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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는 24일 메인 뉴스프로그램 <뉴스룸>에서 "최순실씨의 PC에서 대통령 연설문 등이 나왔다"라고 보도했다.
 JTBC는 24일 메인 뉴스프로그램 <뉴스룸>에서 "최순실씨의 PC에서 대통령 연설문 등이 나왔다"라고 보도했다.
ⓒ <뉴스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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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유력한 국정 개입 증거물 가운데 하나인 태블릿PC 입수 경위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독일에 체류 중인 최씨는 26일(현지시각)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대통령 연설문 수정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JTBC에서 입수한 태블릿이 자기가 쓰던 게 아니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나는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것을 쓸 줄도 모른다. 내 것이 아니다"라면서 "남의 PC를 보고 보도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거꾸로 검찰에 입수 경위 조사를 주문하기도 했다. <연합뉴스TV>도 지난 26일 최씨가 지난 25일 새벽 한 지인과의 전화 통화에서 "K스포츠재단 고영태 전 상무가 들고 다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최씨 사무실 가운데 한 곳에 버려진 태블릿PC를 찾았고 최씨가 이 PC를 자주 사용한다는 증언까지 확보했다는 JTBC쪽 설명과 엇갈리는 부분이다.

과연 이 태블릿PC는 최순실씨가 쓰던 것이 맞을까? 최순실씨 것이 아니라면 대통령 자료 유출과 국정 개입 책임도 사라지는 것일까? <오마이팩트>에서 이른바 '최순실 태블릿PC' 입수 경위를 둘러싼 논란들을 짚어봤다.

최순실 "내 PC 아니다"... 태블릿 입수 경위 놓고 '진실 게임'

공교롭게 JTBC는 26일 저녁 <뉴스룸>에서 태블릿PC 첫 개통자를 비롯한 상세한 정보를 공개했다. JTBC는 최순실씨 사무실에서 발견한 태블릿PC가 2012년 초에 제작된 삼성 갤럭시 탭이라고 밝혔다.

당시 시중에 나와 있던 갤럭시 탭 8.9나 10.1 LTE 모델로 추정된다. 둘 다 2011년 하반기 국내 이동통신사에서 처음 출시한 모델로, 인터넷 접속과 전화 통화는 물론 이메일 확인과 문서 작성도 가능하다.

 KT가 27일 스마트 홈 패드로 선보인 삼성 태블릿PC 갤럭시탭8.9(왼쪽)와 갤럭시탭10.1
 국내 통신사에서 지난 2011년 10월 선보인 삼성 태블릿PC 갤럭시탭8.9(왼쪽)와 갤럭시탭10.1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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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는 이 태블릿을 2012년 12월 대선을 6개월 정도 앞둔 시점에서 당시 마레이컴퍼니 대표였던 김한수 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개통했다고 밝혔다. 김 행정관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13년 1월 초 이 회사를 그만두고 인수위를 거쳐 현재 청와대 미래수석실 선임행정관(뉴미디어담당관)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태블릿 연락처에 김한수로 추정되는 '김팀장'과 '박근혜'가 있었고, 이메일 아이디도 'greatpark1819'를 써 김한수 행정관 본인보다는 박근혜 캠프 관련 인물이 쓴 것으로 추정했다.

JTBC는 이 태블릿을 실질적으로 쓴 사람이 최순실씨라는 정황 증거로, 사용자 ID가 '연이'인 점을 들었다. 최씨가 친근한 사람의 애칭으로 이름 끝자를 부르는 버릇이 있는데, 딸 정유라의 개명 전 이름이 정유연이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과 회의 원고를 직접 수정한 PC 아이디로 '유연'이란 이름이 발견된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덧붙였다.

결정적으로 JTBC는 태블릿에 보관된 사진들 가운데 최순실씨로 추정되는 사진 2장을 공개했는데 한 장은 셀카였고 나머지 한 장은 누군가 찍어준 사진이었다. 적어도 최순실씨 본인이나 가까운 사람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JTBC는 지난 24일 태블릿 입수 경위를 밝히면서 "PC가 있었던 곳이 최순실씨 사무실 중 한 곳이었다. 최씨가 이 PC를 자주 사용한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최씨의 PC라고 추정할만한 개인적인 정황도 충분히 나타나 있었다"고 밝혔다.

JTBC는 당시 "(최씨 사무공간 가운데) 한 곳에서 최씨 측이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해달라고 하면서 두고 간 짐들이 있었다"면서 "양해를 구해서 그 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최씨의 PC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검찰까지 끼어들면서 혼란을 키웠다. JTBC에서 넘겨받은 태블릿을 분석한 검찰 관계자는 지난 26일 기자들을 만나 "최순실씨가 갖고 다니던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JTBC 취재진이 독일 현지에서 최순실씨 집 쓰레기통에 버려진 것을 확보해 국내로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애초 JTBC에서 밝힌 입수 경위와는 달랐다.

하지만 이 검찰 관계자는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그렇게(독일서 입수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최순실은) 쓴 적 없다고 한다"면서, 독일에서 사용한 흔적이 있어서 그렇게 말했느냐는 질문엔 "꼭 그런 건 아니다. 최근에 사용된 건 아닌 것 같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JTBC는 26일 뉴스룸에서 최순실씨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에 보관돼 있던 최순실씨 추정 사진 2장을 공개했다.
 JTBC는 26일 뉴스룸에서 최순실씨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에 보관돼 있던 최순실씨 추정 사진 2장을 공개했다.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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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 상무가 갖고 다녔다"던 최순실, 뒤늦게 말 바꾸기?

이 태블릿이 최순실씨가 쓰던 게 아니라면 '청와대 자료 유출 논란'도 사라지는 것일까? 이 태블릿 속에서는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해 이메일로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청와대 자료 200여 건이 보관돼 있었다. 따라서 최씨 자신이든 주변 인물이든 이 태블릿PC를 보관하고 있었다는 건, 청와대에서 이들 자료가 유출됐다는 의미다.

최씨는 "나는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것을 쓸 줄도 모른다. 내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실제 본인 사용 여부가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최씨가 지난 25일 새벽 지인과 전화통화에서 "K스포츠재단 고영태 전 상무가 들고 다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정작 이날 인터뷰에선 이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이전 전화 통화 내용이 사실이라면, 적어도 최씨가 이 태블릿의 존재 자체는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씨는 "내가 그런 것을 버렸을 리도 없고, 그런 것을 버렸다고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면서 "어떻게 유출됐는지, 누가 제공한 지도 모른다. 검찰에서 확인해봐야 한다. 취득 경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기 것이 아니라면서도 누군가 의도적으로 JTBC에 넘겼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태블릿 같은 디지털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최씨 대신 고영태 상무 같은 측근이 대신 들고 다니면서 청와대 자료 송수신 등을 도왔을 가능성도 있다. 또 이 태블릿PC가 2012년형 구형이고, 저장된 자료들도 2012년 6월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인 걸 감안하면, 적어도 2014년 상반기 이후에는 최씨가 사용하지 않고 어딘가에 방치하다 버려졌을 수도 있다.

물론 JTBC에서 태블릿PC 입수 경위를 좀 더 분명하게 설명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청와대 자료 외부 유출이라는 사태 본질이 변하는 건 아니다. 이미 JTBC 보도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모두 대통령 연설문 외부 유출과 수정 사실을 인정했고 각종 국정 개입 의혹도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런 '진실게임' 같은 상황을 예상했을까? 서복현 JTBC 기자가 지난 24일 태블릿 입수 경위를 밝히면서 한 멘트가 의미심장하다.

"만약에 최씨가 (자신의 태블릿PC가)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반대로 과연 최순실씨 사무실에 있는 누가 이런 청와대 자료를 받아보고 있었는지 오히려 더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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