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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저 <국회의원 사용법>의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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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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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전 국회의원의 <국회의원 사용법> 북콘서트가 지난 10월 27일 오후 7시 대구광역시 달서구 감삼동 소재 푸른방송 공연홀에서 열렸다. 200여 명의 대구시민들이 참석한 이날 북콘서트는 저자 소개, 저자 인사, 책 내용과 관련한 일문일답, 청중과의 질의 응답, 저자 친필 사인회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는 9시 30분경 끝났다.

"저는 10 남매 중 열 번째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저의 아내도 10 남매의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께서 저를 임신하셨을 때 며느리도 잉태 중이어서 어머니께서는 '창피하다'고 생각하신 끝에 저를 중절하려고 산부인과를 찾으셨다고 합니다. 다섯 달 된 저는 어머니의 뱃속에서 '안 됩니다! 저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의미있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저를 태어나게 해주세요!' 하고 '투쟁'을 했습니다. 저는 태생적으로 투쟁 기질인 것 같습니다."

책 206쪽에서 손혜원 국회의원은 정청래를 두고 "강자 앞에서는 더 강해지고 약자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인간, '어머니' '세월호'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 흘리는 인간"이라고 평했다. 과연 정청래는 감옥에 갇혀 있는 아들을 면회하고 난 이래 줄곧 몸이 쇠약해져서 끝내 돌아가신 어머니를 회상하며 눈시울이 젖었다.

'SKY 출신도 아니고, 학생회장 출신도 아니어서 운동권 취급도 제대로 못 받는 인간(손혜원의 표현)' 정청래는 농축산물 수입 개방 반대 투쟁을 하느라 미 대사관을 점거했다가 투옥되는 등 두 차례 수형 경험이 있다. 그는 "미국 대사관 내부는 우리나라 영토가 아니기 때문에 그쪽에서 총살을 시킬 수도 있는 곳'이라면서 '그게 제일 무서웠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어머니'와 '세월호' 생각하면 저절로 눈물

신문법 개정과 종편 반대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가 '보수 언론의 편파 보도로 낙선'한 그는 근래 "그 동안 종편 출연을 거부해 왔지만 JTBC가 요청을 해오면 출연을 할 의향도 있다"라고 발언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허위, 왜곡 보도에 대해서는 사후약방문이기는 해도 언론중재위에 제소하거나 민형사상 고소 고발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 언론도 긴장하고 조심하지 않겠느냐?"면서 "국회가 제대로 역할을 하는지 언론이 감시하고 비판하듯이 언론이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국회가, 국민이 감시하고 비판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권자를 무서워하지만 언론은 더 무서워하는' 정치인이면서도 언론에 대한 직설적 비판을 서슴지 않는 정청래를 두고 손혜원은 "옳다고 생각되면 앞뒤 가리지 않고 나서서 소리치는 인간, 당이 필요로 할 때, 아무도 안 나설 때, 앞서 나가 두드려 맞고, 그래서 늘 손해 보고 온갖 총알은 다 맞는 인간"이라고 했다. 그런 성정 때문인지, 책에는 문재인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이유 중 한 가지로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이 내 선거처럼 뛰지 않았다'라는 점을 들기도 했다.

후보 빨리 선출하고 SNS 잘 활용해야 대선 승리

그 외 '당의 후보 경선이 늦어져 9월 16일에 후보로 결정되고 나서 투표일까지 남은 시간은 겨우 90일이었다. 게다가 9월 19일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안철수와 후보 단일화를 확정지은 날짜가 11월 23일이었다. 후보로서 준비하고 발로 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후보 선출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자는 주장이다.

또 2012년 대선 때 야당은 'SNS 시대에 SNS 대책이 없었다'면서 '참 아이러니하고도 마음 아픈 일, 지금 생각해도 안타까운 일'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SNS를 잘하는 사람이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다. 무려 5천만 명이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좋아하는 패이지'로 설정했다. 오바마 페이스북 페이지에 들어가 보시라. 미국의 정책에서 그의 일상까지 모든 것이 나와 있어 전 세계인의 눈과 귀를 끌어당긴다"라고 소개한 뒤 스스로 "2017년 대선에서는 SNS 대책위원장을 맡겠다. 나 스스로 임명했다"면서 청중들을 웃겼다.   

'좋은 정부'로 정권 교체를 해야 하는 이유

"정권 교체를 해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 많지만 딱 한 가지를 꼽으라면 단연 남북 관계를 꼽겠습니다. 지난 20년간 김대중-노무현 민주정부와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부의 차별성이 가장 확연하게 드러났던 분야도 바로 남북 관계입니다. 남북 관계를 이념 문제로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오히려 이는 우리 생존이 걸린 경제를 흔드는 문제입니다. 2000년의 '김대중-클린턴 구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전쟁이 나면 최소 500만 명이 죽는다는 연구보고서가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10만 명만 내려와 한강 일대에 머무르면 우리 경제는 곧장 파탄난다는 정책 분석도 있습니다. 전쟁이 터지면 우리나라 20년 예산에 해당되는 손실을 입게 됩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전쟁을 할 수는 없습니다. 2015년 비무장지대에서 지뢰 사건이 터졌을 때 그날 하루 동안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간 돈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1년 국가 예산이 380조인데 거의 10분의 1인 34조 원이 빠져 나갔습니다. 보수 정권의 '무능한 안보',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독일 최고의 시사 전문 주간지 슈피겔이 '독일 통일의 창시자'라고 평가했던 에곤 바르 박사(빌리 브란트 수상의 정책 보좌관)는 '우리도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모델이 개성공단이다. 개성공단을 끝까지 밀고 가다 보면 통일이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개성공단은 반짝반짝 빛나는 통일의 불씨이자 희망의 불씨인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은 '아무리 남북 관계를 파탄내도 개성공단은 닫지 못하리라 생각한' 저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 숨구멍마저 닫아버렸습니다. 개성공단은 전쟁을 막아주는 방지턱입니다."

'좋은 정부'와 '나쁜 정부'를 구분하는 기준에 대한 청중의 질의가 있자 정청래는 "통일 정책을 훌륭하게 수행하여 전쟁을 막고 평화를 구축할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정부라고 생각합니다. 보수 정권은 금강산 중단, 개성공단 폐쇄, 안보 예산 낭비 등 이미 나쁜 정부라는 사실이 너무나 분명해졌습니다"라며 "그것으로도 모자라 최순실 사건, 우병우 사건 같은 것들까지 일으키고 있지 않습니까?"하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서 "좋은 정부와 나쁜 정부는 세금 징수와 예산 운용에서 상식적으로 구분됩니다. 재벌과 대기업의 법인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춰주어 2015년 기준으로 750조나 되는 사내유보금을 앉아서 벌게 해준 정부, 그러면서도 그 혜택을 일자리 창출에는 쓰지 않는 재벌과 대기업에 아무런 제재로 하지 않는 정부, 부자 감세로 세수가 줄어들자 서민들 담뱃값 올리고, 자동차세와 주민세 올려서 해결하려는 정부, 이런 정부가 바로 나쁜 정부입니다"라고 전제한 뒤 " 좋은 정부는 많이 버는 사람에게는 세금 많이 거두고 적게 버는 사람에게는 적게 거두는 정부, 부자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지 예산을 많이 쓰는 정부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국회의원 사용법> 다음에는 <대통령 사용법> 저술해 주세요

<국회의원 사용법>은 모두 네 부분으로 엮였다. 1부는 '국회의원 감별법'으로 좋은 국회의원의 유형, 나쁜 국회의원의 유형, 국회의원 감별을 위한 언론 감별법으로 구성되어 있고, 2부 '국회의원 사용법'은 국회에 대한 오해, 당신이 국회에 대해 몰랐던 것들, 국회의원의 다섯 가지 활동, 국회의원 길들이기로 이루어져 있다.

3부 '국회의원 되는 법'은 국회의원이 되면 좋은 점, 국회의원으로 일할 때 겪는 어려운 점, 극회의원이 되는 초석으로서의 사전 준비, 국회의원 선거 운동 방법, 총선 때 일반 유권자가 할일에 대해 설명해준다. 그리고 '초선 국회의원께' 드리는 당부 말씀을 덧붙이고 있다.

'4부'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 않고 그저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지만 <국회의원 사용법>에서 결코 덜 중요하다고 여길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책 끝의 '대통령 선거 이기는 법'이다. 왜 정권 교체를 해야 하는가, 승리와 대선과 패배한 대선에 대한 분석, 2017년 대선 어떻게 이길 것인가를 주요 주제로 다루고 있다. 물론 정청래는 "더 자세한 소개는 전략상 책에 소개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2017년 대선 때도 불법 관건 선거가 자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비책은 무엇입니까?  <국회의원 사용법> 썼으니 다음에는 <대통령 사용법> 집필해야 하지 않을까요? 다음 총선 때 대구에서 출마할 의향은 없나요? 일반 시민들이 좋은 정부 탄생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등등 청중들은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그 후 저자 친필 사인회를 끝으로 북콘서트는 종료되었다.

북콘서트가 끝난 후 주최 측인 '문심전심-향기나는 사람과의 동행(대표 박성찬)'의 임원들과 일반 시민 참석자 일부가 <국회의원 사용법>의 저자인 정청래 전 의원과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북콘서트가 끝난 후 주최 측인 '문심전심-향기나는 사람과의 동행(대표 박성찬)'의 임원들과 일반 시민 참석자 일부가 <국회의원 사용법>의 저자인 정청래 전 의원과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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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정청래 저 <국회의원 사용법>(2쇄, 2016년 10월 7일, 푸른숲), 271쪽, 1만5천 원



태그:#정청래, #국회의원 사용법, #푸른숲, #최순실, #우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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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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