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으로 있었던 영남대학교 학생들도 나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으로 있었던 영남대학교 학생들도 나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으로 있었던 영남대학교 학생들이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에 동참하고 나섰다. 경북대는 학생과 교수, 교직원 등이 함께 동참하는 시국대회를 가졌고 다른 대학으로도 시국선언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영남대 학생들은 31일 오전 영남대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모두 107명이 동참한 시국선언문에서 학생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가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 규명보다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하야' 요구한 영남대 학생들 "총학생회 각성하라"

학생들은 지난 2014년 11월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과 이른바 '문고리 3인방' 논란에 대해 박 대통령이 '찌라시 소동'으로 정리해 버렸지만 찌라시는 사실이 되었고 지켜보는 국민들은 할 말을 잃었다며 박 대통령이 언언도단을 했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이어 "공인이 아니기에 아무 감시도 받지 않는 민간인일 뿐인 최순실이 오천만 국민들의 삶을 쥐락펴락하는 국정운영을 해 왔다"며 박 대통령을 인형의 집에 있는 꼭두각시 대통령으로 표현했다.

학생들은 또 "민주주의의 가치는 권력을 가진 이들이 얼마든지 희롱할 수 있는 휴지조각에 불과했고 우리가 지키고자 했던 대한민국은 소수의 권력자들의 놀음판에 지나지 않았다"며 "민주주의 공화국에서 헌법을 훼손하며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리를 사유화한 박근혜 정권이야말로 '비정상 정권'"이라고 맹비난했다.

검찰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들은 "온 국민이 경악할만한 범죄의 증거가 사라지고 있는 이 시점에 공권력은 반성할 기미는커녕 여전히 무능하기만 하다"며 언론보다 뒤늦게 쓰레기통 뒤지는 시늉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남대 학생복지관 앞 게시판에 박근혜 대통령의 하여를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영남대 학생복지관 앞 게시판에 박근혜 대통령의 하여를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이채령(23. 언론정보학과) 학생은 시국선언에 나서는 이유가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하야로 끝날 일이 아니라 사익 추구를 위해 비리를 묵과한 관련인들에게도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주(행정학과 09학번)씨는 자신이 보수적인 가정에서 태어나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학생이라고 소개하며 "새누리당과 그의 수장인 대통령은 보수를 표방함에도 불구하고 헌정사상 유례없는 법과 제도의 파괴를 보여주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국민의 뜻에 따라 대통령은 하야하라"고 주장했다.

자기 자신을 위해 시국선언에 나왔다는 이재영(산림자원학과 10학번)씨는 "취업준비로 또 하나의 벽을 넘고 있을 제 친구들을 대신해 박근혜 대통령을 규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 사태를 일으킨 방조자이자 부역자인 새누리당과 그 소속의원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유승민 의원, 최경환 의원 등의 책임을 묻고자 한다"며 "도대체 어디서 뭘 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11년 4월까지 영남대학교 재단 정관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교주'로 되어 있었고 대학을 비판했던 정지창 교수(독어독문학과)가 정년퇴직 후 명예교수가 되지 못한 사례 등을 들며 "이곳에는 반인반신이 있다, 우리는 그들을 넘어서야 한다"고 울부짖었다.

학생들은 "박근혜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아무런 정당성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더 이상 청와대는 당신들이 있을 곳이 아니다, 청와대를 불법 점거하지 말고 하야하라"고 촉구했다.

학생들은 또 총학생회를 향해 날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영남대 총학생회가 학우들의 진정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진정으로 모든 학우들을 아우르는 총학이라면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요구했다.

경북대 시국선언대회 열고 박 대통령 하야 촉구

경북대 교수들과 교직원, 학생 등 400여 명은 31일 낮 경북대 본관 앞에서 시국대회를 갖고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했다.
 경북대 교수들과 교직원, 학생 등 400여 명은 31일 낮 경북대 본관 앞에서 시국대회를 갖고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대구경북에서 시국선언을 주도했던 경북대학교는 이날 낮 총학생회 주최로 대학 교수들과 학생, 교직원, 동문 등 구성원 등 400여 명이 학교 본관 앞에서 시국대회를 갖고 박 대통령의 하야와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조혜성(심리학과) 학생은 발언을 통해 "정유라 이화여대 특혜와 경북대 총장임용 문제를 보며 이 사회의 정의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며 "국방비리, 국가기밀이 민간인의 손에 넘어가 놀아나는 것을 보며 분노와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영준 학생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개, 돼지처럼 정치에 관심 없이 살아왔다"며 "하지만 우리도 무당 같은 사람에게 대통령이 놀아나는 것 같은 모습에 너무나 부끄럽고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박상연 총학생회장은 "우리는 왜 분노하는가"라며 "우리의 주권이 침해당해서, 민주주의가 부정당해서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 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침묵한 것에 대해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날 모인 학생과 교직원들은 '박근혜는 하야하라', '민족복현 주권수호' 등의 손피켓을 들고 "최순실의 꼭두각시 거짓정권 퇴진하라", "국민의 믿음을 철저히 배신한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고 외쳤다.

이날 시국대회를 가진 학생들은 2차 시국대회를 준비하고 거리에 나가 시민들과 함께 대통령 하야를 요구할 것인가를 논의할 예정이다. 박상연 총학생회장도 이날까지 4일째 단식을 이어갔다.

경북대 교수들과 교직원, 학생 등 400여 명은 31일 낮 경북대 본관 앞에서 시국대회를 갖고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했다.
 경북대 교수들과 교직원, 학생 등 400여 명은 31일 낮 경북대 본관 앞에서 시국대회를 갖고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교육부의 2순위 총장 임명에 항의하며 손광락(영문학과) 교수가 본관 로비에서 1주일간 단식을 가진 데 이어 인문대교수회 부의장인 임승택(철학과) 교수도 단식에 들어가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임 교수는 유인물을 통해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것은 내 책임"이라며 "국가 존립의 정당성을 뒤흔든 이번 국정농단 사태의 배후에 바로 내가 있었다는 참혹한 현실을 본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어 "불공정과 부정부패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한 것이 그것"이라며 "이제 그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단식을 잇는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현재의 혼란을 빠른 시일 안에 가라앉힐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그 중심부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명대와 대구교대 등도 대자보 나붙어

계명대와 대구교대도 학내에 대자보를 붙이고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계명대 정슬아(사회학과) 학생은 학교 게시판에 붙인 대자보를 통해 "불의에 침묵하는 것은 불의에 동조하는 것"이라는 함석헌 선생의 글을 인용하며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하였고 비리를 저지른 범죄자"라고 지적했다.

계명대학교 학생이 학교 내에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여놓았다.
 계명대학교 학생이 학교 내에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여놓았다.
ⓒ 정슬아

관련사진보기


그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대통령직 수행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 사태의 모든 것을 밝히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의 모든 혐의자들을 수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교대 홍진희(특수통합학과) 학생 등 4명은 '교육 불가능의 나라, 예비교사들이 요구한다. 박근혜 정권 하야하라'는 시국선언문을 내고 시국선언에 동참할 학생들을 모집하고 나섰다.

학생들은 시국선언에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박근혜 정권 아래서 국민은 단 한 번도 국가의 주인으로서 존재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더 이상 '중립' 뒤에 가만히 숨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어 "더 이상 우리는 현재를 위해서도, 미래를 위해서도, 민주주의가 붕괴된 이 정권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박근혜 정권은 하야하라"고 요구하고 "민주주의를 되찾고 참된 교육이 실현될 수 있는 나라를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대구경북의 대학교에서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시국선언을 방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고 있다. 계명대의 경우 학생이 붙인 대자보를 교직원들이 떼어내 다른 곳에 붙이고 대구교대에서는 학생들의 시국선언을 내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박근혜 하야, #영남대, #경북대, #계명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