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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손도손 모여 앉아  함께 하는 손길에는 4살 아이부터 40대 어른까지 남녀 할 것 없이 다양한 이들이 모였다.
▲ 오손도손 모여 앉아 함께 하는 손길에는 4살 아이부터 40대 어른까지 남녀 할 것 없이 다양한 이들이 모였다.
ⓒ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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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땀 한땀 정성스레 숨죽여가며 집중하며 만들었어요.
 한땀 한땀 정성스레 숨죽여가며 집중하며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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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15년 12월 겨울 끝자락. 서울 인수마을에 사는 벗들이 모여 앉아 담소 나누던 날로 거슬러 내려간다. 아름다운마을밥상에서 일하는 한 친구가 말했다.

"밥상 부엌에 식탁보가 타서 구멍이 났어."
"그래, 그렇더라. 많이 낡았더라."
"식탁보 위에 깔려 있던 투명한 덮개도 이젠 누렇게 되었더라."

누가 주인이고 손님이랄 것 없이 마을밥상에서 밥 짓고, 밥 먹던 이들 사이에서 순식간에 여러 제보가 나왔다. 마을밥상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모여져 모처럼 밥상을 멋지게 꾸며보자는 재미난 일이 벌어졌다.

식탁보, 장 가리개, 덮개, 펼침막! 언제나 건강하고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는 밥상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담아, 우리 손으로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밥상에 가면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건강해지는 걸 느낀다. 그래서 나도 어떻게 하면 밥상과 어울리면서도 정성이 담긴 아름다운 밥상보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 기왕에 만드는 거 조각보로 만들어보자는 당찬 의견을 내보았는데 '맙소사', 그 제안에 마음이 모아졌다.

불과 5년 전 학창시절 전공으로 예술을 공부한다는 이유로 이것저것 작품을 만들어보기는 했는데, 일상에서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더구나 혼자서 조각보로 무엇을 만든다는 것은 잘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인데,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신나게 상상하고 꿈꿀 수 있었다.

어떤 빛깔의 천을 쓸지, 조각보 도안은 어떤 모양으로 할지, 구체적으로 정하고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함께 하는 손길에는 4살 아이부터 40대 어른까지 남녀 할 것 없이 다양한 이들이 모였다.

태어나서 바느질을 처음으로 해본다는 사람들, 손으로 만드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동생들, 자기도 참여하겠다고 꼬물꼬물 고사리 같은 손을 내미는 아이들까지 제각기 자기 개성대로 한 땀 한 땀 이어나갔다. 바늘 잡는 법, 실 묶는 법, 기초부터 하나하나 배우면서 행여 비뚤어질까 숨까지 고르며 집중하는 모습은 참 아름다웠다.

모두 모여서 시간될 때마다 하다 보니 해를 넘겨 어느덧 2016년 봄이 찾아왔다. 조각보는 얼추 그럴듯한 모습을 갖추었다. 큰 천을 마름질하고 연결하는 작업이 남았다. 조각보 만들던 손길을 이어받아 큰 작업들은 마을사람 몇몇이 집중해서 하기로 했다. 9월 접어들 무렵 드디어 작품을 완성했다.

2015년 12월 시작, 이듬해 봄, 어느덧 9월, 드디어 작품 완성

 한땀 한땀 만들어진 조각보
 한땀 한땀 만들어진 조각보
ⓒ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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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상 식탁보 한쪽면이 완성되었습니다.
 밥상 식탁보 한쪽면이 완성되었습니다.
ⓒ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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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팔에 털모자 쓰던 시간이 지나 반소매 옷을 입는 날씨가 되었으니,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린 셈이다. 들인 시간과 효율성만 따지자면 돈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여러 사람이 조금씩 만들자고 모인 것이 그야말로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보낸 시간만큼 쌓인 정성과 나눈 마음들은 다른 어떤 것에도 견줄 수가 없다!

모일 때마다 피어난 이야기꽃과 맛난 새참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였다. 오며 가며 마실거리와 먹을거리를 챙겨와서 나누는 마을사람들 덕에 손놀림에 힘이 더해진 것도 말이다.

함께 한 이들 모두가 밥상이 더 환해지기를, 밥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더 맑고 밝아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바느질을 했다. 함께 밥상보를 만든 이들은 나날이 일취월장하는 솜씨를 보면서 스스로 뿌듯해했다. 한번 해 보았으니 이제는 집에 달아놓을 작은 가리개도 손수 만들어 보겠다는 청년도 생겼다.

여러 날을 보내며 더 많은 이들의 손길이 닿을 수 있었던 것이 함께 이용하는 마을밥상의 뜻과도 들어맞는 것임을 느낀다. 함께 만들고 함께 누리는 마을공동체 삶 속에서 또 내일은 어떤 것을 만들어갈지 기대한다.
 밥상보가 완성되었어요. 함께한 사람들이 다 모이진 못했지만 설렘과 기쁜 마음으로  찰칵!
 밥상보가 완성되었어요. 함께한 사람들이 다 모이진 못했지만 설렘과 기쁜 마음으로 찰칵!
ⓒ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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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마을밥상을 아끼는 사람들 모여서 신나게 만들었어요.
 아름다운마을밥상을 아끼는 사람들 모여서 신나게 만들었어요.
ⓒ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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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아름다운마을신문에도 실렸습니다.(http://admaeul.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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