의 공천을 위해 납작 엎드렸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당장이라도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라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대통령 끌어내리겠다는 거냐"며 3당 원내대표 회의석상을 박차고 나간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처럼 현실 인식이 지극히 부족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부지기수다. 심지어 '진박' 조원진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셋째, 무능한 '대통령 바라기' 여당, 해체가 답이다

박근혜 대통령 임기 말인 내년 말까지 국내 가계부채 규모가 1500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달 31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낸 '국내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 및 전망(조규림 동향분석팀 선임연구원)'보고서에서 따르면, 올해 말 가계부채는 약 1330조 원, 내년 말엔 최대 1540조 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이 전망 그대로라면, 박근혜 정부 출범 5년간 가계부채는 496조 원이 예상된다. 노무현 정부 5년의 증가액은 200조 7000억 원, 이명박 정부는 298조 4000억 원이었다. 한 마디로,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을 합쳐도, 박 대통령 하나를 못 이기는 꼴이다.

어디 경제뿐인가. 국민적 반대에 부딪힌 사드 배치. 국정교과서 논란, 치욕적인 위안부 한일 합의, 개성공단 폐쇄 등 얼어버린 대북정책, 메르스 사태와 세월호 참사의 미숙한 대처 등등 정치사회안보외교 각 분야에서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많은 정책적 실패를 저질렀다. 이렇게 되돌릴 것 투성이인 박근혜 정부의 주요 정책들에 대해 '묻지마 편들기'를 했던 새누리당은 역시나 죄다 공범들이다.

넷째, 높아져만 가는 시민사회의 요구에 답하라

'박근혜는 하야하라! 분노의 행진'이 지난달 29일 오후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한양대, 외국어대, 강원대, 한림대 등 청년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들은 박근혜 하야, 최순실 구속, 새누리당 해체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민촛불대회가 열리는 청계광장으로 행진을 했다.
▲ "박근혜 하야, 최순실 구속, 새누리당 구속" 분노의 행진 '박근혜는 하야하라! 분노의 행진'이 지난달 29일 오후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한양대, 외국어대, 강원대, 한림대 등 청년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들은 박근혜 하야, 최순실 구속, 새누리당 해체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민촛불대회가 열리는 청계광장으로 행진을 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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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전-대구-부산-찍고!"

노래 가사가 아니다. 서울만도 아니다. 전국 시민사회 단체들이 '박근혜 하야'와 함께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에서도 '새누리당 해체'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시민사회는 물론 각 대학들도 시국선언에 이어 거리로 나오고 있다.

이쯤 되면, 국민적 열망이다. 이미 되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것으로 보인다. 대세를 거스르기엔 너무 늦었다. 우왕좌왕, 갈팡질팡, 전대미문의 사태 앞에 헛발질을 거듭하는 여당 의원들의 심정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이미 좌초한 국정운영의 파트너를 믿을 국민들은, 없다. 해체가 답이다. 

"책임의 주범은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둔 것은 새누리당이다. 대통령 탈당은 당연한 거지만 새누리당도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해체해야 한다." 

지난 1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한 새누리당 출신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창당공동준비위원장의 직언이다. 비록 친이계의 속내가 포함된 발언이라 할지라도, 선배의 충언과 고언은 듣는 게 답이다. 그게 아니라면, 계속 현재를 유지하시라. 무능한데다, 거짓말을 일삼는, 대통령의 시녀를 자처한, 아니 대통령과 공범인 여당에게는 국민들의 엄혹한 심판이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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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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