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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식 CJ헬로비전 공동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영 정상화와 앞으로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변동식 CJ헬로비전 공동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영 정상화와 앞으로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CJ헬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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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의 동침'은 끝났다.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공동대표 김진석·변동식)이 25일 오전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서비스 시연회를 겸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의 건재를 알렸다. 지난해 11월 2일 SK텔레콤과 인수합병을 선언한 지 1년, 지난 7월 18일 공정위 불허 결정으로 무산된 지 3개월만이다.

돌아온 케이블TV 1위, 이통사 맞서 '원케이블' 전략 주도

지난 8월 '구원투수'로 복귀한 변동식 CJ헬로비전 공동대표는 "CJ헬로비전을 더 크고 잘 키워보겠다고 인수합병을 시도했는데 우리 뜻과 달리 시장 이해당사자들이 원하지 않아 불허됐다"면서 "기존 사업을 성장시키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회사를 잘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CJ헬로비전은 사실상 동면 상태였다. 인수합병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신규 투자와 가입자 유치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한때 430만 명에 이르던 케이블TV 가입자는 지난 6월 409만 명으로 줄었고, 알뜰폰(헬로모바일) 가입자도 80만 명 수준에서 정체됐다.   

변동식 대표는 "그동안 방송 가입자 순감으로 어려웠지만 지난 3개월 동안 순증으로 다시 복구했다"면서 "유료방송 시장에 잘 안착하고 다시 주인이 돼서 케이블TV업계와 힘을 합쳐 '원케이블' 전략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인수합병 무산은 양사뿐 아니라 케이블TV 업계에도 큰 충격이었다. 그동안 케이블TV 가입자들이 IPTV로 계속 이탈하자 매각을 저울질하던 일부 대형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마지막 탈출구가 막힌 셈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상대책위까지 꾸린 케이블TV업계는 지난 5일 IPTV에 맞서 전국 78개 권역으로 쪼개진 케이블 SO들의 서비스와 기술을 합치는 '원케이블' 전략을 발표했다.

이영국 CJ헬로비전 전략기획 상무와 이종한 기술담당 상무는 이날 "오늘 선보인 서비스와 기술들은 원케이블 전략의 실천 버전"이라면서 "케이블TV 서비스가 뒤떨어진다는 편견을 깨고 IPTV와 기술 차이가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실제 CJ헬로비전은 이날 시연회장에 유료방송 최초로 서비스를 시작한 기가인터넷을 비롯해 UHD(4K 고화질) 방송, VOD(주문형 비디오), 스마트홈(IoT) 등 10여 가지 서비스와 기술을 전시했다.

"알뜰폰은 이통사 대리점 아니다", 데이터 선구매 등 제도 개선 요구

CJ헬로비전에서 25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단말기 '티빙 스틱'에 이어 새로 선보인 '티빙 박스'. 케이블망이 없어도 인터넷선에 연결해 VOD를 시청할 수 있다.
 CJ헬로비전에서 25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단말기 '티빙 스틱'에 이어 새로 선보인 '티빙 박스'. 케이블망이 없어도 인터넷선에 연결해 VOD를 시청할 수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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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모바일 결합상품이다. 통신3사는 유무선 전화와 초고속인터넷, IPTV를 묶는 결합상품으로 시장을 키웠다. 이에 케이블TV업계도 알뜰폰(MVNO)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회선을 공급하는 MNO(이동통신망사업자)에 맞서기엔 역부족이었다. 헬로모바일은 한때 동지에서 다시 적으로 돌아선 SK텔레콤 이동통신망도 재판매하고 있다.

변 대표는 "우리는 MNO의 대리점이 아니다"라면서 "데이터 사전 구매 등 제도가 개선되면 알뜰폰도 CJ의 생활문화 서비스와 접목해 더 다양하고 차별화되고 대형화된 서비스가 가능하다"면서 정부와 이통사의 지원을 촉구했다.

다만 제4이동통신서비스 진출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변 대표는 "제4이통은 한 사업자가 의사 결정하긴 쉽지 않다"면서 "지금은 CJ가 아닌 케이블업계 비대위 차원에서 진입 타당성이 있는지 연구하는 단계"라고 말을 아꼈다.

CJ헬로비전은 인수합병 선언 직후 계열사인 CJ E&M에 넘겼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Tving) 서비스에도 다시 무게를 실었다. TV에 꽂아 보는 기존 '티빙 스틱' 외에 케이블망 없이도 VOD를 시청할 수 있는 '티빙박스'를 추가로 만들고, CJ E&M 콘텐츠뿐 아니라 넷플릭스, 지상파TV 푹 등 타사 OTT 앱에도 플랫폼을 개방하기로 했다. 

케이블TV업계는 오는 27일 열리는 유료방송 발전방안 1차 공청회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이날 "우리는 유료방송 광역화가 매체간 균형 성장과 케이블TV의 지역성, 공익성이 존중되는 방향으로 가길 바란다"면서 "정부에서 말하는 형평의 경쟁은 동일서비스 동일규제로 체급이 다른 선수끼리 같은 링에서 똑같이 싸우게 하는 것이다. 형평의 경쟁보다는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그 가운데서 결합상품이 가장 불공정하다"고 이통사에 직격탄을 날렸다.


태그:#CJ헬로비전, #알뜰폰, #티빙, #변동식, #원케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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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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