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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다산관에서 '경제위기, 안보위기와 정치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을 하기 위해 수업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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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사전 유출' 사과 기자회견에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라고 정면 비판했다.

유 의원은 25일 오후 3시 30분께 서강대학교 '한국정치론' 특강을 마치고 기자들과 백브리핑을 진행하던 중, 대통령 기자회견 소식을 듣고 취재진에 추가 브리핑을 제안했다. 대통령의 말을 청취한 뒤, 명확한 입장을 밝히겠다는 의도였다.

그는 대통령 기자회견 후 다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최순실 문제를 국민께 사과한 부분은 사과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의혹, 이화여대 (정유라씨 학점 특혜) 의혹, 청와대 연설문 유출 및 연설문 작성 개입 등 최순실 관련 사안들이 있다. 문제의 핵심은 그 사안에 불법이 있었느냐 여부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그러한 불법 의혹은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전혀 설명이 안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의원은 "대통령께서 한창 사건이 진행되던 무렵, 청와대 회의 석상에서 어느 누구라도 불법 행위가 있으면 엄정 처리하겠다고 분명히 말씀했으니,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수사해야 한다"라고 강조한 뒤 "그것을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한다는 (내) 입장은 변함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순수한 마음에 한 일"이라는 박 대통령의 해명의 부실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선거 때는 누구나 그런 (연설문 수정 요청)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취임 이후 그런 일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면서 "원칙적으로 진실을 가리기 위한 수사를 (시작)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원종 비서실장이 국회운영위 국정감사 당시 관련 의혹제기에 "봉건시대에나 있을 일"이라며 적극 부인한 것에 대해서도 "어떤 식으로든 책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서실장께서 대통령께서 오늘 하신 말씀도 모르고 운영위에 출석해 그렇게 말했다면 고의적 위증은 아니라고 보지만, 조금이라도 내막을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 발언했다면 그건 위증"이라면서 "관련 발언에 어떤 식으로든 책임지고, 입장 표명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사상초유의 국기문란... 사과로 끝날 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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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다산관에서 '경제위기, 안보위기와 정치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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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의원은 앞선 백브리핑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해 "사상 초유의 국기문란이자 국정 농단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날선 비판을 가했다. 특강 중간에도 "최모씨(최순실씨) 사건을 보면서 정말 이대로 가면 보수가 소멸, 도태되겠구나 생각했다" "'최근의 사태를 보면서 이건 나라도 아니다'라고 느꼈다" 등 평소 '최순실 의혹'을 보며 느낀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관련 논란을 검찰 수사 대신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임명을 통한 국회 차원의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과 연관된 사안인 만큼, 권력으로부터 수사의 독립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유 의원은 "여야가 특검과 국정조사에 빨리 합의해달라"면서 "다시 검찰에 (최순실 사건을) 맡기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은폐가 또 있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대통령 기자회견 뒤에도 "대통령에 특검 협조를 요청해야 하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면서 "오늘 사과 정도로 끝날 문제는 아니라 보고, 국회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국정조사나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것이니 (그렇게) 진행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한편, 유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통령 탈당'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탈당을 요구할 생각은 없다"라고 일축했다. 대신 유 의원은 "대통령이 진실을 밝히고 관련자를 사법 처리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또한 당 지도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오늘까지 보여준 모습은 실망의 연속"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같은날 오전 이정현 대표가 '나도 연설문을 쓸 때 친구 얘기를 듣는다'는 발언으로 '대통령 비호 논란'에 오른 것에도 쓴소리를 보탰다(관련 기사 : 이정현 "나도 연설문 쓸 때 친구 얘기 들어").

그는 "지도부가 이 위중한 시기에 청와대의 하수인 역할을 한다면 우리 의원들과 당원들이 지도부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는 날이 올 것"이라면서 "이 대표가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지금 상황에서 너무 안이한 인식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대표,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친박과 비박을 떠나 지금 상황이 얼마나 무거운 상황인지 그 인식부터 똑바로 하고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